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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나책장 Oct 21. 2020

북튜버를 하면 좋은 점 세 가지

feat. 유튜브 운영하면서 힘들었던 점과 극복 방법

11월이 되면 나는 만으로 2년 차 북튜버가 된다.

어느 순간부터 북튜버가 정말 많아지고 있다. 

그리고 북튜버를 시작하고 싶어서 고민하는 분들도 많아졌다.

나는 결론적으로 북튜버를 하길 잘했다고 생각하고 만족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과정은 쉽지 않았다.


북튜버를 하면서 좋았던 점과 유튜브를 운영하면서 힘들었던 점, 그리고 극복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https://www.youtube.com/watch?v=Kx-r95lzAo4


첫째, 내가 가장 많이 성장한다



어린 시절부터 책을 좋아했기 때문에 늘 책을 습관처럼 읽어왔다.

청소년 시절과 대학 시절엔 문학을 많이 읽었고,

직장을 다니면서는 실용서와 에세이를 많이 읽었다.

북튜버를 시작할 때는 나의 취향 위주로 책을 선정하고 업로드했다. 그래야 오래 즐겁게 할 것 같았다.

그런데 2년 정도 북튜버 채널을 운영하며 나의 취향 위주의 도서로는 더 이상 내가 성장할 수 없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내가 사용하는 단어, 내가 공감받는 포인트, 내가 좋아하는 이슈들이 편향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내가 할 리뷰들도 뻔했다.

사실 북튜버로서의 밑천 문제보다 기획 일 하면서 위기감이 더 크게 왔다.

일이 힘들었다. 내가 내놓는 모든 것들이 스스로가 보기에도 구태의연하다면

어떻게 타인을 매료시키고 설득시킬 수 있을까.

그리고 독서 습관 또한 짚고 가야 했다. 어느 순간 내 리뷰를 관심을 가지고 끝까지 보시는 분들이 생겨나면서

개인의 독서취향을 넘어서 모두에게 유익한 책을 선정하고 소개하는 일에 대한 책임감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좀 더 효율적이고 깊이 있고 폭넓은 독서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리뷰를 작성할 때는 독자가 나 자신이기 때문에 내 감상 위주로 기록해놓아도 나중에 찾아볼 때 유익하고 만족스러웠지만 (나는 내 글이 제일 재미있다.) 이제 읽는 분들을 배려하고 고려하며 리뷰를 작성해야 하니 책의 전반적인 소개가 될 수 있는 리뷰, 작가와 편집자가 의도하고자 한 포인트들을  짚어주면서도

나 개인의 감상도 잘 드러나는 리뷰를 만들어야 한다는 미션이 명확해졌다.


그러다 보니 책을 좀 더 객관적으로 읽기 위해 노력하고 좀 더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게 되었고 그러는 과정에서 내가 가장 많이 성장한다는 걸 느꼈다.

그리고 책을 그냥 읽는 것과 정리해서 리뷰로 남기는 건 한 권의 책에 대한 흡수력이 달라진다.

사람은 말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기 때문이다. 

나는 내 본캐인 기획일을 하면서도 이런 걸 많이 경험한다.

하나의 기획을 통해 가장 많이 성장하는 사람은 청자보다도 단언컨대 기획자이다.

그래서 독자를 고려하며 영상을 제작해도 준비하는 제작자가 가장 많이 성장한다.



둘째, 읽고 정리하는 능력이 향상된다



북 튜버를 하려면 우선 책을 읽어야 되고 끝까지 읽어야 리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처음부터 끝까지, 책을 성실하게 정성껏 읽게 된다. 

준비하는 과정에서 책의 전반적인 내용들이 구조화 개념화된다.

그러다 보니 책을 읽고, 생각하고, 정리하는 동안 계속해서 읽고 정리하는 능력이 향상된다.

그래서 북튜버를 계속하다 보니 드라마든 영화든 최근에 구매한 옷이든 포인트를 잘 정리해서 설명하는 역량이 많이 늘었다.



