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 좌절과 성취, 그리고 새로운 길(상)

1. 좌절과 성취

by 다빈사랑

서투른 도약과 두 번의 좌절


백조 생활 110일차 22.06.13 (월)

자료수집, 발표 - 백조의 날갯짓, 그 뒤에 숨은 용기

C님의 발표가 끝나고 박수가 터져 나올 때, 나는 문득 백조를 떠올렸다. 물 위에서는 우아하게 미끄러지지만, 물속에서는 쉼 없이 발을 구르는 그 새처럼, 우리 역시 보이지 않는 곳에서 분투하고 있었다.
“으엉 감사합니다. 저는 부족한 점 많이 느껴서…” 겸손한 답변 뒤로 다시 데이터의 바다가 펼쳐졌다. 경부고속도로 파일 정리, 엑셀 취합, 빅데이터 가공. 낯설고 방대한 작업 앞에서 손끝은 서툴렀지만, 작은 수식이 맞아떨어질 때마다 조그마한 성취감이 피어올랐다.

20년간 익숙한 보고서와 기획의 언어를 내려놓고, 신입처럼 데이터를 정리하는 내 모습이 낯설고도 생경했다. 서투름 속에서만 느낄 수 있는 배움의 맥박이 내 안을 두드렸다.

때로는 좌절이 목까지 차올랐으나, 그 순간마다 팀원의 발표와 격려가 다시 길을 열어주었다.

백조 생활 110일째, 나는 물속에서 쉼없이 발을 구르고 있다. 언젠가 물 위를 우아하게 미끄러질 날이 오리라 믿는다. 하지만 나는 그 희망보다도 지금의 이 서투른 발놀림 자체를 즐기고 싶어졌다.

결국 용기란 완벽히 준비된 뒤에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불완전한 채로도 감히 뛰어드는 힘인지도 모른다.

PS. 당신은 지금까지 쌓아온 익숙한 자리를 내려놓고, 서툴지만 새로운 시작을 선택할 수 있나요?


백조 생활 111일차 22.06.14 (화)

사회적 비용 - 보이지 않는 것들의 무게

43조 3,400억 원. 숫자가 화면에 뜨는 순간 우리는 동시에 숨을 삼켰다.

교통사고로 인한 연간 사회적 비용이 GDP의 2.3%라니! GTX를 7~8개 지을 수 있는 돈이라니.

그동안 뉴스에서 사고를 접할 때마다 “불행한 일” 정도로만 여겼던 내가 부끄러워졌다.

그 거대한 금액 뒤에는 단순한 통계가 아니라, 끊어진 일상과 무너진 가정, 이름 없는 누군가의 잃어버린 꿈이 숨어 있었다. 세부 내역을 따라가자 손실은 더 선명해졌다. 물리적 피해 23조 원, 정신적 고통 20조 원. 숫자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무게였다.

문득 떠올랐다. 사고가 없었다면 함께했던 아침 식탁, 기다리고 있었을 저녁 약속. 그 모든 소소한 순간들이 지워진 자리였다.

그날 밤, 우리는 경쟁하듯 자료를 뒤졌다. “40조가 복지와 교육에 쓰였다면?” 하는 질문은 우리를 더 깊이 몰입하게 했다. 차가운 수치가 뜨겁게 다가오는 순간, 데이터는 더 이상 단순한 분석 대상이 아니었다.

그것은 삶의 조각이었고, 우리가 반드시 바꾸고 싶은 현실이었다.

숫자가 보여준 건 무게였다. 그러나 동시에, 그 무게를 짊어질 용기가 우리에게 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PS. 당신은 사회적 비용에 대해 깊이 생각해본 적 있나요?


백조 생활 115일차 22.06.18 (토)

ADP 실기 - 캐리어를 끄는 사람들

시험장 앞에서 캐리어를 끄는 사람들을 보며 웃음이 났다.

“책 몇 권이면 되겠지”라던 내 안일한 생각은 그 순간 무너졌다. 저들은 이사라도 오는 듯, 책을 가득 실어왔다. 합격률이 100명 중 2~3명이라던 말이 허언이 아니었다.

