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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테니스 레이디

'나 이 정도라구~'

by 한나Kim Mar 28. 2025

  오전에 테니스 수업을 들으러 공원으로 갔다. 평소 내가 치던 코트에서 4명이 피클볼 게임을 하고 있었다. 코치가 아직 오지 않았고, 또 어느 코트에서 수업을 할지 알 수가 없기에, 아무 생각 없이 근처 벤치에 앉아있었다. 그때 그 그룹에서 활발해 보이는 키위 여성분이 나에게 저벅저벅 다가오더니 뜬금없이 라켓을 주며 "같이 칠래?" 하는 것이다.


  어머낫 당황스러... ;;


  "It's okay. I'm waiting for my coach. hehe, anyway thanks!"


  이렇게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2번을 더 권했다. '와 역시 키위!'라는 생각이 들면서 은근히 즐거웠다.


   후 코치가 와서, 방금 상황을 그에게 이야기했다. "쟤네들이 나한테 같이 플레이하자고 3번이나 제안했어. 진짜 friendly 한 거 같아." 그랬더니 그가 명이 우리 테니스 그룹의 위원이라고 말하며 굉장히 좋은 사람이라고 얘기해 줬다. 



  오늘도 역시 즐겁게 수업을 다. 이제는 어느 정도 공과 나의 간격도 파악했고, 칠 때마다 아팠던 손목에도 근육이 생겼는지 더 이상 아프지 않다. 종종거렸지만 한 템포 느렸던 발도 예전보다는 더 빨라진 듯하다. 그래서인지, 예전에는 수업 30분 동안 공을 2~3번은 주웠어야 했는데, 이제는 딱 1번만 주우면 된다. 그만큼 한 공으로 여러 번의 랠리를 친다뜻일 것이다.


  코치랑 공을 주거니 받거니 하고 있는데 아까 나한테 오셨던 그 활발한 여자분께서 다시 오셨다.


  "피클볼 치면서 너희를 봤는데, 지금 레슨 하는 거 동영상으로 찍고, 우리 인스타그램에 올려도 될까?"라고 물으신다. .. 생각을 하는 와중에, 코치가 웃으면서 Sure라고 대답했다. 뭐 원하다면 까짓 거~ 올리지! 하는 마음으로 나도 허락했음. 딱 10초 찍었을랑가?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래도 멈춤 없는 랠리로 나름 선방했다며 둘이서 뿌듯해했다. 그녀가 영상 허락해 줘서 고맙다고 웃으며 다시 피클볼을 하러 돌아가려던 찰나, 내가 코치한테 급히 말했다.


  "너 저분한테 나 2월 4일부터 배우기 시작한 사람이라고 꼭 적으라고 해! 왜냐고? 나 이제 배운 지 7주밖에 안 됐는데 이 정도 칠 수 있는 게 너 덕분이잖아. 새롭게 테니스 배우고 싶은 사람들이 그거 보면 너한테 오지 않을까? Everyone can make it. Even Hann made it이라고 나를 이용해ㅎㅎ" 


  코치가 나름 논리적이란 생각이 들었는지 서둘러서 그녀에게 소리쳤다. " 2월 4일부터 배운 애라 아직 두 달도 안 됐어! 인스타그램에 그거 꼭 써줘~!!" 그러자 피클볼을 하고 있는 4명의 사람들이 "What? Less than two months??"라고 놀랐다는 게 이 글의 결론이다.



  이상 오늘의 자랑  끝!

  둥이야 기다려라. 곧 너희를 이겨주마!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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