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의 심리학
오랜만에 아들이 좋아하는 메뉴로 외식을 했다. 초저녁이라 사장님 혼자 요리와 접객을 하고 계셨다. 식당에는 우리 가족만 있었다. 잠시 후에 한 명이 들어왔는데 눈치를 보니 아르바이트였다.
사장님이 "아직 밥 안 먹었지? 잠깐만 있어. 밥 줄게." 하시고는 곧 수북이 식사를 내주셨다. 우리 테이블에 서빙하며, 알바생 밥까지 차려주는 사장님이라니. 식사 후에는 포장 주문 주의 사항에 대해 차근차근 일러주는 목소리도 들렸다.
아들에게 말했다. "자기보다 약한 사람을 대할 때 진짜 본모습이 나온다. 저 사장님은 참 훌륭한 분이다."
식당 사장님의 배려를 보며 여러 생각이 교차했다. 저 사장님은 어떤 사람일까? 저 알바생은 과연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일할까?
갑질이란 말이 있다. 돈을 지불하는 사람이 느끼는 우월감이 과잉 행동으로 표출되는 현상이다. 내가 돈을 냈으니 이 정도 대우는 받아야지 하는 주장이다.
모든 거래는 상호 만족을 전제로 한다. 가치 교환이 있을 뿐 주체 간 상하 관계는 없다. 갑질은 미성숙한 자아의 삐뚤어진 자기 과시다.
마음이 큰 사람은 남들 위에 서려하지 않는다. 작은 이익에 움직이지 않고, 타인의 부족함도 품어준다.
요새 추운 날씨에 경기가 어려우니 마음까지 쫄아드는 것 같다. 각박한 세상에서도 타인을 자신과 같이 존귀한 인격으로 대우하는 장면에 마음이 넓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