마지막의 아름다움

by 스마일한문샘

작년에 이어 한문 수업 설명서를 받았습니다. 그때는 전면 원격수업이라 패들렛, 올해는 등교수업이라 A4용지. 원격수업 때 줌 채팅창으로 한문 수업 만족도 조사 받았어도 후배들에게 주는 글에는 또 다른 여운이 있습니다. 기발한 표현에 아이들 몰래 웃고, 어떤 글 앞에선 서늘해집니다.


"1. 한문 선생님, 한문 수업 특징 / 2. 한문 시간에 주의할 점 / 3. 이렇게 하면 한문 잘한다! : 나만의 한문 공부법 / 4.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칠판에 쓰고 "문제는 쓰지 말고 이름과 답만 쓰면 됩니다." 장난치듯 대충 쓰는 손길도 있지만 다정한 마음 담아 또박또박 옮기는 글이 더 많습니다.


어느 반에서 잊지 못할 풍경을 보았습니다. 쓸 시간 15분 주었는데 종 치기 직전까지 안 냅니다. 한 자라도 더 쓰려고, 후배들에게 더 나눠 주려고 손이 바쁜 아이들! 수업하기 쉽지 않던 반이라 더 들큰했습니다. "다 못 썼어도 괜찮습니다. 종 치면 내고 나오셔도 됩니다." 그래도 앉아 쓰는 아이들이 여럿 있어 종 치고 몇 분 더 기다렸습니다.


1학년이 쓴 글은 올해 1학년 첫 시간, 2학년 글은 1학년이 2학년 되는 첫 시간 학습활동지에 담아 나누어 줄 계획입니다. 비슷한 건 묶어 요약하더라도 최대한 많이, 특히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따뜻한 이야기 중심으로 원본에 가깝게 담아야겠습니다. 마지막 시간을 아름답게 물들인 아이들 덕분에 저도 삶의 한 자락을 배워 갑니다.

케익 닮은 마음들! (사진은 2022.1.3. 급식 후식입니다.)
keyword
이전 05화근로계약서에 숨은 한자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