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현숙 May 10. 2023

신당초등학교 9회 졸업생들의 만남; 효와 우정의 날

신당초등학교 9회 졸업생들의 고향사랑과 우정을 응원합니다

청룡산 정기 어린 배움의 터전
천수만 넓은 바다 우리의 기상
우리는 보람 찾아 여기 모였네
신당신당 우리 학교 영광이라네

앞날의 새 희망을 가슴에 안고
아름답게 피어나는 신당 꽃송이
우리는 슬기롭고 곱게 자란다
신당신당 우리 학교 길이 빛나라
- 신당초등학교 교가 -

홍성군 서부면 남당리에 위치한 신당초등학교는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천수만에 위치한 아주 작은 학교다.

초등학교 6 학급, 유치원 1 학급으로 교장선생님 이하 일곱 분의 선생님들이 1:1 맞춤형 학습을 하고 있는 학생중심의 열린 학교다.

홍성교육지원청에서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호하기 위해 실시하는 별도의 지원으로 학생들은 다양한 방과 후 프로그램과 체험 중심의 수업을 하고 있다.

또한 2021~2024 혁신학교로 지정되어 학생들은 창의적이고 주도적인 학습을 하며 매일 활기찬 학교 생활을 하고 있다.


신록이 짙어지고 각종 꽃들이 화려한 자태를 뽐내는 가정의 달을 맞이해 제9회 졸업생들(이하 졸업생) 22명이 신당초등학교 체육관 모여 '효와 우정' 행사를 했다.

학창 시절 아름드리 플라타너스 나무가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던 자리엔 그네와 미끄럼틀이 설치되어 있다.

졸업생이 학창 시절을 추억하며 그네도 타고 미끄럼도 타고 있는 모습이 정겹다.


졸업생들은 2018년부터 해마다 가정의 달을 앞두고 고향에 계신 부모님들과 각 마을 경로당에 떡과 효도 선물을 전달해 왔다.

그동안 코로나로 인하여 중단되었던 행사를 3년 만에 다시 진행했다.

졸업생들은 사월 초에 서부면에 불어 닥친 화재로 실의에 빠진 고향 주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기부금을 모으고 행사 비용을 절감했다.

동창회비 일부와 일부 회원들의 기부금, 행사비용을 모아 화재 의연금 일백만 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한 바 있다.


새벽부터 비와 안개를 뚫고 모인 동창생들은 궂은 날씨에도 비를 맞으며 부모님 댁과 경로당을 찾아다녔다.

각각 두 팀으로 나눠 어사리, 다구니, 새골에 사시는 부모님 댁과 남당리, 장깨, 내동에 사시는 부모님 댁을 방문했다.

부모님들에게 인사도 하고, 떡과 세제도 전달하며 카네이션 브로치를 달아 드렸다.

평생 땅을 일구고 갯일을 하며 세상 풍파 속에서 자식들을 키워내느라 낡아진 모습에 마음이 짠해진다.


부모님들은 굽은 허리를 잡고 뒤뚱거리시며 졸업생들을 반갑게 맞아 주었다.

아들, 딸 친구들이 찾아왔다고 수고한다며 음료수를 건네주시며 손을 잡아 주시는 모습이 참으로 정겨웠다.

지병으로 인해 안타까운 모습의 부모님들이 계셔서 마음이 뭉클하기도 했지만 우리의 부모님들이 살아계실 때 이렇게 인사를 드릴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한 하루였다.

효도한다고 마련한 자리였지만 부모님들에게 큰 은혜를 돌려받는 시간이었다.

부모님들을 찾아다니고 인사를 드리며 순박하고 천진했던 어린 시절의 추억을 소환해 보는 시간이기도 했다.

우리 부모님들 다음번에 뵐 때까지 모두 건강하고 꽃길만 걷길 바라보았다.

한편 졸업생들은 모교의 발전을 위한 '학교발전기금'을 기탁하며 모교와 후배들에 대한 애정을 실천했다.


'효와 우정' 행사를 마치고 최근 홍성의 노을 명소로 핫플레이스가 된 남당리 노을 전망대를 찾았다.


전망대 가장 높은 곳에 서서 온몸으로 바람을 맞고 서 봅니다. 마치 예측 불가능한 폭풍우 속에 서 있는 선장이 된 것만 같다.

먹구름을 몰아내고 지는 태양이 선사하는 장엄한 풍광을 바라보며 두려움보다는 기대와 희망이라는 단어가 떠올라 가슴이 벅차올랐다.

오늘 하루 비록 몸은 고단했지만 마음만은 보람 있는 시간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거센 폭풍우를 만나면 유능한 선장은 풍부한 경험과 노련함으로 폭풍우를 헤쳐 나간다고 한다.

카페에서 차를 마시며 부모라는 이름으로 헌신하며 자식들의 행복을 위해 살아오신 선장분들의 모습을 하나 둘 떠 올려 보았다.

시나브로 시간의 흐름 속에 그 모습을 닮아갈 우리들의 모습을 생각하며 다음 모임을 기약했다.

작가의 이전글 기지시줄다리기 큰 줄 제작현장에 가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