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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꿈나무

'뭐든지 결과물은 시간에 비례하는 것.'

by 한나Kim Mar 11. 2025

  올 2월 초부터 주 2회 30분씩 1:1 테니스 레슨을 받고 있다. 운동을 못하는 편은 아니지만.. 그냥 일단 시작하는 게 귀찮아서, 말만 배운다 배운다 하고 엉덩이를 움직이지 않았었는데, 뉴질랜드에 와서는 할 것도 없고, 남는 게 시간뿐이니 무작정 등록을 하게 됐다. 솔직히 말하면 요하네스의 강압으로 시작한 테니스였다.


  라켓을 잡은 첫날은 아무 생각 없이 공만 치면 되니까 이게 생각보다 잘 되는 것이 아닌가. '아우~ 재밌네! 그냥 볼을 맞추면 되는 거네~' (깨알자랑: 내가 또 은근 배드민턴을 잘 치는 사람인지라) 그래서인지 코치랑 남편이 30분 내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런데 테니스가 말이죠, 왜 하면 할수록 더 어렵게 느껴지는 걸까요. 무슨 3초 안에 공의 거리부터 테니스 라켓을 잡은 포즈에서 스윙하는 포즈, 마지막으로 타격할 때 팔의 스냅을 이용하여 브러시를 하면서 어쩌고 저쩌고까지... 짧은 순간에 이 모든 것을 생각하려니, 레슨을 받으면 받을수록 라켓이 공을 맞추는 확률이 점점 더 떨어지기만 했다.


  코치도 뭔가 잘못됐다 싶었는지, 타격을 할 때 오른발을 지지하고 쳐보라는 둥, 가만히 있지 말고 발 끝으로 동동 구르며 있다가 볼이 올 때 달려 나가라는 둥, 계속해서 희한한 시도를 하기 시작. 그런데 말입니다. 그러면 그럴수록 나의 타격률은 더 떨어지고요.. ㅠ


  일단 나의 큰 문제점은 손목에 힘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하여 무거운 라켓을 지지할 때 당연히 손목이 떨어지고, 손목이 떨어지니 공이 엇나가고... 또 하나는 구기 운동을 배운 적이 없어서 공 감각이나, 공과 나의 거리감이 전혀 없기에... 테니스 라켓으로 쳤다 하면 공이 라켓의 가운데 구멍에 꽂혀버린다는 것.


  자기가 코치를 하면서 어린이들 빼고, 그 구멍에 볼이 꽂히는 사람은 내가 처음이라나.. 그게 더 어려운 건데 어찌 매번 그러냐는 이야기도 들었더랬다. 뭔가.. 배우면 배울수록 당황스럽고, 부끄러운 게 참 희한하도다. 나중에는 자존감이 지하로 떨어지는 것 같아서 쌤한테 이런 말도 안 되는 질문까지 했다.



  "테니스를 처음 배우는 사람이 다 나처럼 못해?"

  "구기 종목을 해봤던 사람들은 테니스를 처음 배울 때도 빠른 거 같고, 그리고 축구했던 사람들도 발을 재빠르게 움직이기 때문에 잘하는 편이야. 한나Kim은 어떤 운동을 했었니?"

  "음, 나는 운동보다는 침대에 누워있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ㅎㅎ"

  "와우 운동 안 하는 사람치고는 굉장히 잘하는 거야. 너는 폼이 예뻐! 공 감각만 익히면 잘할 거야."



  오우 폼이 이쁘단다 ~ 



  칭찬에 약한 나인지라, 이 말을 듣기 전에는 내 테니스 감각을 비관적으로 생각하며 했었는데, 그날 이후로는 '폼이 예쁘다잖아~'라는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했다. 그랬더니 레슨을 할 때마다 공의 감각이 느네요ㅎㅎ 덕분에 오늘 수업에서는 코치랑 랠리를 8번 정도 주고받았음.



  일단 이 정도면 만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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