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처음 본 그날
당신으로부터 눈을 떼기 어려워
뒷자리에 조용히 앉아
얼마인지 모르는 긴 시간을 기다렸다는 것을
당신은 알고 있을까요
숨죽여 기다린 끝에
당신이 나를 향해 입을 열었을 때
나는 귀 기울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마음의 거리가 조금은 가까워진 무렵
그대의 두 눈동자에 비친 나의 모습이 부끄러워
어쩔 줄 몰랐습니다
행여나 나의 진실을 그대가 알아버릴까
둘러대고 둘러댔던 속마음을
이제는 어떻게 하면 그대가 알아챌 수 있을까
이리 표현해 보고 저리 표현해 봅니다
네 번의 계절이 지나
또다시 푸른 하늘 밑에서
우리가 서로의 물감으로 칠해졌던 순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나는 스쳐가는 인연의 끝을 붙잡고
새로운 도화지를 위에
그대라는 색을 흩뿌려 나의 세상을 물들게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