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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s Oct 04. 2022

사진을 전공한 회사원의 사진들 1

라이카 스토어 현대백화점 판교 인테리어 사진

회사에서 있어 사진을 전공한 사람은 아주 요긴한 '도구'다. 나는 사진을 전공한 회사원으로서 10여 년 동안 간단한 촬영부터 영상까지, 제품부터 행사까지 많은 것들을 촬영해왔다. 가장 최근에 회사의 현대백화점 판교 매장이 새롭게 오픈했다. 10여 분 안에 촬영을 마친 사진들이고 급하게 편집을 했지만 결과물이 나쁘지 않아 올려본다.

카메라는 라이카의 SL2와 16-35mm 렌즈로 촬영했다. SL2는 4,730만 화소 풀프레임 센서로 높은 품질의 높은 품질의 촬영은 물론, 라이카만의 색감을 아주 정밀하게 사용할 수 있어서 좋다. 16-35mm 렌즈는 인테리어 사진에 있어 아주 중요한 렌즈이다. 좁은 공간에서도 널찍하게, 전체적인 실내 공간을 촬영할 수 있고, 일반적으로는 35mm보다 높은 초점거리를 사용할 일이 많지 않다.


인테리어 사진의 가장 기본은 정면 사진이다. 수평과 수직이 정확히 프레임에 일치해야 하고, 촬영에 일부 제한이 있어서 수평 수직을 잡기 어렵다면 포토샵을 통해 해결하면 된다. 사진 촬영 시 최대한 잡아줄 수 있는 선에서 잡아준 후 편집을 통해 디테일하게 보정하는 것이 가장 좋다. 사진의 높이는 보통 아이레벨보다 살짝 낮게, 약 160~170cm 사이에서 촬영했다.


아쉽게도 앞 매장이 벽으로 막혀있어 충분한 거리가 나오지 않아 매장 전체를 정면으로 담을 수 없었다. 16-35mm 렌즈를 써도 일부밖에 나오지 않아 좌-우에서 사선으로 촬영했다. 앞 매장이 임시매장이기 때문에 향후에 앞 매장이 철수하면 그때 다시 추가로 촬영이 필요할 듯하다.


인테리어 사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제품 진열과 청소다. 모든 세팅이 완벽하게 되어 있어야 하며 군더더기 없이 청소나 집기 배치가 완벽하여야 한데, 다행히도 미리 세팅이 완료되어 있었고 손쉽게 촬영할 수 있었다. 간혹 촬영 후 놓치는 경우, 다시 촬영하기도 하고 간단한 것들은 포토샵 편집을 통해 세팅을 하기도 한다.


인테리어 정면을 사진 한 장에 담을 수 없어 매장으로 살 짝 들어와 일부만을 정면으로 촬영했다. 보통 인테리어를 촬영하게 되면 사진에 직선들이 많이 보이게 된다. 이 선들을 따라 프레임과 수평 수직을 맞춰주어야 하는데, 이때 삼각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실내 촬영이라 어둡기도 하고 조리개도 f8 이상으로 세팅하기 때문에 셔터스피드가 느려지기 때문이다. 손으로 들고 촬영을 하게 되면 흔들릴 수밖에 없기 때문에 튼튼한 삼각대를 사용하여 흔들림 없이 촬영될 수 있도록 고정해주어야 한다. 또한 볼헤드 삼각대보다는 3-way 삼각대가 정교하게 세팅하기 좋고, 나 역식도 이 방식을 선호한다. 브랜드와 소재에 따라 굉장히 고가의 삼각대가 존재하고 나는 입시 때 산, 거의 20년이 된 알루미늄 삼각대를 아직도 사용하고 있다.


