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보호
"구글 지도에서 미국에 있는 자유의 여신상 보는데 왜 사람들 얼굴이 흐릿하게 나와?"
요즘 보미와 수현이는 아이패드로 지도 앱과 구글 맵을 켜서 여러 나라와 도시들을 보는 것에 푹 빠졌다. 동물을 너무 좋아해서 지난번에 아마존 우림과 세렝게티 국립공원의 위치와 거리뷰, 관련 사진들을 보여주다가 너무 좋아하길래 검색해서 찾아보는 방법을 가르쳐 줬더니 둘이 나란히 소파에 앉아 지구본에서 본 나라와 도시를 지도 앱으로 찾아본다. 책에서 보거나 말로만 들었던 프랑스 파리, 미국 뉴욕, 브라질 브라질리아, 스페인 마드리드, 이집트 카이로를 직접 찾아서 실제 모습을 보니 나라마다 다른 자연환경, 건물, 식당, 거리에 신기한가 보다. 거리뷰는 마치 실제 여행하는 것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세계 여행을 하는 것처럼.
오늘은 미국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이다.
"응. 사람의 얼굴은 그 사람의 소중한 개인 정보니까 허락 없이 함부로 사용하면 안 돼. 내 얼굴이 나온 사진을 모르는 사람이 나쁘게 이용할 수도 있으니까. 그래서 허락 없이 찍힌 사람들의 얼굴을 흐릿하게 잘 안 보이게 한 거지."
"아. 엄마가 내 그림을 인스타그램에 올릴 때 그림에 내 이름이나 유치원 이름이 쓰여 있으면 스티커로 가리는 것처럼?"
"응. 맞아!"
"이름, 생일, 키와 몸무게, 집주소, 학교, 비밀번호처럼 나와 관련된 정보는 나만이 가지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소중하게 관리해야 해. 스스로 지켜야 하지."
"우리 집 비밀번호처럼?"
"응. 집 비밀번호는 함부로 다른 사람에게 얘기하면 안 되잖아. 그것처럼 내가 가진 개인정보도 다른 사람이 함부로 사용하지 못하게 소중히 관리해야 해."
"맞아. 모르는 사람이 집주소 물어보면 절대 얘기하지 말아야 해!"
"잘 알고 있네. 만약에 모르는 사람이 길을 물어보는데 보미가 친절하게 답했더니 길을 참 잘 안다며 여기 오래 살았냐고, 어디에 사냐고 더 자세한 것들을 물어보면 말해줘야 할까? 좋은 사람 같아 보이니까?"
"아니. 좋은 사람 같아 보여도 모르는 사람이니까 절대 말해주면 안 돼."
"맞아! 말해줘선 안돼. 내가 이야기한 정보를 이용해서 그 사람이 다른 곳에서 나를 아는 척 거짓말을 해서 다른 나쁜 행동을 할 수도 있어."
"함부로 말해줄 수 없어요! 하고 소리쳐야겠다!"
"응. 세상에는 착한 사람이 많지만 나쁜 사람도 있어. 나 스스로 나의 정보를 비밀번호처럼 소중히 관리해야 해."
"엄마가 할머니 보이스 피싱당할 뻔했던 이야기 들려줬었나?"
"아니. 그게 뭔데?"
"응. 엄마랑 이모 대학 시절에 서울에 살 때 할머니한테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었어. 이모를 납치했다며 돈 삼천만 원을 입금하라고 했지. 이모와 정말 비슷한 목소리로 엄마 살려줘! 하는 소리도 들려줬어. 할머니는 깜짝 놀라고 무서워서 바로 이모한테 전화했는데 이모가 전화를 계속 안 받는 거야. 할머니는 너무 겁이 나서 할아버지와 엄마한테 전화를 했지. 엄마도 이모한테 전화를 했는데 계속 안 받더라고. 설마 하면서 무작정 집으로 뛰어갔어. 그때 이모한테서 전화가 왔어. 도서관이라 진동으로 해둬서 전화를 못 받았다고. 이모가 납치된 건 거짓말이었어. 할머니한테서 돈을 뺏으려는 모르는 사람의 거짓말이었지."
"정말? 할머니는 그 나쁜 사람한테 돈 보냈어?"
"아니. 다행히 그때 할머니는 인터넷으로 돈을 보내는 걸 잘 모르셨어. 그래서 은행까지 가야 한다고 시간이 좀 걸린다고 기다리라고 사정했대. 그랬더니 30분 내로 안보내면 이모를 영영 볼 수 없다고 얘기하더래. 할머니는 그때 은행 가서 진짜 보내려고 하셨대. 이모도 연락이 안 되니까."
