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식량보호주의
"이게 끝이야?"
보미가 수현이랑 같이 먹으려고 제일 좋아하는 아몬드 빼빼로를 사서 나누다가 깜짝 놀랐다.
"엄마, 빼빼로 10개 정도 들어있었던 거 같은데 8개밖에 안 들어 있네. 저번에 엄마가 얘기했던 것처럼 밀가루 가격 오르니까 진짜 빼빼로 개수를 줄였나 봐."
엊그제 아침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폭염으로 전 세계적으로 밀 생산이 많이 줄었다며 아이들과 얘기한 적이 있었는데 그게 생각난 건지 줄어든 빼빼로에 놀래서 얘기를 했다.
“밀 수확량이 줄어 팔 수 있는 양은 적은데 사려는 사람은 많으니 밀가루 가격이 오르겠지. 밀가루를 사용하는 빵, 과자 회사는 빵, 과자 가격을 올리거나 전과 동일한 가격인데 양과 크기를 줄여서 파는 거지."
"치. 너무해!"
"어쩔 수 없지. 회사도 가격이 오른 밀가루를 사서 과자를 만들어 팔아 돈을 벌어야 하니까. 그런데 빼빼로 가격을 올리면 사람들이 사 먹지 않을 것 같아서 가격을 똑같이 하고 안에 든 과자 양을 줄이는 거지."
"과자 가격 올리는 게 낫겠어. 8개라니. 다음엔 아몬드 빼빼로 말고 그냥 빼빼로 사야지."
"보미처럼 생각하고 아몬드 빼빼로 사려다가 그냥 빼빼로를 사는 사람도 많을 거 같아. 아몬드 빼빼로를 사는 사람이 줄면 아몬드 빼빼로 가격은 어떻게 될까?"
"내려가지. 사려는 사람이 줄어드니까."
"딩동! 그러면 사람들이 다시 많이 사도록 빼빼로 개수를 늘리거나 가격을 내리겠지."
엊그제 아침 식탁에서 아이들과 나눴던 대화가 생각났다.
"인도가 지금 엄청 뜨겁대. 갑자기 기온이 올라서 엄청 덥다네. 43 도래. 진짜 뜨겁겠지? 우리나라에서 여름에 가장 더운 도시 대구도 40 도면 엄청 폭염인데 43도라니."
"그럼 땅이 지진 난 것처럼 다 갈라져 있겠네?"
"엄청 뜨거워서 땅에 있는 물도 말라가면 그렇겠지? 농작물들도 다 말라버려서 자랄 수 없어. 인도는 세계에서 2번째로 밀이 제일 많이 나오는 곳인데 이번 폭염 때문에 올해 밀 수확량이 크게 줄 거래."
"그럼 첫 번째는 어느 나라야?"
"첫 번째?"
아이들이 생각지 못한 질문을 하면 늘 당황스럽지만 함께 검색하며 알아본다.
밀 생산량 1위 나라.
"중국이네. 전 세계에서 밀을 제일 많이 생산하고 있어. 그런데 중국에는 사람들이 워낙 많이 살아서 다른 나라에 팔 수 있는 밀은 많지 않대. 우크라이나도 밀을 많이 생산하는 나라 중 하나인데 전쟁으로 밀 생산이 힘들어졌지. 러시아도 밀을 많이 생산하고 다른 나라에 밀을 제일 많이 팔기도 해. 그런데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으로 다른 나라들과 사이가 좋지 않아서 밀을 많이 수확하지만 다른 나라에 팔지 않고 있어. 전 세계의 밀 가격이 전쟁과 폭염으로 크게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러시아의 밀은 엄청난 힘을 가지는 무기인 셈이지. 다른 나라에 팔 수 있는 밀이 많으니까."
“러시아는 석유도 많고 밀도 많은 거야?”
“응. 지도에서 봤지? 땅이 넓어서 밀, 석유뿐만 아니라 천연가스, 광물 등 자원이 풍부해. 반대로 밀, 석유 등 자원이 없거나 부족한 나라는 다른 나라에서 사 와야 해서 지금 같은 상황에는 많이 힘들어. 사 올 돈이 없는 가난한 나라는 더더욱 힘들지.”
“아프리카에 있는 나라들?”
“응. 아프리카는 거의 대부분 밀을 다른 나라에서 사 와. 그런데 밀가루 가격이 엄청 올라서 돈이 없으니 못 사고 굶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고 있대. 인도에서는 폭염으로 밀 생산량이 줄어드니 우선 자기 나라를 보호하려고 당분간 다른 나라에 밀을 팔지 않겠다고 했어. 인도에서 생산된 쌀은 인도에서만 살 수 있는 거지."
"나빴다. 인도."
"상황이 안 좋아지니 자기 나라를 우선 보호하는 거야. 인도뿐 아니라 다른 여러 나라들도 밀을 다른 나라에 안 팔려고 하고 있어. 이렇게 되면 다른 나라에서 밀을 사야만 하는데 비싼 밀을 사기에 돈이 없는 아프리카에 가난한 나라들은 더더욱 힘들어지겠지."
"빼빼로 가격이 지금보다 더 올라도 사 먹을 거야?”
“자주는 안 사 먹을 거 같아.”
“누나, 그럼 우리 저번처럼 집에서 빼빼로를 만들어 먹으면 되잖아."
수현이가 가만히 듣더니 좋은 생각이 났는지 얘기한다.
"그러긴 한데 쿠키 반죽도 밀가루야. 쿠키 반죽도 가격 오르거나 양이 적어지는 거 아니야? 그럼 우리 쌀가루로 만들까?”
“좋은 생각이네. 쌀가루로 빼빼로 한번 만들어보자! 맛이 어떨까 궁금하네.”
“8개 밖에 없으니 아껴 먹을 거야. 수현아 우리 아껴먹자! 10개 있는 것처럼!”
1700원짜리 빼빼로에 8개밖에 안 들어 있다니. 빼빼로 한 개에 200원이 넘는다는 말이네.
그새 물가가 오르긴 올랐다. 정말 자급자족해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