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문
2012년에 사랑했던 가족을 잃었던 적이 있다. 그 아이는 '포'라는 이름의 강아지였다. 강아지라곤 시츄와 말티즈밖에 모르던 나에게 순백의 스피츠였던 포는 처음 본 순간부터 내 마음에 들어와 둥글게 자리를 텄던 아이다. 포는 전주인에게 학대를 당하던 학대견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나눴다. 대화와 관심이 단절되었던 가족들의 중심에는 언제나 늘 포가 있었고, 의지할 곳 없이 외로웠던 엄마에게는 든든한 지지자가 되어주었으며, 우리는 그렇게 서로 가족이 되었다.
하지만 포는 우리집에 온지 1년도 채 안 된 채,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산책을 하다가 뭘 잘못 주워먹은 것이다. 포가 심상치 않아서 포를 안아 들고 병원에 달려갔지만 골든 타임을 놓쳐서 너무나도 빨리 우리 곁을 떠났다. 개 한 마리가 사라졌는데 집은 어찌 그리 텅 빈 것 같은지. 그런 상실을 느끼던 나에게 친구가 추천해준 책이 바로 <좋은 이별>이라는 책이었다.
그 때 당시에도 위로를 받으며 읽었던 책이었지만, 얼마 전 문득 다시 생각나서 읽어보게 되었다. 애도 심리 에세이라는 책 답게 죽음뿐만 아니라 많은 상실에 대해 다루고 있었다. 그리고 상실을 겪고도 충분히 애도하지 못한 채 어른이 된 모습들이 책에 소개되었을 때, 나와 많이 겹쳐보여 나의 상실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나는 과연 무엇을 잃었을까? 사실 최근 9년 간 얻은 것보다 잃은 것이 더 많았기에 고민조차 하지 않은 채 내가 상실한 것들을 나열했다. 건강, 가슴, 아이를 낳을 수 있는 미래, 희망, 사람들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 등. 어쩌면 얻은 걸 나열하는 편이 더 좋았을 뻔했다. 농담이고. 내가 잃은 것들을 나열하고, 그것들을 찬찬히 훑어볼 때, 지금의 내 모습은 단 하나만의 상실로 생겨난 것이 아님을 깨달았다. 크고 작은 상실들이 쌓이고 쌓여서 인간 불신에, 더이상 아프지 않고 상처받지 않는 것이 제일 중요한 내가 되어버렸다.
그렇다면 나에게 뭐가 있었다면 나는 나의 상실을 애도할 수 있었을까? 그건 안식처인 것 같다. 그 시절의 나는, 꽤나 최근까지도, 마음 둘 곳이 없었다. 나의 깊은 속마음을 꺼내기엔 너무 무거웠고, 모두가 힘들었다. 모두가 아팠다. 그래서 의지할 수 있는 곳이 없었다. 슬프지만 하나님 역시 그러했다. 나는 하나님이 무섭고 원망스러웠다. 내가 원망하면 그만큼 날 더 아프게 하실까봐 더 무섭기도 했다. 애도는 커녕 상실에 대해 겁만 더 먹었던 것 같다. 결국엔 치료해주셨고, 남아 있는 나의 모습들도 치료해주실 것을 믿지만, 이 책 역시 큰 위안이 되었다.
이론적인 내용과 사례들로 구성된 책은 나의 상실은 어떻게 남아있는지 알아보기에 좋고, 나도 모르던 내 모습을 발견하기에 용이하다. 하지만 단순히 이론적인 내용과 사례들로 구성된 것만이 아니라 애도하는 방법적인 것들에 대해서도 나와있기에 상실과 그로 인해 슬픔을 겪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읽어봐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