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세명인 워킹맘의 힘든 사례를 들기는 했지만 아이가 하나여도 난감한 일이 많기는 마찬가지이다. 워킹맘으로서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아이 엄마의 입장도, 옆에서 보는 동료의 입장도 되기 때문에 모두의 상황이 이해된다.
직장도 중요하지만 내 가족을 이루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계획한 대로 아이 갖기를 원하지만 직장에서의 상황이 따라주지 않으면 아이 갖기를 포기하기도 하고, 반대로 직장을 포기하기도 한다. 낳고 나서 기르는 동안에도 수십 번씩 힘든 상황에 마주친다. 아이가 아플 때, 아이 돌봐주는 사람이 아플 때, 돌발 상황이 생길 때 등등.
탁아 시설이 믿음직스럽다면, 정확한 시간에 퇴근하여 아이를 찾아오는 일에 문제가 없다면, 출퇴근 시간에 유동성이 있어 탁아 시설이나 보육자와 시간 관리가 잘 된다면, 그럼 좀 나을 것도 같다.
한편으로 출산휴가나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직원의 동료로서의 입장도 쉽지만은 않다. 아무리 출산하는 동료와 친분이 있고 그들을 응원해도, 막상 내 눈앞에 밀려오는 일들이 많아지는 것은 달가울 수가 없다. 아이 때문에 동동거리는 동료직원이 안쓰러운 것과 그 일을 내가 추가로 맡아야 하는 부담은 별개의 감정이다.
특히나 아이가 없는 사람들이나 맞벌이를 하지 않은 남자 직원들은 보상 없는 일을 덤으로 맡는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불평한다해도 그들을 비난할 수는 없다.
회사의 입장도 이해가 간다. 입사 시에 성별을 차별하지 않고 채용하는 것이 최근 추세이고 대부분 그렇게 하고 있지만 막상 입사한 직원이 바로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으로 1년을 쉰다면 그 타격은 회사가 고스란히 맡을 수밖에 없다. 당장 사람이 필요해서 뽑았는데 또 공백이 생기는 것이다.
그에 대한 답이 무얼까, 누구도 물어보지 않았는데 혼자 생각해보곤 한다.
공백을 메우기 위해 임시로 대체 인력이 투입되면 되긴 한다. 그러나 그 자리에 수개월만 채용 가능한 인력이, 그것도 딱 그 업무에 적합한 인력이 얼마나 되겠는가. 그건 둘째 치고라도 현재 국내에서 그런 제도를 제안만 하더라도 현실감각 없다는 말을 듣기 딱 좋을 것이다. 한 사람이 회사에서 맡고 있는 일이 너무 대체 불가능한 수준인 것도 문제라면 문제일 것이다.
탁아시설, 정시퇴근과 출퇴근 유연제, 공백 인력의 임시적 충원, 재택근무 활성화, 개인 업무 로드의 조절 가능성, 이 정도의 조건이 충족되면 육아와 직장의 병행이 좀 수월해질 것인가.
제도와 사회적 인식, 인프라, 당사자의 마인드 등 많은 것들이 뒷받침되는 데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다. 그동안 잘 버텨낼 나와 동료들을 응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