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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김대리의 이해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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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해니 Jan 25. 2018

구닥과 쿠닥의 경쟁

원조는 누구인가, 원조라는 것은 중요한가?

일회용 필름카메라를 오마주로 한 <구닥> 사진앱의 안드로이드 버전이 드디어 출시됐다.

아이폰 출시 이후 안드로이드버전 소식이 들리지 않아서 의아했는데,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쿠닥'이라는 앱이 추천되길래 혹시나 해서 검색해보니 '구닥'앱이 소리 소문없이 나와있었다. 그러니까 쿠닥으로 구닥의 존재를 알게된 아이러니가..

구닥은 1000원 유료앱이고, 쿠닥은 무료다. 이 두 앱을 다운로드 받아보고 재미있는 점 몇가지를 알게 됐다.

구닥

쿠닥. 혼동하기 충분하다!

웃긴 점 몇가지

1. 쿠닥의 구닥을 완벽히 복붙했다

쿠닥이 구닥 특유의 디자인, 기능 등 모든 걸 다 따와서 버젓이 제공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 쿠닥의 앱 리뷰를 보면 구닥인줄 알고 다운받았다는 내용이 많았다. 구글플레이 첫 화면에 뜨는거보면 쿠닥이 광고도 집행하는 듯 보인다. 한마디로 쿠닥은 공격적인 영업중이라는 뜻이다.

2. 짭주제에 뻔뻔스럽기까지

쿠닥이 웃긴 건 짭이라고 숨어서 뒷짐지고 있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짭이라는 고객 리뷰에 "구닥보다 자기 앱이 훨씬 낫다"고 막 당당하게 해명도 하는 중이다. 기능상 오류가 있다는 댓글에는 고쳐주겠으니 메일로 스샷좀 보내달라고 하는 등 피드백도 충실한 편이다. 고객을 낚는 피싱앱으로 남길 바라지 않는 듯 보인다.

3. 쿠닥이 기능이 좀 더 업그레이드돼있다
구닥에 없는 기능이 쿠닥이 좀 있다. 셀피를 찍을 수 있는 거랑, 전체화면으로 사진 찍을 수 있는 기능 등이 있다. 구닥은 한 롤을 다 촬영하지 않으면 사진을 받을 수 없는데 쿠닥은 그 것조차 지원한다. 원작보다 좋다는 느낌이 들게 구닥의 불편을 조금은 제거한 차별점을 뒀다.

4. 이용자 반응이 무척 재밌다
짝퉁앱이라면 최악이라는 평가가 나와야하는데, 오히려 반대다. 무료인데다, 색감도 좋다며 구닥보다 낫다는 총평도 많다. 실제로 주변에서 쿠닥을 사용하는 친구들로 부터 (이 친구들도 구닥인 줄 알고 다운받고 사용하고 있었다는 것도 재밌다) 만족도가 높다는 평가를 전해들었다.

5. 쿠닥은 외국앱이다
앱에는 한국어를 지원하지만 구글플레이에서 하는 걸보면 쿠닥은 외국회사에서 만든 어플인 것 같다.

문제는 구닥 이미지, 디자인, 기능 등 모든 걸 다 베껴 결국 구닥의 명성과 아이디어를 그대로 카피해 이용자를 쓸어가고 있다는 점이다.(현 구닥 1천 다운로드/ 쿠닥 50만 다운로드) 그만큼 구닥 서비스 자체가 카피하기 좋고, 카피하기도 쉬운 아이템이라는 방증이기도 하다.

국내 회사끼리는 이런 말도 안되는 카피 사건이 벌어지기 어렵겠지만 국내 VS 외국사 관계에서는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는 걸 보여줬다. 구닥이 안드로이드 버전을 늦게 내서 일어난 일이기도 한 것 같다.

+ 실제로 내 페북에 이런 댓글이 달렸다.(이명길 국내에서는 스냅킥(캔디카메라)이구닥 따라해서 안드로이드로 먼저 나왔다가 역풍맞고 바로 사라졌었는데ㅎㅎ)

앱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결국은 나만 가지고 있고 구현할 수 있는 기능, 백그라운드 기술, 아이디어 등이 관건이다. 충성도 높은 고객을 빠르게 확보하는 한편, 동시에 뒷 자본력까지 받춰줘야 신규 서비스가 살아남을 수 있다는 걸 또 한번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