4시간 동안 모니터 앞에 앉아 씨름했다. 아무리 많은 책을 가져와도, 필요한 코드를 제때 찾지 못한다면 소용없었다. 방대한 기술통계와 머신러닝의 세계 앞에서 나는 작아졌다.

더구나 영타 실력이 발목을 잡았다. 쉼표와 콤마 하나로 오류가 쏟아지고, 시간은 무자비하게 흘러갔다.

시험장을 나서니 차 안에서 4시간을 기다리신 엄마가 반겼다. “시험 잘 봤어?”라는 물음에 멋쩍게 웃으며 답했다. “아니요, 다음에 또 와야 할 것 같아요.” 순간, 마음이 저릿했다.

엄마의 침묵과 기다림은 묵직한 응원처럼 다가왔다.

돌아오는 길에 다짐했다. 다음번엔 캐리어가 아니라, 나만의 코딩북을 들고 오리라.

남의 무기가 아니라 내 손에 익은 도구로 싸우는 법을, 백조 생활 115일째에서야 깨달았다.

PS. 당신은 당신만의 특별한 무기, 노하우가 있나요?


백조 생활 117일차 22.06.20 (월)

시각화 - 오류 속에서 피어난 성취의 기쁨

프로젝트와 인공지능 훈련 과정이 중반에 접어들자 피로가 짙게 내려앉았다. 팀원들 사이에 아픈 이들이 늘었고, V님 역시 다래끼로 병원을 찾으며 잠시 자리를 비웠다.

작은 공백이 주는 걱정 속에서도 남은 이들은 묵묵히 각자의 일을 이어갔다.

나는 C님과 함께 시각화 작업을 맡았다. 탐색적 데이터 분석을 마친 뒤 그래프로 풀어내려 했지만 코드 오류가 끊임없이 쏟아졌다. 영타 실수 하나에도 흐름은 멈췄고, 원하는 그림은 좀처럼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마침내 그래프가 눈앞에 완성되는 순간, 답답함은 단숨에 성취로 바뀌었다. 숫자와 텍스트에 머물던 데이터가 차트 속에서 살아 움직일 때, 세계가 새롭게 열리는 듯했다.

그날 나는 깨달았다. 오류와 좌절은 헛된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나를 주저앉히는 벽이 아니라, 더 단단히 배우게 하는 디딤돌이었다. 비록 작은 성취였지만, 그것이 모여 언젠가 더 큰 길을 열어줄 것이라는 믿음을 품으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PS. 당신은 지금 하는 일에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이 언제였나요?


백조 생활 118일차 22.06.21 (화)

선택 - 갈림길에서 만난 두 개의 길

프로젝트는 막바지를 향해 달리고 있었다. 적합한 분석 모형을 찾기 위해 우리는 회귀분석, 연관규칙분석 등 수많은 논문을 읽고 또 읽었다. “사상자 수 예측 모형 개발”, “사고 심각도 예측 모델 구축” 같은 연구들을 탐독하며 우리 데이터에 맞는 길을 모색했다.

그러던 중 전 직장 조팀장의 전화가 걸려왔다.
“2대 주주가 들어오면서 회사가 크게 흔들리고 있어요. 저, 다른 회사로 이직합니다.”

목소리는 담담했지만, 새로운 시작의 빛이 묻어났다. 전화를 끊고 나니 마음이 무겁게 내려앉았다.

그녀는 과감히 새 길을 택했는데, 나는 여전히 논문과 데이터 속에서 내 선택의 정당성을 증명하려 애쓰고 있었다.

나에게도 제안은 있었다. 다만 조건이 맞지 않아 흘려보냈을 뿐이다. 그러나 부럽지만은 않았다.

20년을 일한 후에야 깨달았다. 잘하는 일은 생존을 보장하지만, 좋아하는 일은 심장을 두드린다.

