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무기력과 싸우고 계신 분들께

북튜버 해나의 Letter

by 해나책장


TO. 무기력과 싸우고 계신 분들께.

안녕하세요? 해나입니다.

2월의 마지막 날이라 월간 해나책장 대신 해나의 Letter를 준비했어요.

오늘의 수신자는 무기력과 싸우고 계신 분들입니다.


어느새 2월의 마지막 날이네요. 개인적으로 2월은 너무 힘든 한 달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크게 상처받을 일들이 연거푸 일어나 무기력이 왔거든요.

다른 것보다 일이 속도가 안 나서 너무 힘들었어요. 덕분에 저의 유튜브는 몇 주째 멈춰있네요. ㅠ_ㅠ

삼십 분이면 할 일을 세 시간, 네 시간씩 붙잡고 있는 날이 하루 이틀, 그러다 보니 밤까지 일을 하느라 좋아하는 발레수업도 몇 번 못 갔어요.


하지만 오늘이라는 시간을 잘 이겨내기 위해 몇 가지 노력을 했어요. 오늘은 이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아침부터 정해놓은 루틴이 저의 일상을 겨우겨우 지켜주었거든요.


우선 아침에 일어나서 이불을 정리하고 좋아하는 섬유 스프레이를 뿌립니다.

저는 향을 좋아해서 아침엔 히녹, 밤에는 고요의 집 겨울숲을 침구에 뿌려요.

그리고 음악을 틀고 환기를 시키고 물을 마십니다.

그런 후 스트레칭과 복근 운동을 합니다. 아침에 안 하면 그날은 안 하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여기서부터가 중요한데, 아침에 일기를 쓰고 기도 노트도 쓰고 말씀을 읽었어요. 이걸 30분 정도 하고 나서 아침에 한 시간 정도 공원을 걷습니다.

아침에 걷는 건 밤에 걷는 것과 달리 맑은 공기와 고요한 시간, 그리고 햇빛이 주는 청량함이 있어요. 매일 이 루틴을 이어간 게 제게 많은 에너지를 주었습니다.


그리고 꾸역꾸역 일을 마친 후, 밤에는 청소를 하고 다음 날 아침 루틴을 바로 시작할 수 있게 준비하고 잠들었어요.

사실 이렇게 하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거의 무기력하게 꾸역꾸역 살았습니다.

하지만 루틴을 하는 시간만큼은 작은 위안과 에너지를 얻었어요. 무기력한 기간엔 하루를 통으로 뽀송할 순 없겠지만, 적어도 짧은 시간이라도 건강할 수 있었습니다. 그 시간을 조금씩 늘려가자는 마음으로 욕심부리지 않고 기력이(무기력을 우리 이렇게 부릅시다)가 떠나가길 기다렸어요.


그리고 의도적으로 고독을 선택했습니다. 사실 푸념이나 하소연도 에너지가 있을 때 할 수 있다는 걸 이 시기에 알았어요.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더라고요. 이 시기에 사람에게 기대면 더 서운해지고 예민해질 것 같아서 그냥 혼자 고립 속으로 들어가 저 스스로와 대화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어요.


기력이와 우울이는 먹이를 줘야 살아갈 수 있기에 우리가 의지를 가지고 건강한 삶을 위해 노력한다면 완전히 우리를 압도할 순 없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저는 익숙했던 환경과 사람들로부터 독립하기 위해 이런 일을 겪고 있다는 결론이 났고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라 믿었지만, 혹시 깊은 우울감과 무기력 속에 있으신 분들은 꼭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시길 당부합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저의 2월에 마음에 담은 고운 것들도 소개해드릴게요.

저는 한강 작가님의 <작별하지 않는다>와 뮤지컬 <하데스 타운>에 큰 감동을 받게 됩니다. 이 두 이야기는 공통점이 있어요. 결말이 좋지 않을 걸 알면서도, 이번에는 달라질지 모른다는 마음으로 가야 할 곳과 닿아야 할 마음을 향해 나아갑니다. 각자의 사연 속에서도 꺾이지 않는 마음을 가지고 세상에 전해야 할 노래를 들려주는 이 두 이야기가 저의 2월을 아름답게 해 주었어요. 콘텐츠 기획자인 저 역시 세상에 내놓을 나의 이야기가 무엇이어야 하는지 많이, 아주 많이 생각했습니다. 매일매일 걸으면서요.


무기력과 싸우고 계신 분들께 따뜻한 봄과, 건강한 아침, 그리고 편안한 숙면이 있길 기원합니다.

3월이 와요. 봄입니다.


_해나 드림


그림 : 이규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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