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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칭공학자 이한주 Oct 02. 2015

360도 진단의 오류와 대안.

역량 개발

기업에서 리더십 진단, 역량 진단으로 많이 활용하는 방법으로 360도 진단이 있다. 다면진단이라고도 부르는 360도 진단의 가장 큰 장점은 다양한 진단 참여자들(상사, 부하, 동료 집단)이 객관적으로 평가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의 의견이 담긴 진단 결과를 현재 자신의 모습으로 받아들이고 성장의 기초로 삼을 것을 기대한다. 

그러나....

나 스스로 이러한 진단을 받아 보고, 또 진단 결과를 코칭 고객에게 디브리핑한 경험을 돌아보면, 피진단자의 반응은 위의 기대와는 사뭇 다르다. 

기질에 따라 다르겠지만 자신의 예상과 다른 결과를 접하면 사람은 대개 그 정확성을 의심하게 된다. 그리고 자기 나름의 근거를 가지고 결과를 부인한다. 

"이 진단에 누가 참여한 거예요?"  (걔들이 나를 알면 얼마나 알겠어?)

"진단자 선정은 누가 한 거죠?" (선정에 문제가 있어. 공정하지 않아.)

"몇 명이나 진단한 거죠?" (열 명도 안되는데 어떻게 정확하게 판단하겠어?)

"세상 사람 모두를 만족시킬 순 없죠." (나는 내 길을 가겠어.)

"... (침묵)..." (날 이렇게 평가하다니, 이런 배신자들!)


그럼 어떤 대안이 있을까? 우리가 어떤 사람의 말을 수용하고 인정하는지 생각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사람은 자신과 관계가 좋은 사람의 의견을 존중하고 받아들인다. 나와 정말 친하고 관계도 좋은 친구가 하는 말이라면 내 생각과 다르더라도 숙고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동일한 말을 내가 싫어하는 김과장이 한다면 '그건 네 생각이지.'라고 일축한다. 설사 반박할 여지 없이 논리적으로 맞는 말이라해도 그건 '옳은 개소리'에 불과하다. 일고의 여지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나의 성장을 위해 360도 피드백을 받아야 한다면 그 진단그룹은 내가 선정하는 것이 좋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 나와 사이가 좋은 사람들 중에서 고르는 거다. 남의 말을 듣기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그나마 나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의견이라면 내가 훨씬 받아들이기 쉽다.

코칭에서 피드백의 중요성과 그 피드백 주체를 피코치가 선정하는 아이디어는 마샬 골드스미스에게서 배웠다. 

<일 잘하는 당신이 성공을 못하는 20가지 이유 - What got you here won't get you there.>

피진단자가 진단자를 선정한다는 아이디어를 접할 때, 시행 부서의 가장 큰 우려는 '그래도 공정할까? 좋은 평가만 하지 않을까?' 일 것이다. 360도 진단의 본래 목적이 피진단자의 성장이라면 그의 성장을 진심으로 바라는 사람들이야말로 가장 적합한 진단그룹이 되지 않을까? 누구도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탕발림 얘기만 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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