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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한평 Apr 02. 2018

너는 독특한 입맛을 가지고 있었다

사라지지 않는 후회에 대해서

너는 독특한 입맛을 가지고 있었다.


그 수많은 커피의 종류 중에

너는 꼭 그것만 주문시키곤 했다.


원두의 진한 향이 담긴 것 같지도 않고,

마냥 달지도 않은 그런.


사람들의 선택을 받지 못해

곧 사라져버릴 것 같은 메뉴였는데

너는 항상 이것의 가치를 이야기하곤 했다.


나에게 그 커피는 오롯이 너였다.


네가 떠난 지금에서야

그 커피를 사랑하게 되었지만,


네가 없이 남아있는

이 커피의 향이 어떤 의미를 가질까.


후회는 그렇게 진하게 남아서

사라지지 않는다.


함께 누릴 수 있는 시간이

이미 끝나 버린 다음이니까.


박한평 에세이

<허공에 흩어진 이별의 기록>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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