능력으로 버티는 것과 원하는 일을 찾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118일 전, 나는 다짐했다.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해보자.” 비록 데이터와 수식은 벽처럼 느껴지지만, 사고의 패턴을 발견하는 순간 나는 확신한다. 내 심장은 이 길 위에서 뛴다.

PS. 당신은 지금 어떤 갈림길에 서 있나요?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 그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하고 계신가요?


백조 생활 120일차 22.06.23 (목)

운용사 불합격 - 지나친 욕심의 결과

투자자산운용사 시험 합격자 발표일. 사이트에 접속하는 손가락이 유난히 느릿했다.

결과를 확인하는 순간, 심장이 ‘쿵’ 하고 무너졌다. 불합격. 실패가 처음은 아니지만, 가슴을 파고드는 후회는 여전히 날카로웠다.

두 달 전, 새로운 도전을 향한 조급한 마음으로 급하게 시험에 뛰어들었다. 그렇게 욕심이 화를 불렀다. 투자자산운용사 공부와 함께 주말 파이썬 강의, 매일 충정로 빅데이터 과정까지 병행했다.

학원까지 편도 1 시간 30분, 왕복 3시간을 오가며 몸과 마음은 한계에 부딪혔다.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둘 다 놓친다.’ 속담이 뼈아프게 다가왔다. 과유불급, 지나친 욕심은 결국 나를 좌절로 이끌었다.

하지만 삶은 좌절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같은 날, 프로젝트 중간발표와 평가가 기다리고 있었다. 다른 팀의 냉정한 점수에 순간 흔들렸지만, 팀원들의 서로를 격려하는 따뜻한 말이 나를 일으켰다.
“C님, 안정적인 톤으로 발표해줘서 고마워요.”, ”우린 최선을 다했잖아요!”
그 말들이 무너진 마음을 다시 세웠다.

괜찮다, 넘어졌지만 주저않지 않았다. 이 좌절은 끝이 아니라 다음 도약을 위한 디딤돌이다.

욕심을 덜어내고, 더 단단히 준비해 새 길을 걸어가리라.

PS. 당신은 지금 어떤 좌절을 디딤돌로 삼아 나아가고 있나요?


연대의 힘과 선택의 확신


백조 생활 121일차 2022.06.24 (금)

700 순항 중 - 함께 웃고, 함께 넘어서다

프로젝트에 매달린 지 어느덧 3주째. 변수 정리에서 출발해 과적화물 연관 규칙, 알고리즘 비교까지—랜덤포레스트, 다항 로지스틱 회귀, LightGBM, 의사결정나무를 넘나들며 낯선 데이터의 바다를 항해했다.

때로는 버그 앞에서 멈췄지만, 곧장 팀원들의 피드백이 오가며 길이 열렸다.

“J님이 하신 랜덤포레스트로 과적합이 잡혔어요!”
“의사결정나무는 정확도가 더 높네요!”

이렇게 웃음 섞인 목소리가 오갈 때마다 좌절은 성취로 바뀌었고, 화면 앞의 긴장감은 환한 미소로 풀려났다. 문득 지난 시간이 스쳤다. 혼자 끙끙거리며 문제를 붙잡던 밤들, 답답함에 모든 걸 포기하고 싶던 순간들. 그때는 외로움이 나를 짓눌렀다.

그러나 이번엔 달랐다. 나의 빈틈을 메워주는 동료가 있었고, 서로의 손길이 모여 불가능 같던 문제를 풀어냈다. 외로웠던 싸움이 ‘함께하는 기적’으로 변한 순간이었다.

그날 마음속으로 고백했다. ‘고마워, 외롭지 않게 해줘서.’

알고리즘보다 더 큰 힘은 결국 사람에게서 나온다.

좌절 속에서도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건, 내 곁을 지켜주는 이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PS. 당신은 좌절의 순간, 곁을 지켜주는 동료에게 진심을 전해본 적이 있나요?


백조 생활 124일차 22.06.27(월)

특별 강연 - 현실의 무게와 도전의 의미

안쌤이 마련한 특별 강연은 다시 한번 나를 현실과 마주하게 했다.

