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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키위의 차이점

'모든지 생각하기 나름.'

by 한나Kim Mar 08. 2025

  어제 약속이 있어서 버스를 탔다. 요즘 구글맵이 얼마나 좋은지, 도착지를 넣고 경로를 누르면 몇 번 버스를 어디서 타야 하는지와 어디에서 내려서 어떻게 걸어가야 하는지 너무나 손쉽게 알려준다.


  구글맵에서 알려준 버스를 타고, 버스 위치를 체크하다가 내려야 할 정류장 앞에서 Stop 버튼을 눌렀다. 재빠른 한국인답게 도착도 하기 전에 주섬주섬 일어나 문 앞에 서있었는데, 어머나 버스 기사가 정류장을 그냥 지나쳐버리네. 조금 당황했지만 '뭐, 그럴 수 있지!'


  그렇게 생각하며 다음 정거장에서 내리려고 문 앞에 계속 서있었는데, 다음에도 또 지나치는 것이 아닌가. 순간 '내가 아시아인이 저러나?' 싶은 생각이 들며 기분이 나빠졌다.


  "Can you get mee off?"


  말소리가 날카로웠는지 앞에 앉아계셨던 나이 지긋한 여성분이 뒤돌아보며 "You need to press the stop button"이라고 설명을 하셨다.


  "I already pressed it. But he didn’t stop, just passed two stops! I have to walk back."


  그때 내 뒤에 뉴질랜드 중년 여성 한 명이 스르륵 일어서더니 "It's okay. We can walk a little bit more"라고 하면서 유쾌하게 웃는 것이었다. 알고 보니 그녀도 두 정거장 전에 내려야 했던 .


  같은 상황에 나와는 상반된 반응을 보이는 그녀를 바라보며 뒤통수를 한 방 맞은 느낌이 들었다. 뭔가.. 당황스러우면서도 부끄럽기도 하고.


  순간적으로 '내가 예민했구나' '키위들의 저런 마음에 여유를 닮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버스 운전사가 실수를 했든, 의도가 있었든 그건 중요치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런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키위 중년 여성처럼 "두 정거장 걸으면 되지~"라고 생각하면 되는 것이다.



  뉴질랜드에 있는 동안, 이들의 친근함과 여유를 머리끝부터 발 끝까지 오롯이 배울 수 있으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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