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학년도를 마무리할 즈음 1년간 쓴 수업일기를 한글파일로 편집해서 출력하고 제본합니다. 2021학년도 수업일기에 <아무튼 한문>, <나의 원격수업 이야기> 중 수업 관련 글까지 복사붙여넣기하니 A4용지 124쪽. 서툰 글이지만 한 자 한 자 읽다 보니 안 썼으면 잊었을 기억들이 찾아옵니다.
작년 3월 첫 수업은 2학년 원격이었습니다. 3월 3일부터 1학년 등교수업 시작했는데 올해는 어떨런지요. 등교와 원격 둘 다 생각하며 새학기를 계획하니 조금씩 그림이 그려집니다. 해마다 하는 수업이지만 늘 새로운 건 1학년 아이들 만나고 2학년도 겨우내 훌쩍 자라기 때문이겠습니다.
블로그에 이웃공개로 수업일기 쓰다 작년에는 단원별, 차시별로 흐름을 요약해 1주일에 두세 번 전체공개로 정리하려 했습니다. 처음에만 몇 번 하고 잘 안 되었지만 수업의 큰 줄기와 방향성을 돌아보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올해는 1주일 단위로 목요일이나 금요일쯤 하려고 합니다. 짧게라도 차근차근 꼭 올리기를.
기쁜 날은 길게 쓰고 아린 일은 간결하게 담아내니 따스한 기억이 더 오래 남습니다. 창의한자 예시 들다 웃음 폭탄 터진 순간, 구사일생 수업하다 "죽을 뻔했다 살아난 친구는 손 들어 보세요"를 "죽었다가 살아난"(순간 애들 폭소), 같은 단원인데 어떤 반은 토크쇼, 다른 반은 시트콤, 또 다른 반은 휴먼다큐였던 시간들!
조금 더 재미있게 수업을 풀어 가고 싶은 갈망과 아쉬움이 있습니다. 한 해를 돌아보며 겨울 나무처럼 쓸쓸할 때 9월 9일 일기는 다정한 힘입니다. "있는 그대로의 저를 이야기할 때 아이들이 더 귀기울이고 마음 깊은 곳을 열던, 그윽한 반짝임과 진솔한 말들을 기억합니다." 새학기를 기다리는 마음이 더 밝아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