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부모의 하루는 자식의 미래가 된다, 부지런한 삶

늦잠 없는 박기사

by 춘춘
아버지는 아버지에게 주어진 여건 안에서 최선을 다했다. 나에게 그 어떤 잔소리도 하지 않고 삶을 정성껏 사는 법을 보여주었다.

나는 요즘 주말 새벽에 일어나 드라마를 니다.

평일은 일정이 빠듯해서 한가롭게 드라마를 볼 여유가 없으니까요. 주말 낮 시간은 아이와 가족과 보내야 하기 때문에 나 혼자 놀 시간이 필요해 주말에도 일찍 일어납니다.


아빠도 그랬습니다. 아빠는 휴일에 늘 새벽같이 일어나 있었니다.

아빠의 휴일은 극히 드물었어요.
"이번 주는 아빠 쉬는 날이다"
아빠가 공지하면 나와 동생은 특별한 계획도 없으면서 두 팔을 번쩍 들고 펄쩍펄쩍 뛰며 좋아했습니다.

트레일러 운송은 지방 출장이 잦았으니 아빠의 부재가 익숙했어요.
주말을 아빠와 함께 보낼 수 없는 것이 아쉽기만 했고 아빠는 왜 주말에도 꼭 일을 해야 하는지 야속하단 생각을 자주 했습니다


어른이 되고 보니 그 시절 아빠는 한 달에 한 번의 휴일도 누리기 어려웠던 팍팍한 날들을 보내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가끔씩 맞은 소중한 휴일에 아빠는 늦잠을 자는 일이 없었어요.

아빠가 집에 계시는 일요일에 느지막이 일어나 보면 언제나 벌써 일어나서 책을 읽거나, 자신의 물건을 놓아두는 자리 주변을 치우고 있는 아빠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무엇인가를 정리하면서 그 굵고 투박한 손으로 물건들을 탁탁 치고 쓱쓱 쓰다듬고 그랬는데, 또 그 모습이 다부지고 평화로워 보였습니다.
물론, 그 치우는 본새나 결과물이 엄마의 마음에 썩 들지 않아 잔소리를 듣긴 했지만.


조금 자랐을 때, 휴일이 거의 없는 아빠가 힘들지 않을까 궁금했습니다.

"아빠, 안 피곤 해? 모처럼 쉴 때마다 왜 이렇게 일찍 일어나?"

"노는 날이 얼마나 아깝냐. 잠으로 다 써버리면 너무 아까워서 새벽에 반짝 눈이 떠져."


그 얘기를 들어서일까?

나도 주말엔 새벽같이 일어납니다. 오히려 평일보다 더 빨리 일어나고 싶어져요.

혼자만 보고 싶던 드라마도 한편 보고, 평일에 못 읽었던 책도 읽으며 아늑한 시간을 보냅니다. 아빠의 쉬는 일요일 새벽도 이런 기분이었을까요?


가끔 생활이 흐트러질 때가 있습니다.

그런 날은 느긋하게 흘려보내기도 하지만 결국 나의 뒷모습을 보며 내 아이도 자란다는 생각에 마음을 다잡습니다.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정성스러운 삶이 내 아이에게도 전해지기 바라면서.

혼자 일어나 맞는 새벽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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