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바다. 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자.

재활용, 플리마켓

by 해나

내일은 수현이네 어린이집에서 아나바다, 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는 플리마켓이 열리는 날이다. 우리 가족이 처음으로 플리마켓 셀러로 활동을 하는 날이기도 하다.


"우리 가게 이름을 뭘로 할까?"

"수현이 공룡 좋아하니까 다이노마트 어때?"

"오. 그거 좋은데!"

수현이와 나는 색색이 도화지를 잘라 다이노마트 글자를 만들고 보미는 공룡 그림을 그리고 오빠는 간판을 걸 가렌드를 준비하며 함께 멋진 가게 간판을 만들었다.


지난 주말 보미, 수현이와 함께 더 이상 필요가 없지만 아직 쓸만한 장난감, 책, 옷들을 골랐는데 꽤 많았다.

"왠지 다이노코어 인기 많을 거 같아."

보미가 우리가 팔려는 물건들 중에 다이노코어 장난감이 변신로봇이라 수현이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을 것 같다고 했다. 다이노코어 장난감은 1년 전에 당근 마켓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했었다. 중고로 샀는데 중고로 다시 팔게 되다니. 이게 진정 아나바다가 아닐까.

"엄마, 다이노코어 5천 원으로 할까?"

보미가 펜을 들고 진지하게 생각하더니 나에게 물었다.

"로봇 하나에 5천 원? 조금 비싸지 않아? 우리가 썼던 건데."

"음. 그럼 2천 원은 어때?"

수현이가 2천 원은 5천 원보다 작다는 걸 나도 안다는 눈빛으로 자신 있게 말했다.

"2천 원 나쁘지 않은데? 우리도 중고로 사서 잘 썼고 우리가 또 사용했던 장난감을 파는 거니까 2천 원이 좋을 것 같아. 어때?"

"그래. 좋아!"

보미가 종이에 2천 원을 쓰고는 다이노코어가 들어있는 바구니에 테이프로 붙였다.

"이번 플리마켓은 정말 재활용 가치가 크네."

"아빠, 재활용이 뭐야?"

"응. 다시 사용하는 거지. 보미 수현이한테 더 이상 필요 없는 장난감, 옷, 책을 플리마켓을 통해 필요로 하는 누군가가 다시 쓰게 되는 거지."

"아, 그 클린하우스에서 이렇게 이렇게 생긴 거?"

보미가 손가락으로 재활용 표기를 그린다.

"맞아. 물건에 이런 표시가 되어 있으면 다시 사용이 가능하다는 거야. 버려지는 플라스틱, 캔, 종이, 비닐, 종이 등을 각각 모아 공장에서 다른 새로운 걸 만들어 쓰게 되는 거지."



"최근에 발사된 우리나라 달 탐사선 다누리호 기억나?"

"응. 기억나."

"미국 스페이스X라는 회사에서 만든 펠리컨9 로켓에 다누리호를 태워서 발사했는데 탐사선과 로켓이 분리되고 나서 로켓은 더 이상 필요 없으니 그냥 버렸을까?"

"버리면 어디로 가?"

"바다나 땅으로 떨어지지. 보통은 바다로 떨어져."

"그럼 못쓰는 거야?"

"응. 바다로 떨어지면 바닷물 때문에 다시 쓰기가 힘들대. 또 아무 데나 떨어지면 로켓이 부서지거나 고장 나서 다시 쓰기 힘들겠지. 로켓을 다시 처음부터 만들려면 돈과 시간이 또 그만큼 많이 들지. 그런데 발사된 로켓을 다시 쓴다면 어떨까. 처음부터 다시 만들지 않아도 되고 그만큼 돈과 시간이 덜 들고 쓰레기도 생기지 않지. 스페이스X는 로켓이 발사되고 나서 분리되면 처음 발사된 곳으로 정확히 돌아오는 기술을 개발했어. 그 기술로 한번 쓴 로켓을 재활용해서 다음 로켓 발사 때 다시 쓰고 있지. 대단하지? 어떻게 하늘 저 멀리에서 로켓이 분리되었는데 처음 발사된 지점에 정확히 돌아올 수가 있지?"

"와. 대단하다."

"이렇게 재활용 함으로써 돈과 시간을 아낄 수 있고 불필요하게 자원을 낭비하지 않아도 되고 쓰레기도 줄어 지구를 보호할 수 있기에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이 재활용에 관심을 갖고 있어."



"내일 우리 이거 다 팔 수 있을까?"

"팔 수 있지. 열심히 해보자."

플리마켓 셀러로 처음 참여하는 거라 설레기도 했지만 긴장도 되었다. 아무도 안사면 어떻게 하지, 손님이 한 명도 없으면 어떻게 하지.


드디어 우리 가족이 함께 만든 다이노마트 가게가 열렸다.

우리가 예상했던 것처럼 다이노코어가 가장 인기가 많았다. 플리마켓을 연지 1시간 만에 5개가 다 팔렸다.

"엄마! 저기 꼬부기랑 고라파덕, 이상해씨 있어. 너무 귀여워."

건너편 다른 가게에서 보미 수현이가 좋아하는 포켓몬스터 인형을 팔고 있었다.

"가서 얼마인지 물어보고 올래?"

"좋아. 알겠어!"

신나게 뛰어가더니

"엄마! 2천 원이래!"

"괜찮네. 인터넷이나 마트에서 사면 만원 훌쩍 넘는 가격인데. 사고 싶어?"

"응. 나는 고라파덕 살 거야. 수현인 뭐 사고 싶어?"

"난 그럼 꼬부기 살래!"

4천 원을 가지고 가더니 고라파덕, 꼬부기를 사고는 활짝 웃으며 뛰어 온다.

플리마켓 수익금 전부가 기부에 쓰이는 거라 기부도 할 겸 아이들이 갖고 싶은 장난감이 있으면 사주고 싶었다. 플리마켓을 준비하고 파는 동안 내내 테이블에 앉아 있으면서 힘들었을 테니.


5시간이 지나 플리마켓이 끝날 때쯤 옷 몇 개만 남기고 다 팔았다.

"우리 지금까지 얼마 벌었는지 확인해볼까?"

"좋아!"

5시간 동안 앉아서 자리 지키느라 지루하고 힘들었을 텐데 기쁜 마음으로 함께 해준 아이들이 너무 기특했다.

"천 원, 2천 원.."

많이 벌었기를 기대하며 함께 세었다.


4만 6천 원.

"와. 우리 많이 벌었는데!"

"우리 이 돈 저기 나무에 걸려 있는 기부 박스에 넣을까?"

"좋아. 같이 넣자!"

보미와 수현이가 돈이 들어있는 봉투를 들고는 기부 박스가 있는 쪽으로 뛰어갔다.

"얘들아, 오늘 우리 엄청 멋진 일 했어. 우리가 안 쓰는 괜찮은 물건을 버리지 않고 필요한 친구들에게 팔았고 또 판 돈을 어려운 이웃들 돕는데 썼잖아. 고라파덕, 꼬부기도 생기고."

"수현이 운동화도 샀고!"

보미는 뿌듯한 마음 한가득 활짝 웃으며 얘기한다.

"응. 재활용한 거지. 아주 멋진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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