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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s Sep 27. 2022

사진을 전공한 사람의 글쓰기

사진에 글로 순간을 글로 기록한다는 것

'찰칵'

사진을 촬영한다는 건 매우 쉽다. 화면을 바라보면 자동으로 초점이 맞춰진다. 사람을 촬영할 경우에는 얼굴까지 인식되고, 내가 원하는 곳을 터치하면 그곳에 맞춰진다. 몇십몇백분의 1초의 빠른 시간에 사진이 촬영된다. 여행지에서 행복한 순간을 기록하기 위해, 가족과 연인, 친구들과의 소중한 시간을 기념하기 위해, 내가 좋아하는 무언가를 사진으로 간직하기 위해, 업무를 위해, 증거를 남기기 위해, 우리는 끊임없이 사진으로 기록을 남긴다. 쉽고 빠르게 말이다.


일 때문에 사용한 카메라, 다 합치면 5천만 원이 넘지만 아쉽게도 내 카메라는 없다.

나의 첫 디지털카메라는 200만 화소에 불과했다. 가격도 꽤 나갔지만, 어딜 가도 늘 갖고 다니며 친구들이나 풍경을 사진으로 기록했고, 어쩌다 다 우연히 잘 나온 사진을 보면 뿌듯했다. 여기에 수동 필름 카메라까지 싸게 구입하였고, 흑백 컬러 할 것 없이 여러 필름을 경험하면서 사진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좀 더 전문적으로 공부해보고 싶었고, 단순히 기술적인 방법보다, 내가 생각한 것들을 어떻게 사진으로 좀 더 잘 기록하고 표현할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이 궁금했다. 몇 번의 시도 끝에 어느 대학의 사진학과에 입학할 수 있었다.


늘 보던 아침 출근길. 지금은 이직을 하고 이사도 하여 더 이상 볼 수 없는 출근 길

사진을 처음 촬영하고 지금까지 약 20여 년이 흘렀다. 도시나 자연, 그리고 여러 공간에서 내가 생각하는 것들을 시각화하고, 거기에 내 감정을 담아 기록하고 표현하는 방법들을 기계적으로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글이라곤 이메일과 제안서품의서가 다였던 나에게 내 상각을  쓰는  쉽지가 않다. "사진쟁이는 사진으로 말한다." 사진을 하는 사람들은 간혹 이런 이야기를 하는데 사진으로만 말하고 싶지는 않았다. 회사원이 된 지 약 10여 년무심코 시작했던 나의 출근, 외근, 퇴근길의 풍경 기록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여기에 회사원인 내 생각과 이야기를 덧붙여보려고 한다. 그동안의 회사생활에 숨겨왔던 다양한 감정 사진과 함께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다. 겨울에도 햇살만큼은 따뜻했던 어느 아침 출근길에 내가 생각했던 이야기들, 외근을 떠나거나 퇴근할 때의 가벼운 마음과 발걸음에 느꼈던 감정들을 더욱 많은 사람과 나누고 싶.


사진을 전공한 회사원의 글쓰기를 새롭게 시작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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