무대 위에는 인공지능을 공부해 금융업계에 진입한 선배들이 서 있었다. 어린 수강생들은 눈을 반짝이며 그들의 이야기를 따라갔지만, 내 눈에는 아직 사회 초년생인 사원·대리급의 젊은 친구들일 뿐이었다.

그들은 현장의 생생한 경험을 솔직하게 풀어냈고, 학생들의 질문에도 성심껏 답했다.

가장 많이 나온 화두는 연봉과 처우였고, 그 대답은 냉혹했다. IT로 전향해 다시 시작한다면 내 연봉은 금융권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순간, 내 마음은 서늘해졌다. 저들은 모두 내가 내려놓은 자리를 꿈꾸며 달리고 있는데, 정작 나는 왜 그 자리를 포기했을까. 나의 선택이 무모한 도전, 혹은 도박처럼 보일 수도 있겠다는 불안이 엄습했다.

강연장을 나서는 발걸음이 무거웠다.

그러나 곧 깨달았다. 불확실성 속에서 흔들리더라도, 내가 원한 길을 선택했다는 사실만은 분명하다는 것. 그 진심이야말로 앞으로 내 발걸음을 지탱해 줄 유일한 힘이 될 것이다.

PS. 당신은 희망과 도전이 부정당한 순간을 경험한 적이 있나요? 나이, 성별, 혹은 배경 때문에 거절당했을 때, 당신은 어떤 선택을 했나요?


백조 생활 125일차 22.06.28(화)

국토부 접수 - 메타버스 도전까지, 판을 넓힌다.

국토부 데이터 활용 경진대회에 ‘하이브리드’라는 이름으로 최종 보고서를 제출했다. 내연기관과 전기를 아우르는 단어에서 따온 팀명은, 분석 알고리즘의 결합인 동시에 서로 다른 세 사람이 힘을 모아 하나의 결과물을 완성했다는 상징이기도 했다.

참고 문헌까지 정리하며 마지막 장을 덮었을 때, 우리는 짧은 눈빛을 나누며 뿌듯함을 맛보았다.

하지만 그 기쁨에 오래 머물지 않았다. 승냥이가 사냥감을 좇듯, 곧장 또 다른 무대로 몸을 던졌다.

이번에는 메타버스 개발 경진대회였다. V님이 대회 관련 소식을 전하자, 망설임조차 없이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불과 몇 시간 만에 개발 계획서를 쓰고, 새 멤버 한 명을 받아들였다.

MBTI ‘E’ 3명과 ‘I’ 1명의 조합에서 착안해, 우리는 ‘E3한 나라의 아이(I)’라는 이름을 지었다. 이름만큼이나 분위기는 경쾌했고, 무엇이든 해낼 수 있을 듯한 기운이 감돌았다.

돌이켜보면, 우리는 좌절과 성취 사이를 쉼 없이 오가며 자라나고 있었다.

실패가 두렵지 않았던 건, 도전하는 순간만큼은 스스로 빛나고 있음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PS. 당신은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으로 뛰어들어 본 적이 있나요?


백조 생활 128일차 22.07.01(금)

2등 수상 - 작별과 감사, 인연의 무게.

지하철 시위로 출근길이 막힌 채, C님의 다급한 메시지가 울렸다. “1시간째 지연 중이라 언제 갈지 모르겠어요! 저… 지각이에요.” V님은 “증명서 뗄 수 있다고 했으니 걱정 마세요. 천천히 오세요!”라며 다정하게 답했다. 덕분에 긴장된 공기가 조금은 누그러졌다.

9시, 메타버스 경진대회 설명회가 가상 공간에서 시작되었다. 하나둘 입장하는 캐릭터들, 글로벌 기업의 협찬, 무려 2억 2,900만 원의 상금 발표. 열기가 뜨거웠다.

대회 설명회가 끝나고 나서야 C님이 도착했고, “HYBRID, 교통안전 대한민국–모범화물차제도”를 완벽히 발표해내며 우리의 프로젝트가 무대 위에 올랐다.