셋째, 좋은 독서 메이트가 생긴다



북튜버를 하며 뜻밖의 좋은 선물이 된 건 마음 맞는 독서 메이트들이 많이 생긴 것이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자기랑 비슷한 결을 가진 사람을 알아본다.

나도 유튜브랑 인스타그램을 통해 북 튜버와 북스타그램을 하면서

나와 취향과 결, 가치관이 비슷한 분들을 많이 만나게 되었다.

온라인 상의 인연이 얕은 것 같아도 얕게 오래간다. 실제로 오프라인 인연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그렇게 한 해 한 해 서로를 통해 동기부여도 되고 좋은 책도 서로 발견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책을 보는 안목도 생기게 된다. 

독서는 지극히 개인적인 행위이고 나는 굉장히 독립적인 성향이라 혼자 하는 걸 더 편하게 생각하고 좋아한다.

하지만 독서를 통한 연대와 소통은 항상 즐겁고 또 내가 고른 책을 신뢰해주시는 분들이 늘어날수록

함부로 광고나 협찬을 받을 수 없어서 신중하게 받게 되고 진정성과 책임감에 대해 진지하게 임하게 된다.



유튜브를 운영하면서 어려웠던 점



하다 보면 채널의 성장이 더디고 생각만큼 반응이 안 오면 자신의 능력에 의구심이 생기기도 하고 힘들 때도 있다.

그럴 때 나는 '나는 책을 왜 읽지?'라는 본질적인 질문으로 돌아갔다.

내가 어떤 책을 좋아하는지, 책을 왜 읽는지, 2-3년 후에 다시 꺼내보고 싶은 영상은 어떤 것인지,

이런 질문들을 하나하나 스스로에게 던지다 보면 내 마음이 원하는 본질적인 want를 발견하게 된다.

그래서 다른 복잡한 것들에 휘둘리지 않고 내 결대로 내 스스로가 만족할 수 있는 방향으로 다시 돌아가게 된다. 1, 2 년 하다 접을 게 아니니 그래야 한다.


최근에 나는 발레 수업을 시작했다.

나는 초급 과정인데 성인 발레 초급반이 없어서 중급반 수업을 같이 듣게 되었다.

내가 제일 못하고 정신이 하나도 없는데 그게 너무 좋았다.

왜냐하면 아무도 나에게 능력 이상을 기대하지 않고 나 스스로도 나에게 별 기대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발레는 계속 자신의 동작을 바라보며 교정해야 하는 운동이라 다들 남이 어떻게 하는지에 별로 관심이 없다는 것도 나랑 잘 맞았다. 그냥 자기에게 바쁜 운동이었으니까.

수업 받으면서 '아, 내 사업도, 유튜브도, 내 삶도 이렇게 하면 되는 건데..왜 그렇게 그 동안 무거웠지? 나에게 집중하고 내 분량에 맞춰 천천히 성장해가면 되는 거잖아.' 이런 생각을 했다.

유튜브는 알고리즘이라는 게 있기 때문에 알고리즘이 도와주지 않으면 노출이 잘 안 되고 성장이 더딜 수 있다.

그럴 때 북튜버분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나도 그랬다.

하지만 힘들 때 나는 '나는 왜 책을 읽지? 내가 몇 년 후에 다시 꺼내보고 싶은 영상은 어떤 거지?' 라는 질문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최근에 발레를 시작하며 '내 분량만큼 천천히 한 걸음씩'이라는 하나의 교훈을 더 얻었다.



내 평생의 숙원은 해나책장 오프라인 공간을 꾸미는 거다. 그런데 서점을 운영하는 건 너무 힘든 일이라

어쩌면 유튜브 해나책장으로 만족해야 할지도 모른다. (사실 그렇다해도 아쉽지 않다. 지금도 만족스럽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한 권 한 권 꺼내볼 때 참 좋았지..떠올리는 책들처럼 좋은 도서들로 한 권 한 권 채워가는 유튜브 해나책장을 만들어 가는 것은 내 바램이다.

나는 자신의 선명한 결 그대로 깊이있게 신뢰를 주는 예술 출판사 열화당 같은 북튜버가 되고 싶다. 


https://www.youtube.com/watch?v=Kx-r95lzAo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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