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주는 것의 두려움에 대해
당신을 만나고
난 망가져 버린 게 아닐까.
누군가에게
의심 없이 모든 것을..
내 마음을 주는 일이
불가능해져버렸으니까.
나는 새로운 사랑을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지금의 나는..
새로운 누군가에게
마음이라는 걸 줄 수 있을까?
두려움과 걱정, 불안으로 가득했던
그 과정을 한 번 더 이겨낼 수 있을까..
당신과의 시간들을
후회하고 있는 건 아니야.
다만 또 한 번 아플 자신이 없을 뿐.
박한평 에세이
<허공에 흩어진 이별의 기록>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