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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춘춘 Feb 25. 2021

나, 공감능력 없나 보다.

<유세미의 직장수업> '공감능력 키우는 법'을 듣다가 깨달았다.


공감능력이 뭘까?

나는 울기도 잘하고 남의 일에 감정 이입도 잘하니까 공감능력이 좋은 사람이라고 막연히 생각했었다.

유세미 선생님의 유튜브 강의 <유세미의 직장수업> 중 '공감능력 키우는 법'을 듣다가 불현듯 깨달았다. 나, 공감능력 없나 보구나.


강의에서 공감능력을 키우기 위해 하지 말아야 할 세 가지를 들었다.

1.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지 마라.

2. 자기 의견을 함부로 말하지 마라.

3. 상대의 감정을 무시하지 마라.


보통 자기 계발 강의에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이렇게 하세요'라는 말을 들으면 주변에 그런 행동을 자주 하는 인물들이 떠오른다. 그런데 이 편에서는 안될만한 짓을 하고 있는 내 모습들이 떠올랐다.




첫 번째 사례,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지 마라.


동료가 요즘 업무가 몰려와 힘들다는 이야기를 한다. 원래 하던 일도 있는데 자꾸 얹어지는 일 때문에 정신이 없다고 말한다. 특히 아이가 어려서 야근할 상황이 못되는데 일을 마치지 못하면 무능하게 비치는 것 같아서 심적 갈등도 느껴진다는 고민을 토로한다.


그 얘기를 들으며 아, 이 사람 지금 힘들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위로를 하고 싶은 나머지 내 이야기를 늘어놓기 시작한다.

"아, 나도 그랬어, 지난주에는 갑자기 들어온 의뢰 건들 때문에 정신이 하나도 없었어. 야근을 며칠 하다 보니까 갑자기 피해의식까지 느껴지더라고......"

한참을 얘기하고 티타임을 마무리하고 보니 뭔가 마음이 찜찜하다. 얘기를 들어주러 가서 내 하소연만 잔뜩 늘어놓고 온 기분이다.


저 사람이 내 얘기에 위로를 받았을까?

자기 힘들다고 말하고 있는데 '나도 힘들어'라는 말이 무슨 위로가 됐겠는가.


상대가 힘든 점을 말할 때 '뭐가 힘들다는 거지? 별로 하는 거 없는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든다면 그냥 가만히 있게 된다. 그런데 '아, 정말 힘들 것 같아. 이해가 가네.'라는 생각이 들면 그 또한 가만히 듣고 있으면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뭔가 도와주고 싶어서 주절주절 위로의 말을 건네기보다는 내 마음이 시키는 대로 "아, 당신 정말 힘들었겠다."라고 솔직히 반응해 주면 될 일이었다.




두 번째 사례, 자기 의견을 함부로 말하지 마라.


손재주가 좋은 친구가 있다. 친구는 예전에 빵집을 했었는데 케이크 하나를 만들어도 센스가 남달랐다. 지금도 조그맣게 활동을 하고 있는데 좀 더 활발하게 사업을 하지 않아서 내심 안타까웠다.

그 친구를 만날 때마다 친구의 재능이 아까워 말하곤 했다.


"너 인터넷 사업이라도 해라, 서울 쪽으로 나와서 가게 차리기 힘들면 인터넷으로 해, 요즘 다들 인터넷으로 하잖아. 그리고 아무리 돌아다녀봐도 너보다 예쁘게 하는 사람 보기 힘들어. 아까워."

내 딴엔 친구의 재능을 칭찬하고 싶었고, 용기를 북돋워주고 싶어서 한 말이었다.


"나도 하고 싶지~. 그게 좀 그래..."

늘 얼버무리던 친구 얼굴이 떠올랐다.


지금 생각해보니 가까운 친구지만 그 친구의 집안 형편을 속속들이 아는 것도 아니면서 주제넘은 충고였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인터넷으로 사업들 하는 것, 자기가 만든 것들이 반응이 좋다는 것을 그 친구가 나보다 몰랐을 리가 없다.

의견을 물어본 것도 아닌데 상처를 건드린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 번째 사례, 상대의 감정을 무시하지 마라.


아이가 밤에 물 뜨러 가기 무섭다고 한다.

"뭐가 무서워, 하나도 안 무서워."

어이가 없다. 무섭다는데 뭐가 안 무서워?


"엄마, 이 책 진짜 읽기 싫어. 재미없어."

"이 책이 왜 재미없어? 이거 정말 재밌는 거야. 초등학생들한테 진짜 인기 있대."

나는 재미없다니까 왜 남 얘기하는데?


"병원 가는 게 뭐가 심란해? 그냥 갔다 오면 되지. 미리 걱정하지 마."

그걸 몰라서 그러겠어? 걱정이 안 하려고 한다고 안되나?


"팀장님이 저러실 때마다 진짜 듣기 싫어요. 완전 밤에 자다가도 생각나요. "

"짜증 내봤자 당신만 손해야. 그냥 그러려니 해."

누가 짜증내면 나만 손해인 거 모르나? 나는데 어쩌라고?




생각해보면 무심코 던지는 말들이 남에게 도움이 되는 경우보다는 상처가 되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


오늘부터는,

상대방이 얘기할 때 집중해서 듣고, 이해가 가면 고개를 끄덕끄덕 해봐야지.

상황을 모르면서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함부로 충고하지 말아야지.

"어~ 그럴 만 해."

"나 같아도 그럴 거 같아."

"아 그래... 맞네. 그럴 수도 있겠다."

누군가의 감정은 감정 그대로 인정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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