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작불 앞 카펫에 누워서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읽었다.
중간중간 그만둘까 하다가
결론이 궁금해서 읽어나갔다.
옆에서 엄마가 자꾸 미스터 트롯을 튼다.
‘지우’라는 꼬마아이를 보며 크게 웃는다.
나에게 잠깐 한 번만 보라며 내 얼굴 앞에 핸드폰을 들이민다.
지금 이 책은 심오한 절정으로 치닫고 있는데.
엄마 핸드폰 속 꼬마아이가 귀엽다.
노래도 잘한다.
안 그래도 오묘하고 어려운 책이
트롯에 섞여 더 어렵다.
결론이 알고 싶은데.
결론에 도달하니 결론이 뭔지 모르겠다.
책인지 트롯인지 내 이해부족인지. 암튼 잘 모르겠다.
내방 침대 위에서 무드등을 켜놓고 조용히 다시 읽고 싶다. 아니다. 그렇게 집중해서 읽으면 안 될 것 같다.
… 또 읽고 싶진 않다.
어찌저찌 다 읽고 보니
요리조리 방해한 엄마가 퍽 고맙다.
다시 읽고 싶을 땐 트롯을 틀어놓고 도전해 봐야겠다.
난 남진 아저씨가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