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를 솎다
O2O(온라인 투 오프라인) 서비스가 자리 잡은 지도 꽤 오랜 시간이 지났습니다.
인간의 불편을 기술로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 O2O이기에, 그동안 인간의 삶을 얼마나 편리하고 풍요롭게 바꿨는 지에만 관심이 집중된 듯 싶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편에서는 O2O를 사회문화적 현상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오늘 포스팅은 O2O의 발전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에 대한 것입니다. 기술이나 서비스 측면에서만 보는 것을 경계하고, 다각도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인 것 같아 이 포스팅을 씁니다.
‘편의점 픽업 서비스’ 누가, 왜 이용하나 봤더니···(이데일리)
http://www.edaily.co.kr/news/NewsRead.edy?SCD=JC21&newsid=01334966612876552&DCD=A00302&OutLnkChk=Y
2016년 12월에 발행된 이 기사를 보면 이 같은 내용이 있습니다.
편의점 픽업 서비스의 장점은 무엇일까. 집이 아닌 편의점에서 물건을 받는 것이 더 편하다고 할 수 있을까? 이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선 인구구조의 변화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최근 한국사회는 1인 가구가 급격히 증가하며 근거리 소비가 늘고 있는 추세다.
2015년 1인 가구의 비중은 전체 가구 중 가장 높은 27.2%를 차지했고, 2035년에는 1인 가구 비중이 전체 가구의 3분의 1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인 가구가 늘면 지리적으로 가깝고 소량 구매가 가능한 편의점을 찾는 수요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여기에 맞벌이 가정이 늘고, 집에 머무는 시간이 줄어드는 것도 근거리 소비를 부추기는 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편의성’을 각별히 선호하는 한국 소비자의 성향도 편의점 호황의 한 이유로 분석된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쉽고 빠르게 필요한 물건을 살 수 있는 온라인몰과 고객의 편의를 위해 24시간 문을 여는 잡화점으로 현대 사회에서 집의 대체제 역할을 하는 편의점은 찰떡궁합이다.
1인 가구의 증가와 함께 '근거리 소비'가 늘고 있으며, 편의점과 연계한 픽업서비스가 인기를 끌 수 밖에 없다고 기사는 진단하고 있습니다.
과거 "비싸고 맛없다"라는 인식이 있던 편의점은 언제부터인가 우리 삶에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되었죠. 맛있고, 간편하고, 집과 가깝고, 트렌디하다는 인식이 잡힌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혼족'들이 가장 즐겨 찾는 곳도 바로 편의점입니다. 친숙한 그곳을 O2O 서비스와 연결시켰다? 기사 표현대로 '찰떡궁합'이 아닐 수 없습니다.
두말할 필요없이 1인 가구의 증가는 우리 사회의 대표적 변화인데요.
이 기사를 보면 1인가구는 10년전과 비교했을 때 두 배가 늘었습니다. 2016년의 1인 가구 평균 비율은 전체 가구의 27.2%로 10년전 14.4%보다 두 배 많아졌습니다. 지방으로 갈 수록 비율은 더 크다고 합니다. (이 부분은 약간 의문이 들긴 합니다. 대도시가 더 많을 줄 알았는데..)
아래 기사를 보면 고개가 (살짝?) 끄덕여지는 분석이 나옵니다.
모르는 사람과 대화하며 생기는 감정적 소비도 원치 않습니다. 택시를 타거나 음식을 시켜 먹거나, 새로 월셋집을 얻거나 하는 일상생활 속에서 우리는 계속 잘 모르는 사람들과 관계를 맺게 됩니다. 이러한 관계 속에서 생기는 감정의 교류나 갈등을 차단할 수 있게 해주는 중계 서비스가 요즘 말하는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입니다. 결국 O2O의 핵심은 ‘내가 원치 않는 관계는 맺고 싶지 않다’는 밀레니얼 세대의 새로운 생활 습관이 아닌가 싶습니다.
다시 말해 O2O 서비스는 온라인을 확장해 오프라인에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에서 모든 것을 처리하는 일에 익숙한 세대가 그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오프라인의 삶을 온라인상에 구현해내는 것이라 설명할 수 있습니다. 물리적으로 한 공간에 있어도 결코 각자의 삶 속으로 침투하지 못하도록 보호막을 만들어주는 시스템인 것이죠.
O2O의 성장은 '관계맺기'를 원치않는 사회 풍토가 투영된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온라인에서 모든 것을 처리하는 일에 익숙한 세대가, 그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오프라인의 삶을 온라인상에 구현해내는 것"이라는 설명.
여러분은 미용사, 택시 기사아저씨... 이런 분들이 말을 걸어올 때 혹시 반갑게 받아주는 편인가요? 사생활에 침투까진 아니지만 말을 걸어오는 것만으로도 부담스럽다, 삶에 끼어드는 기분이다,라고 불쾌감을 표현하시는 분들도 있죠.
O2O의 간편함은 타인과의 이러한 교류를 원천 차단하게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얼마전에 O2O 서비스로 세탁물을 맡겼는데요,
문 앞에 걸어두면 가져가고, 결제는 앱에서 따로하고, 세탁물을 다시 받는 것도 집 앞에 두고갈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세탁소에 가면 세탁사분과 어쩔 수 없이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O2O를 이용하면 전혀 누군가와도 접촉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겁니다.
O2O를 '비대면' 서비스로 완전히 치부하는 것은 좀 문제가 있지만, 해당 기사는 꽤 의미있는 분석인 듯 싶습니다.
재밌는 기사를 하나 더 찾았어요!
법보신문의 기사입니다.
만약 부처님께서 호모디지쿠스 제자로부터 세계존재에 대한 질문을 받으신다면 ‘일체법은 Online의 세계와 Offline의 세계로 이루어져 있다’고 말씀하실 것이다.
무슨 말인지..모르겠습니다.. 후 지식이 부족한 탓이죠 ㅠㅠ
사실 의미있는 내용은 아래인데요,
주역에서는 ‘궁즉변(窮則變) 변즉통(變則通)’이라고 했다. 궁지에 몰리면 변화를 도모해야 하고, 변화를 도모해야만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그러나 궁지에 몰린 상황을 직시하지 못하고 자기합리화나 하고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면 희망은 없다. 불조의 혜명이 여기서 끝날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 다행히 O2O 시대가 열리면서 불교포교에도 혁신의 기회가 주어졌다. 행여 이 기회도 놓쳐버릴까 조마조마하다.
우리에겐 최고의 퀄리티로 평가받는 교리와 수행체계, 다양한 역사와 문화라는 무한정한 콘텐츠가 있다. 그렇지만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어떻게 구슬을 꿸 것인가? 손바닥 안의 스마트폰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시대, 답은 나와 있다. 편리하고 멋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여 어른, 아이할 것 없이 접속케 하고, 나아가 디지털 총림격인 플랫폼을 구축한다면 새로운 포교의 장이 열릴 것이다. 궁즉통(窮卽通)하게 될 것이다.
기독교에 신자수 2위를 내준 불교가 O2O 서비스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자는 내용입니다. 앱을 개발해 새로운 포교의 장을 열어야 한다, 이런 말 되시겠습니다.
윗쪽의 기사들은 1인 가구와 O2O를 연결시켜, 단절의 서비스라고 분석했지만 아래 기사는 소통의 매개로 O2O를 지목했네요!
역시, 모든 것은 단면이 아니라 여러면을 봐야한다! 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기사를 분석하는 것은 즐겁습니다. 헤헤. 시간되면 계속 해볼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