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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핸내 Jul 05. 2023

10. 열 번의 글쓰기를 돌아보며

곡성에서 자급자족 배우는 중 '나로 살기로 핸내' 2023년 5월 14일

시작하며

핸내 한 주간 잘 보내셨나요?? 저는 아주 평화롭고 행복한 한 주를 보냈어요. 아늑한 옆집으로 이사 왔거든요! 이곳은 20년도에 자자공 2기 분들이 직접 지으신 조그마한 복층집이에요. 자자공 5기 동기들과 2개월씩 돌아가며 살기로 했어요. 전주에서 돌아와 일상에 적응하기 어려웠는데, 이곳에 이사 오고 나서 컨디션이 아주 좋아졌답니다. 가장 좋은 점은 복층이어서 잠자는 곳과 일상생활 하는 곳이 분리되어 있다는 것, 그리고 책 읽기 좋은 휴식의자가 있다는 것, 햇살이 잘 들어오는 것, 아침에 커튼을 촥 걷으면 창밖으로 초록초록한 나무와 반려견 앵두가 보인다는 것. 좋은 점은 더 많지만 우선 여기까지. 어느덧 나살핸을 발행한 지 10주가 되었네요. 나살핸을 쓰는 과정이 어떠했는지 돌아보려고 해요. 






어떤 마음으로 글을 썼나요??

어떤 마음으로 글을 쓰는가. 글을 쓸 때 저는 정말 행복해요. 누군가 제 이야기를 읽어준다는 사실만으로도 제 삶에 큰 활력이 되어요. (아, 물론 집중이 안 돼서 딴짓하다가 돌아오는 경우도 많아요) 돌이켜보면 글을 쓰는 건 참 재밌었지만, 발송한 글에 만족하지 못한 적이 많아요. 어떨 땐 제가 쓴 글이 재미없어서 발송 후에 다시 들여다보지 않은 적도 있어요. '사람들이 언제까지 내 글을 읽어줄까?', '재미없으면 어떡하지?', '시간 아깝지 않아야 할 텐데'하는 고민이 들 때면 메일의 방식이 부담스럽진 않을지 생각해요. 안 그래도 현대인의 메일함은 가만히 있어도 쌓이기 마련인데...하는 괜한 걱정을 하면서 말이죠. 하지만! 구독자분들의 답장을 받으면 그런 생각은 싹 사라지고 아주 신나고 기쁜 마음만 남는답니다. 그리고 글쓰기를 연습하는 과정 중에 있으니 제 글을 받아들이고, 과정 자체를 즐기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어쩌다 글을 쓰게 됐나요??

처음 나살핸을 쓰기 시작한 건 '사람들과의 연결감'을 느끼고 싶어서였어요. 한정된 마을 사람들과의 관계를 뛰어넘어서요. 초반엔 농사일이 별로 없어서 한가하고 심심했어요. 혼자서 재밌게 시간을 보내는 것이 어려웠어요. 그렇게 심심함을 못 참고 당장 다음 주부터 나살핸을 발행하겠다고 홍보해버렸어요. 덕분에 지금까지도 반가운 지인들과 처음 알게 된, 귀촌에 관심 있는 사람들과 소통하며 지내고 있네요. 덧붙여 농사를 처음 배우는 사람의 입장에서, 이제 막 농촌에 발을 들인 경험이 특별하다고 생각되어 기록해 두고 싶었어요.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요??

나는 어떤 이야기를 하는 사람인가. 달리기할 때 특히 나살핸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해요. '누가 읽기 바라는가?', '어떤 글에 흥미를 느낄까?', '무슨 궁금증이 있을까?',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을 던져보아요. 구독 이유를 살펴보았을 때, 제 삶 자체에 대해 궁금해하는 사람들과 더불어 시골에서 어떤 일상을 보내는지 궁금해하는 구독자들이 있었어요. 그래서 저는 10개월간 계절의 흐름에 따라 농촌에서 어떤 생활을 하는지를 제 글에 담기로 했어요. 농촌생활이라함은 농사, 이웃관계, 행사, 경제적인 부분, 취미, 진로 등 많은 것들을 포함하겠네요. 사실 지금처럼 제가 일주일 동안 뭐 하고 지냈는지 기록하겠다는 거예요.


자자공이 저에게 새로운 삶의 형태를 알려주었듯, 저 또한 누군가에게 '이렇게 사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익숙한 도시에서의 삶이 아닌, 낯선 농촌에서 재밌고 보람차게 혹은 고군분투하며..ㅎ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이 글을 읽는 이들에게

저의 삶에, 저의 글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해요. 저의 조그마한 욕심은 여러분이 제 글을 읽을 때, 여러분의 삶의 모습을 떠올리는 것이에요. 쓰는 이와 읽는 이가 연결되었으면 하는, 온전히 저의 이야기로만 국한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에요. 아무쪼록 10주간 저와 함께 해주셔서 감사해요. 지난번에 말했다시피 23년이 끝날 때까지 나살핸은 계속 발행될 예정이에요. 메일함이 너무 무거워져서 부담스러우시다면, 수신거부를 하셔도 됩니다. 언제든 나살핸이 궁금하실 때, '지난 글 읽어보기'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어요. 구독을 지속하신다면, 남은 기간 동안 잘 지내보아요!






마무리하며

여러분을 곡성으로 초대합니다!

6월 16일 금요일부터 18일 일요일까지 '모하지'라는 프로그램이 진행됩니다. 2박3일 필수 참여는 아니고요. 가능하신 때에 들렀다 가시거나 주무시고 가시면 됩니다. 함께 모내기도 하고, 모닥불 피워놓고 대화도 나누어요. 귀촌에 관심 있는 분들 환영합니다. 귀촌에 관심 없더라도 같이 놀고 싶다! 이곳이 궁금하다! 하시는 분들 환영합니다. 답장 주시면 신청을 위한 구글폼 전달해드릴게요.


나살핸 10번 발행 기념으로(?) 다음 주는 쉬어갈게요. 서울 다녀올게요. 모두들 안녕~!!




이 주의 사진

< 아름다운 것들 >

진안에 농가탐방 다녀왔어요. 이렇게 예쁜 생태화장실은 처음 보네요.
컬리플라워 모종이에요. 그리고 레인보우 옥수수!


< 아늑하고 귀여운 거 >

우디~ 포근~
귀엽죠? 동기들을 그려봤어요. 그리고 복실복실 송충이 봤어요.


< 신기한 거 >

일주일 전에 대숲 안에 넣어둔 쌀밥! 노랑, 빨강, 하양 곰팡이 잘 폈다. 미생물 세상~ 밭에 뿌려주면 작물이 잘 자란대요.
밭 이곳저곳에서 자라는 환삼덩굴 맥주 정말 맛있어! / 예초기 쓰는 법 배웠다. 농사 선생님 바람^^


< 맛있는 거 >

광주 가서 파파존스 비건피자 먹었어요!! / 벌써 콩국수의 계절이...
룸메가 끊어온 고사리로 채개장 해줬어요. 행복 그 잡채 / 옆 마을 친구가 선물해준 빵과장미 푸가스 정말 맛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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