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의 삶을 나누던 그 순간들에 대해서
모든 게 주저앉은 관계의 끝에서
내 머릿속을 사로잡는 궁금증들은
지독할 만큼 온통 너에 대한 것들이다.
옷은 따뜻하게 입었을까.
밥은 잘 먹고 있을까.
오늘도 야근인 걸까.
불은 끄고 잠이 든 걸까.
긴 하루의 끝에서
서로의 삶을 나누던 그 순간들.
물어볼 수 없는 상황이기에
답답해서 죽을 것 같지만,
모든 게 끝난 이 순간에도
나는 여전히 너의 일상이 궁금하다.
그런 평범했던 이야기들이.
박한평 에세이
<허공에 흩어진 이별의 기록>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