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감상문
글을 쓰기 시작한 후로 가리는 장르 없이 무작정 책을 읽고 있다.
<안네의 일기>를 읽다 보니 좀 더 밝은 책을 읽고 싶어서 그동안 관심 있었던 박정민의 <쓸 만한 인간>을 드디어 꺼내들었다.
책을 읽으며 처음 느낀 감상은 '글로도 사람을 이렇게 웃길 수 있구나'였다.
실제 말하는 모습은 웃기다는 생각은 별로 안 들었는데 혼자 킥킥대며 책을 읽었다.
박정민 배우 특유의 툭툭 내뱉는 듯한 말투와 가벼운 농담들, 아니면 책을 읽었던 시기가 웃음이 많았던 시기였던 건지, 그것도 아니면 개그코드가 나와 맞았는지 책을 읽으며 골 때린다는 듯 이마를 탁 치며 하하 웃은 것은 처음이었다.
그리고 박정민 작가의 매력적인 문체가 참 탐났다.
작가가 농담을 좋아하는 듯 과장해서 말하면 책의 80%가 농담 따먹기에, 허세글이지만, 20%의 섬세하고 따뜻한 진심이 '올, 이런 생각도 한단 말야?'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쓸 만한 인간>을 나타내는 글이 책에도 나와 있다.
'농담이 좋다. 실없는 농담 속의 실다운 진심이 좋다. 농담따먹기. 그러나 마냥 시시껄렁하고 싶지만은 않은, 그런 이야기들이다.'
사실 딱히 무엇인가를 얻어가는 책은 아니다.
정보를 준다거나 생각할 거리를 만든다거나 그런 책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박정민'이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게 해주는 책이다.
훌륭한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책을 많이 읽어야 된다며 정보와 지식을 쌓아가던 나에겐 쉬어가는 책이었다.
하지만 읽었던 책들 중에서 아직까지도 기억에 남는 걸 보면 나에게 꼭 필요한 시간이었던 것 같다.
어찌보면 우리 모두가 그러지 않을끼?
바쁘디 바쁜 일상, 정을 나누기에는 각박한 사회, 타인을 위하기엔 나도 빠듯한 시대, 남들과 경쟁해야 하는 시대.
그런 시대에 <쓸 만한 인간>은 쉼같은 책이다.
조금의 여유가 사람을 온화하게 만들듯 이 책으로 많은 사람들이 쉼을 얻어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