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카페 안에서 유학생 신분이 탄로 나다

by Amour Seo

평화로운 오전, 조이에게 아침 인사를 건넸다. 휴일이라 더 밝아진 조이는 미소를 지으며 오늘은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해 물어봤다. 나는 망설임 없이 다운타운에 갈 예정이라고 대답했다. 그 얘기를 들은 조이는 “오늘도?”라는 표정을 지었다. 나는 그에 맞서 “오. 늘. 도.”라는 몸짓의 신호를 보냈다. 약간의 정적이 있은 후 우리는 동시에 웃었다. 그리고 시간을 확인한 나는 서둘러 문 밖을 나섰다.


목적지에 도착하자 신경이 곤두섰다. 거리엔 여러 부류의 사람들이 있었다. 어린아이를 데리고 나온 부부들, 데이트를 즐기러 나온 연인들, 그리고 한눈에 봐도 어설픈 티가 나는 우리 유학생들. 각자의 역할에 맡게 충실히 살아가는 사람들은 빅토리아 교통의 요지인 더글라스 스트리트를 걷고 있었다.


계절에 따라 옷을 갈아입는 버스 정류장을 지나 고번망 스트리트에 도달했다. 영국 풍의 건축물이 줄지어 있는 그곳은 관광객과 시민들이 한 물결을 이루고 있었다. 우리는 그 사이로 번쩍이는 가게에 시선을 집중했다. 우유맛 아이스크림에 액체 초콜릿을 묻혀 손님들에게 나누어주는 직원이 바쁘게 움직였다. 멀리서 그 진귀한 광경을 지켜보던 친구들은 한 걸음씩 다가가다 결국 줄지어 서있는 손님3,4,5가 되었다.


쓰레기통 옆에서 연초를 태우던 선글라스의 직장인과 큰 가방을 등에 얹은 꼬마아이가 그날은 보이지 않았다. 외로운 등굣길에 빅토리아 이야기의 조연이 되어준 그들. “휴일이라 그들도 쉬겠어야겠지”라는 당연한 생각이 들었다.


빅토리아 사람들은 휴일에 브런치를 즐겨 먹었다. 그래서 주말이 되면 거리에 테이블을 둔 브런치가게가 문정성시를 이루었다. 우리는 현지인인 듯 위장하여 유명한 브런치가게에 들어가 그럴싸한 모습으로 음식을 즐기려는 계획을 구상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꽤나 귀여운 발상이었다. 콰드라 스트리트를 따라 내려온 우리는 푸른색 간판을 발견했다. 굳이 글씨를 안 읽어도 색으로 알아차릴 수 있는 카페에 내가 먼저 앞장섰다.


줄을 선지 삼십 분쯤, 종업원으로부터 들어오라는 신호를 받았다. 큰 기대감을 갖고 매장 안으로 들어섰다. 내부의 첫인상이 나쁘지 않았다. 약간 보드게임카페스러운 분위기의 인테리어를 둘러보고 메뉴판을 들여다보았다. 오래전부터 에그베네딕트가 맛있다는 소문을 들은 나는 고민할 것도 없이 그 음식 사진을 가리켰다. 다른 친구들도 같은 얘기를 들었는지 그것으로 두 개 더 달라는 주문을 했다. 그렇게 테이블 위에 두 덩이의 에그베네딕트를 담은 접시가 각자 앞으로 올라왔다.


노오란 브런치 앞에서 우린 동시에 핸드폰 카메라를 들이댔다.


‘찰칵’


아차 싶었지만 이미 늦은 상태였다.

자동반사적으로 나온 그 행동에 이미 주변 사람들은 우리가 누구인지 알아채고도 남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