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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서율 Sep 04. 2023

좋아요는 평가가 아닌 취향입니다.

우스운 좋아요 세상

대학원 논문 포스터 발표대회가 있었다. 자신이 연구하고 픈 주제를 연구 계획서 양식으로 작성하여 포스터 형식으로 붙여 '좋아요' 하트 스티커를 학생들이 붙이는 형식의 발표대회이다. 교수도 학생들도 모두 참여하는 대회라 학교의 전통 이자 연례행사 같은 것이었다. 문제는 좋아요를 많이 받은 연구주제도 있었지만 하나도 받지 못한 연구주제가 있었다. 좋아요를 받지 못한 교수님은 눈물을 흘리셨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듣고 조금은 웃프면서도 씁쓸했다. 누군가의 연구물이 좋아요 스티커로 평가되는 현실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우리 모두 '좋아요 세상'에 살고 있다. 영국 드라마 블랙미러 '추락'속 세상처럼 소셜 미디어 점수로 모든 것이 결정되는 세상. '좋아요'로 쌓은 점수로 나눠진 계층 이야기는 현실이기에 더욱 와닿는다. 소셜미디어로 만들어진 셀럽은 사회의 엘리트 계층이며 집이며 자동차, 연금 등의 부를 누리는 세상은 영화가 아닌 현재의 세상이다. 자영업자의 성적표는 배달어플의 별점이며 한 사람에 대한 평판은 팔로워 숫자가 되어버린 세상. 우리의 현재 모습.


한 인기 소셜미디어는 '좋아요'버튼만 있고 '싫어요'버튼은 없다. 문득 이것에 대해 의문이 든다. '좋아요'를 받지 못한 게시물은 은연중에 '싫어요'를 뜻하는 걸까?라는 생각마저 든다. '좋아요'가 없는 게시물은 게시물로서의 가치가 낮고 저평가될 수 있다는 뜻인가?


팔로워는 돈으로 매겨지는 가치가 되었고 게시물의 좋아요는 거래가 되었으며 소셜 미디어는 커다란 광고가 되었다. 이것이 꼭 나쁘다는 걸 말하고자 하는 건 아니다. 현실이 조금 씁쓸할 뿐이다.


하지만 단 하나, 기억해야 할 사실은 '좋아요'는 평가가 아닌 '취향'일 뿐이다.

사람들의 공감과 취향을 얻는 것도 재능임을 확실하다. 하지만 이것에 치우쳐 사람의 모든 것을 평가하지는 말자.


조금은 비판적으로 생각해 볼 필요성이 있는 '좋아요 세상'


당신은 오늘 '좋아요'를 몇번 눌렀으며 몇개나 받으셨나요? 그리고 그것이 당신에게 영향을 주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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