이명호 작가의 사진이 매우 돋보이는 갤러리 공간이다. 학교 선배이고, 학생 시절 수업을 들은 적은 없지만 다른 학년 수업 때문에 몇 번 마주치고 인사드린 적이 있었고, 얼마 전 회사 행사로 인사드리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즐거웠다. 사실 어느 회사에서든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일들은 많지 않다. 무엇이든 일로 엮이면 여러 상황들이 복잡해지고, 아무리 즐거운 프로젝트라 하더라도 쉽게 지치기 때문이다. 업무가 아니라 나와 비슷한 생각과 성격의 사람들을 만나, 업무 때문이 아닌 개인 대 개인으로 상대방을 알아가는 것은 꽤나 즐거운 일이다. 일을 하다 보면 다양한 작가 분들을 만날 수 있었다. 어떤 회사에서도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지금의 회사에서 느끼는 가장 큰 즐거움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아무튼 무언가 구체적인 것들이 놓인 공간의 사진을 촬영하는 것은 화면 구성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사진처럼 굉장히 정교하고 다양한 정보가 담긴 화면을 사진으로 기록하는 것은 구성이 까다롭다. 좌-우의 여백이나 화면 배치가 최대한 안정적으로 배치를 하고 촬영한다. 위 사진은 유리벽 뒤로 보이는 공간이 간결해서 좋지만, 화면 배치의 경우 아래가 좀 더 안정적이다. 둘 다 좋기도 좋은데 아쉬움이 남는 사진이다.


인테리어 사진의 가장 큰 목적은 기록이지만 그 사진은 오랫동안 사용된다. 여러 자료를 통해 사내에서 활용되고, 홈페이지나 보도자료 등을 통해 고객들에게 새로운 소식을 알려준다. 특히 매장의 경우 무엇이 바뀌었는지, 얼마나 흥미롭게 바뀌었는지를 알려주어야 한다. 회사에서 촬영하는 사진은 무엇이든 중요하지만, 다양한 채널을 통해 고객들에게 노출되는 사진은 특히 더 중요하다. 전문 상업 사진작가가 아닌 나는 조금 신경이 곤두서고 날카로워진다. 함께 도와준 인턴 직원한테 조금 미안한 감정도 든다.


이번에 새롭게 리뉴얼하면서 가장 중요한 공간은 바로 갤러리다. 여기에 간단한 제품 상담이나 아카데미가 가능한 공간은 이전보다 굉장히 넓어졌다. 그렇기에 이 공간을 사진으로 가장 흥미롭게 표현되어야 했다. 아쉽게도 의자가 해외에서 아직 도착하지 못했다. 보통 기성 집기는 고가의 제품을 활용하는데 오픈 날까지 도착하지 못해 인테리어 업체에서 대여해준 의자가 놓였고, 인테리어와는 어울리지 않아 매우 아쉬웠다. 하지만 곳곳에 자리 잡은 이명호 작가의 작품이 시선을 끌어주어 다행이다. TV의 경우 밝기를 조절해서 자연스럽게 나와야 하는데, 요즘 TV들은 너무 좋아서 그런지 사진이 둥둥 떠있는 느낌을 준다. 보정을 통해 합성을 해주거나 밝기를 적당하게 맞춰주면 된다.


나는 평소에도 수평-수직을 잘 맞춰 촬영하는 것을 좋아한다. 이렇게 촬영되면 안정적인 느낌에서 나오는 힘이 사진에 실린다. 사진을 잘 못 찍는 사람들도 수평-수직에 신경 써서 촬영한다면 썩 괜찮은 사진을 남길 수 있다. 보통 인테리어 사진은 이미 잘 정돈된 공간을 수평-수직을 신경 써서 촬영을 하게 된다. 그렇기에 간단한 편집만으로도 마음에 드는 사진을 촬영할 수 있어 즐겁다. 공간에 대한 정보뿐인 사진이지만, 촬영 중간중간에 결과물을 보면 어딘지 모를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다. 여기에 편집을 통해 좀 더 다듬어진 사진을 보면, '나중에 회사를 퇴직해도 이런 일을 할 수 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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