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찰 미팅을 추천합니다.
우리는 경험을 통해 배우지 않는다. 경험을 성찰함으로 배운다. - 존 듀이
“We do not learn from experience... we learn from reflecting on experience.”
직장인은 바쁘다. 이 일만 끝나면 한숨 돌릴 수 있겠지 기대해 보지만, 그런 일은 안 생긴다. 더 많은 일이 기다리고 있다. 그래도 한 해 두 해 정신없이 일하다 보면 어느새 한 뼘 커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일을 통한 성장을 더 효과적으로 촉진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학생은 공부를 통해 성장하고, 직장인은 일을 통해 성장한다. 그렇다고 일을 많이 한다고 많이 성장하는 것도 아니다. 존 듀이의 명언대로 일한 경험을 성찰할 때 배움과 성장이 일어난다.
총각 시절 일본으로 기술 연수를 갔을 때다. 어느 주말, 연수원 주관 야유회가 있었다. 가벼운 하이킹 같은 행사였다. 오래간만에 바깥바람을 쐬어 즐거웠다. 잘 끝났다.
월요일 오전 '반성회'가 있으니 연수생 대표로 참여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행사를 주관한 연수 교사들과 지난 야유회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자리였다. '날이 더웠는데 식수 공급이 부족했다.' '다친 사람이 있었는데 응급상자가 있어서 잘 치료했다.' 등등 사건 사고를 이야기하고 문서로 남겼다.
처음에는 별것도 아닌 작은 행사에 반성회까지 하는 것이 이상했다. 하지만 그날의 회의로 다음 야유회는 더 안전하고 재밌게 잘 준비되었을 거다. 분명 배울 점이 있었다.
애자일 경영 기법 중에 경험을 성찰함으로써 성장을 이끄는 회고(Retrospective)라는 방법이 있다. 일정 업무를 함께 한 팀원들이 모여 사건들을 되돌아보고 배운 점과 앞으로 할 것, 하지 말 것 등의 실행 계획을 정리하는 미팅이다.
이러한 성찰 미팅은 개인과 팀의 성장을 이끈다. 성찰 미팅의 효과와, 구성원의 반응을 이끌 수 있는 질문을 정리한다.
1. 성취감을 준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테레사 애머빌 교수에 의하면 구성원들은 긍정적인 정서를 느낄 때 최고의 성과를 낸다. 긍정적인 정서는 특히 업무의 진전(progress)을 확인할 때 생긴다. 프로젝트를 완결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여러 작은 단계가 있다. 각 단계마다 진전을 확인하고 성취감을 느낀다면 구성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 이번에 어떤 결과를 만들었습니까?
- 우리가 이룬 성취는 무엇입니까?
- 잘한 일은 무엇입니까?
-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 어떻게 극복했나?
2. 학습을 촉진한다.
- 아쉬운 것은 무엇입니까?
- 계획대로 되지 않은 것은 무엇입니까? 왜?
- 이 과정에서 무엇을 배웠습니까?
3. 팀을 하나로 묶어준다.
- 고마운/미안한 사람은 누구입니까?
- 어떤 도움을 주고/받았습니까?
- 어떻게 하면 우리가 팀으로 더 효과적으로 일할 수 있을까요?
4. 다음 단계로 더 잘 나아갈 수 있게 한다.
- 앞으로 더 많이 하면 좋을 것은 무엇인가요?
- 버려야 할 것은 무엇입니까?
- 다음번엔 어떻게 다르게 해 볼까요?
좋은 제도도 자칫 잘못 운영하면 안 하느니 못할 때가 있다. 성찰 미팅이 자아비판이나 성토의 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 실패 경험을 이야기해도 비난받지 않으리라는 심리적 안전감을 형성해야 한다. 가벼운 먹을거리를 준비하고 담소를 나누듯이 해도 좋다. 즐거운 분위기에서 경험을 성찰하고, 이를 통해 배움과 성장이 일어나게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