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정신없는 중'
- 2월 중순에 한국에 들어와서 정말 정신없는 한 달을 보냈다. 우선 귀국하기 전에 미리 전셋집을 구했는데, 집주인이 내가 이사하기 전에 집을 올수리를 하면서 공사 기간이 생각보다 너무 길어졌다. 덕분에(?) 친정집에서 거의 한 달을 지냈다. 이 상황에 제정신일리가 없지...
- 14개월 동안 하나뿐인 외동딸을 못 만나서 그랬는지, 엄마가 우울증으로 인해 치매증상이 심해져 있었다. 얼음 공주처럼 차가웠던 엄마였는데, 뭐랄까.. 어린아이처럼 감정을 표현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나이 듦은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는 것이구나 라는 안타까움과 지금까지 감정을 숨기고 살았던 엄마가 이제부터라도 감정을 표현할 수 있게 되어서 다행이다라는 안도감까지. 70대 중후반이 된 어르신에게 1년은 10년의 흐름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새 너무 노쇠한 부모님을 보며 인생은 찰나와 같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했다.
- 한국에 귀국한 시기가 조금 애매했기에, 둥이는 재입학 과정을 통해 중학교에 들어가야 했다. 재입학 신청을 하는데 준비해야 하는 서류가 왜 이리 많은지.. 2번이나 담당 교육지원청을 방문하여 신청서류를 확인하고 다시 준비하고 또 확인하고 또 준비하면서 초긴장 상태로 2주를 보냈었다. 신청 당일에는 우리가 가고 싶은 중학교에 공석이 없으면 어쩌나 마음을 졸였으나, 다행히도 원하는 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다. 지금은 둘 다 행복하게 중학교에 다니고 있는 중이다. 그동안 너무 자유롭게 살아서 적응이 힘들까 걱정했는데 그것은 나만의 기우였다. 오히려 친구들이랑 농구하기 위해 아침 7시 반에 나가는 아침형 둥이가 되었다.
- 내가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쉼 없이 하고 있는 게 있다면 그것은 '여행과 봉사'라 할 수 있다. 글을 안 써서 그렇지 사실 뉴질랜드에 있을 때도 봉사를 꾸준히 했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봉사는 그만하고 돈벌이를 해야지 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웬일인가. 친한 엄마가 중학교 학부모회 부회장 직을 맡아달라고 3번이나 요청을 한 것이다. 거절을 했음에도 몇 번을 더 부탁하기에 결국 태어나서 처음으로 학교 내 봉사직을 맡게 되었다. 자의로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왕 하는 거 열심히 해야지 하는 생각을 한다.
- 뉴질랜드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많이 가지면서 내면이 조금씩 힐링되는 것을 느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뭔가 변화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더랬다. 올해부터는 돈을 좀 벌어보고 싶다. 작은 1인사업을 생각하고 있는데 구체적인 것은 브런치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아 네이버에 블로그도 만들어서 같이 작성할까도 생각하고 있다.
지난 한 달간 정신이 어딘가에 나가 있었기에 글을 읽을 수도, 또 쓸 수도 없었는데, 이제 이사도 모두 마쳤고, 집 정리도 90프로가 끝났기에 다시 글도 쓰고, 책도 읽으면서 소통을 이어갈 예정이다.
뭔가 올수리 된 깨끗한 집이 너무 낯설어서 희한하게 하루 종일 청소를 하게 되는데.. 이 부분이 나답지 않고 굉장히 어색하다. 음.. 이 어색함은 특별한 병오년을 위한 새로움이라고 생각해야지.
2026년이 모두에게 특별한 한 해가 되길 진심으로 기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