그 성과는 2등, KFC 2만 원 상품권으로 돌아왔다. 작은 보상이었지만, 땀과 노력이 담긴 결실이었다. 국토부 데이터분석 대회에서도 좋은 예감이 스쳤다.

시상식을 끝으로 안쌤과의 이별이 찾아왔다. 한 달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수강생들은 십시일반 마음을 모아 꽃다발과 선물을 준비했다. 장발이 멋진 선생님께 드린 헤어용품, 의외로 마음에 들어 하셨다. 웃음 속에서 기념사진을 남기며 각자의 길로 돌아섰다.

PS. 당신의 수많은 인연 중에, 끝내 마음에 오래 남아 이어지는 관계는 얼마나 되나요?


백조 생활 135일차 22.07.08 (금)

홈파티 - 여름밤 옥탑에서 싹튼 우정

무더운 7월의 한여름 밤이었다. 처음 만났을 때만 해도 점심조차 따로 먹던 우리는, 어느새 매일 밥을 함께하는 사이가 되어 있었다.

유일한 장발의 친구가 옥탑방으로 초대했을 때, 우리는 가는 길에 음식과 웃음을 담아 들고 올랐다. 옥상 위 작은 테이블에는 각자 준비한 것들이 놓였고, 취미로 칵테일을 만드는 ‘능력자’가 술잔을 채워주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각양각색의 성격과 나이를 가진 사람들이었지만, 그 차이는 조금도 중요하지 않았다. 오히려 같은 목표를 향해 함께 나아간다는 사실이 우리를 하나로 묶었다.

낯선 나를 거리낌 없이 품어준 그들의 따뜻함에 마음은 벅차올랐고, 나는 깨달았다.

친구란 나이가 아니라, 공통된 무언가를 나누며 서로를 이해해 주는 존재라는 것을.

안암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두 시간 동안, 나는 이 인연의 의미를 곱씹었다. 어쩌면 그들의 눈에 비친 ‘나’의 모습 속에서 내가 아직 다 알지 못한 또 다른 나를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 여름밤 옥탑에서의 순간은 단순한 파티가 아니었다.

흔들리던 나를 지탱해준 따뜻한 손길, 그리고 새로운 길 위에서 마주한 우정의 선물이었다.

PS. 당신은 몇 살부터 몇 살까지의 친구를 두고 있나요?


백조 생활 140일차 22.07.13 (수)

관계 - 진심이 남는 순간

백조 생활의 여정은 도전과 성취, 그리고 불가피한 좌절의 반복이었다.

프로젝트의 성과는 짧은 기쁨을 주었지만, 곧 새로운 시련이 찾아왔고, 그 과정마다 관계의 힘을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 나는 그 과정 속에서 또 하나를 배웠다.

관계는 평온할 때보다 위기의 순간에 더 분명히 드러난다는 것을.

내가 벼랑 끝에 서 있을 때, 어떤 이는 있는 힘껏 내 손을 붙잡아 함께 버텨주었고, 또 어떤 이는 망설임도 없이 등을 돌렸다. 그 순간, 누구의 마음이 진심이었는지가 선명해졌다.

그러나 좌절의 골짜기에서 나를 일으켜 세운 것은 결국 진심이었다.

묵묵히 응원하며 나를 반짝이게 한 동료들, 힘든 날 아무 말 없이 곁을 지켜주던 사람들, 그리고 다시 걸어갈 용기를 북돋아준 존재들. 그들의 작은 행동 하나가 내 삶이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해 주었다.

그래서 나는 다짐한다.

누군가 흔들리는 순간, 말이 아닌 진심 어린 행동으로 곁을 지켜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떠나보낸 뒤에야 알게 되는 감사의 무게를 가슴에 안으며, 나는 또 다른 길 위로 나아간다.

PS. 만약 누군가가 낭떠러지 끝에 서 있다면, 당신은 그의 손을 끝까지 잡아줄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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