"그 나쁜 사람은 어떻게 할머니 번호를 알았지?"
"그러게. 할머니 번호뿐 아니라 할머니한테 딸이 있는 것도. 이모 이름도 알고 있었대. 그러니 안 속겠어?"
"와. 진짜 나빴다!"
"응. 이렇게 모르는 사람이 다른 사람의 정보를 가지고 나쁘게 이용할 수 있어. 이런 일은 지금도 아주 많이 일어나고 있어. 방법도 다양해졌고."
"보미도 나중에 휴대폰이 생기고 이런 전화를 받게 되면 꼭 주변 사람들, 특히 가족에게 알려서 도움을 요청해야 해. 혼자 해결하려고 하다가 거짓말에 속아서 나쁜 일이 일어날 수도 있어."
"응. 꼭 얘기할게."
"내 이름, 집주소, 전화번호, 학교, 키와 몸무게, 가족 정보를 함부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나 스스로 관리하는 게 중요해."
"또 내 정보만큼 다른 사람, 친구들의 정보도 중요하겠지. 만약 학원 선생님이 보미 친구들의 전화번호를 물어보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말해주면 안 돼."
"맞아! 선생님일지라도 친구의 전화번호 또한 친구의 소중한 정보이니까 친구에게 먼저 물어보고 괜찮다고 하면 알려줘야 해. 선생님께는 "알려줘도 괜찮은지 친구에게 먼저 물어볼게요"라고 얘기하고."
"엄마가 쿠팡 로켓 배송 자주 이용하잖아. 인터넷에서는 내가 나라는 것이 확인이 되어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 로켓 배송도 그렇거든. 이름, 전화번호, 집주소를 알려줘야 쿠팡 배송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우리 집으로 배송하려면 필요한 정보들이기도 하고. 그리고 로켓 배송을 이용해서 엄마가 어떤 물건들을 샀는지에 대한 정보를 쿠팡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다음번 구매할 때 비슷한 물건을 추천해주지. 내가 관심 있는 물건들을 추천해주니 편리한 점도 있지만 그만큼 나의 여러 정보가 알려졌다는 거야. 인터넷을 사용하면 내 정보를 더욱더 잘 관리해야 해."
"아빠 명함 새로 나왔다!"
"와! 카드다! 카드 생겼다!"
명함이 카드처럼 생겨서 그런지 보미가 지갑에 넣을 카드 생겼다며 좋아했다.
"어? 그런데 엄마! 아빠 명함에 주소랑 전화번호, 이름이 다 적혀있어! 모르는 사람이 볼 수도 있는 거 아니야?"
무척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보며 물었다.
"응. 그런데 아빠가 다른 회사 사람들과 일을 할 때 필요한 거라서 아빠 회사 주소, 전화번호, 이름, 직급이 적혀 있어. 다른 회사 사람들이 일 때문에 아빠한테 연락을 할 경우 명함을 보고서 하거든. 명함을 아무 데나 놓게 되면 모르는 사람이 볼 수도 있지. 그래서 요즘에는 개인정보 보호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이렇게 명함을 종이로 만들지 않고 휴대폰에서 명함을 만들고 필요한 사람들에게만 문자로 보내는 경우가 많아졌어."
"아빠도 그래야겠다! 아빠!"
아빠한테 달려가더니 나쁜 사람들이 아빠 정보 나쁘게 이용할 수 있다고 하면서 할머니 얘기까지 하고는 종이 명함 말고 휴대폰 명함 만들라며 재잘재잘 얘기한다.
"할머니한테 전화한 그 나쁜 사람 경찰 아저씨가 혼낼 거야."
수현이가 할머니 얘기에 속상했나 보다.
"법으로 다른 사람의 개인정보를 함부로 나쁘게 사용하지 못하도록 정해놨어. 법을 어겼으니 경찰 아저씨들이 잡아가겠지. 그런데 나쁜 일이 일어나지 못하도록 미리 스스로 나의 정보를 보호하는 게 더 중요하겠지!"
"누나! 북극 가보자. 북극곰 보러!"
"오 좋아!"
다시 소파에 나란히 앉더니 신난 표정으로 아이패드를 켠다. 지도 앱으로 보던 나라와 도시들을 함께 여행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