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만자의 신앙일기
올해의 성경일독을 끝냈다.
언제나 그렇듯 시작과는 달리 마지막은 집중력이 조금 떨어졌지만, 그래도 잘 마무리했다.
이번에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전도서와 시편이었다. 지혜의 책은 잠언이라고들 하지만, 이번에 나에게 있어서 지혜의 책은 전도서였다. 잠언이 젊은 날의 솔로몬이 쓴 권면의 책이라면, 전도서는 삶을 통찰한 솔로몬이 쓴 인생의 책이다. 예전에는 솔로몬이야 가진 것도, 이룬 것도 많으니 그런 소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몇몇 말씀이 마음에 깊이 공감되어 박혔다.
“그렇다. 다만 내가 깨달은 것은 이것이다. 하나님은 우리 사람을 평범하고 단순하게 만드셨지만, 우리가 우리 자신을 복잡하게 만들어 버렸다는 것이다.(전도서 7장 29절)”
“그러니 너무 의롭게 살지도 말고, 너무 슬기롭게 살지도 말아라. 왜 스스로를 망치려 하는가?(전도서 7장 16절)”
“우리가 비록 장래 일을 몰라서 크게 고통을 당한다 해도, 모든 일에는 알맞은 때가 있고 알맞은 방법이 있다.(전도서 8장 8절)”
나는 생각이라곤 거의 묵상만 하는 편이라 묵상을 습관적으로 하는 편인데, 특히 나의 아픔에 관해서 묵상할 때가 많다. 내 아픔은 하나님께서 주신 고난일까? 복음을 위한 고난일까? 계획이 된 아픔이었을까? 복음을 위해서라면 내 아픔이 복음에 대체 어떠한 의미가 있는 걸까? 내가 할 수 있는 게 뭘까? 내가 하나님한테 잘한다면(잘 보인다면) 나는 낫게 되는 걸까? 내가 잘못해서 아픈 걸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내 아픔은 아픔 자제에 목적이 있지는 않은 것 같다. 내 아픔 자체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고난이 아닐 것이고, 하나님의 궁극적인 목적과 뜻으로 가는 길에 수단으로써 사용될 수는 있겠다. 그렇게 생각하니 아픔도 수단과 과정으로 여겨져 고통스럽지만 가볍게 여겨졌다.
늘 의롭게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했고, 의롭게 살아가야지만 하나님께 인정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전도서의 말씀은 너무 의롭게 사는 것도, 너무 슬기롭게 사는 것도 스스로를 망치는 길이라고 한다. 너무 맞는 말이었다. 너무 의롭고, 슬기롭게 살려고 한 나의 태도는 단순한 일들을 복잡하게 만들었으며, 하나님의 뜻과 성품을 왜곡했고, 심지어 어떤 때는 하나님을 원망하게끔 만들었다. 전도서를 계속 읽으며 하나의 말씀에 도달했다.
“하나님은 이처럼 사람이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시니, 덧없는 인생살이에 크게 마음 쓸 일이 없다.(전도서 5장 20절)”
난 고난을 피하기 위해 의롭게 살고자 노력했으나 내 힘과 의지로는 어려웠고, 어쩌면 나에게 주어진 문제는 단순하지만 일을 복잡하게 만드는 건 결국 나일 수도 있겠다는 것이다. 고통은 실재하고 나에겐 실체도 있지만, 모든 일에는 알맞은 때가 있다고 하셨다. 그러니 결국 내가 고민하고 생각해야 할 것은 결국 하나였다. “어떻게 하나님 안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매일 찾아가는 중이다. 아마 평생 찾지 않을까 싶다.
올해의 일독에서 또 하나의 인상깊었던 것은 하나님의 성품과 관련된 말씀이다. 살다 보면 또 두려움이 커지는 날도, 미움과 원망이 생기는 날도, 내 작은 행동이 하나님의 분노를 사서 나에게 안 좋게 흘러가지 않을까 걱정되는 날 등 어려움도 있었고 있을 테지만, 그럴 때마다 나는 “그는 선하시며, 그의 인자하심이 영원하다.”라는 말씀을 떠올리곤 한다. 이 말씀은 시편에 반복적으로 나오는데, 하나님의 성품을 가장 잘 나타내고, 가장 집약한 말씀이라고 생각한다. 하나님은 선하셔서 우리의 우리가 죄를 지어도 회개하여 행복하기를 바라시고, 하나님은 인자하셔서 옹졸하게 행동하지 않으신다. 하나님의 이러한 성품을 이용해서는 안 되지만 그래도 잊지 않고 담대하게 행동해야겠다고 생각되는 말씀이었기에 가장 인상 깊었던 올해의 말씀으로 뽑았다.
현실은 나에겐 복잡하고 어려우니 답을 찾기 위해선 어쩔 수 없이 읽어야 되기도 한 성경일독은 어느새 습관이 되어 매년 읽고 있다. 성경은 읽으면 읽을수록 새롭기도 하고, 늘 와닿는 부분도, 깨닫는 부분도 다르다. 요즘에는 올해 읽었던 부분 중 다시 읽고 싶었던 책들을 다시 읽고 있는데, 새롭게 보이는 부분도 꽤 많다. 나는 아직 미숙하고 어리석지만 또 어떤 말씀이 나에게 다가올지 기대하며 올해도, 내년에도 계속 읽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