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시
떨어진 꽃을 밟지 않는 섬세함이 좋았다.
다 끝나버린 봄일지라도
잊지 않고 간직해 주려는 것 같아서
무더운 비를 피하지 않는 대담함이 좋았다.
요동치는 여름의 하늘 아래서도
그 올곧음은 고개 숙이지 않을 것 같아서
마른 낙엽을 집어드는 다정함이 좋았다.
부서질 듯 연약한 가을이 지나는 길목을
그대로도 괜찮다, 위로해 주는 것 같아서
깨끗한 눈을 지나치는 무심함이 좋았다.
제 아무리 화려한 겨울일지라도
그 눈이 보는 곳이 오직 한 곳이라는 걸
알 수 있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