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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칭공학자 이한주 Jun 03. 2024

지금 걷는 이 길을 내일도 걸을 수 있기를

당연한 것들에 대한 헌사

까다로운 출입 보안 수속을 마치고 고객사 캠퍼스로 들어섰다. 화단 곳곳에 안전 공모 문구들이 붙어있었다. 그중 유독 마음에 걸린 문장이 하나 있었다. 



지금 걷는 이 길을 
내일도 걸을 수 있기를.



생각이 많아졌다. 

지금 걷는 이 길, 당연히 내일도 걷겠지.

지금 내딛는 내 다리,  당연히 내일도 움직이겠지.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 당연히 내일도 옆에 있겠지,


과연 그럴까?

탱탱하던 피부는 탄력을 잃고, 치기에 소주병을 따던 치아도 몇 개 사라졌다. 

새파랗게 젊다는 게 한밑천이었는데 이제 기성 꼰대가 되었다. 

의리를 외치던 친구들은 각자도생의 길을 걷고 있고, 품 안에 귀엽던 아이들은 다 커버렸다. 

가슴 설레던 로맨스는 죽었고, 따박따박 월급 주던 회사는 더 이상 내 둥지가 아니다.


잃어봐야 소중함을 안다. 

지금 내가 누리는 당연함을 돌아보자. 

아내, 아이들, 어머니

팔, 다리, 몸

아직 돌아가는 머리

파트너사

고객

인연이 이어진 사람들

집 앞 편의점까지


언젠가 다 사라질 거다. 그래서 지금 소중히 여기고 감사해야겠다. 


지금 걷는 이 길
감사하며 걸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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