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백조 탈출, 나를 찾아서

나를 찾아서

by 다빈사랑

성취의 그림자, 현실의 파도


백조 생활 188일차 22.09.04 (일)

수료식 - 빛과 그림자, 성취 뒤의 성찰

데모데이 무대에서 “AI 음성합성” 프로젝트가 대상을 받았다. 상장을 손에 쥔 순간, 흘린 땀과 노력이 주마등처럼 스쳐 갔다.

그러나 환희와 함께 작은 그림자도 드리웠다. 누구보다 성실히 교육센터를 다녔지만, 단 하루 퇴실 체크를 놓쳐 개근상을 받지 못한 것이다. 성취와 허탈감이 동시에 스며들었다.

쫑파티에서 어린 동기들이 조심스레 물었다. “연락드려도 될까요?” 나는 흔쾌히 응했다.

나이 차이가 벽이 될 줄 알았는데, 믿고 다가와 준 마음이 따뜻했다. 그 순간, 상보다 값진 인연을 느꼈다.

늦은 저녁, V님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슬랙 채널 삭제해요!”

성실히 참여하지 않았던 몇몇 이들이 상금을 빨리 나눠 달라고 요구해온 것이다. 밤새 모델을 분석하며 고생한 순간들이 떠올랐고, 마음이 무거워졌다. 달콤했던 성취는 단숨에 인간관계의 씁쓸함으로 변했다.

하지만 깨달음도 있었다. 중요한 것은 상패가 아니라 끝까지 함께 믿고 버텨준 동료였다.

상처 난 기억 속에서 오히려 진짜 인연은 더 단단해졌다.

PS. 당신은 누군가에게 신뢰와 의지가 되는 존재인가요?


백조 생활 190일차 22.09.06 (화)

고정비용 - 현실의 무게와 취업의 절박함

퇴사 후 6개월, 통장 잔고는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부동산 하락과 금융시장 침체, 펀드와 주식의 동반 추락에 대출 금리까지 치솟았다. 경제의 파도는 나를 사정없이 몰아쳤다. 그날 오후, 은행에서 걸려온 전화 한 통은 마지막 희망마저 앗아갔다.

“담보 가치 하락으로 일부 상환 또는 전액 상환 부탁드립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고 온몸이 얼음장처럼 굳어졌다. 마이너스 통장은 이미 바닥을 드러냈고, 팔 수 있는 자산도 없었다. 일부 상환조차 버거운 상황에서 전액 상환이라니.

그 순간, 교육센터 친구가 했던 사주풀이가 떠올랐다. “11월까지 취업하지 못하면 내년에 백수로 지내실 거예요.” 농담 같던 예언이 칼날처럼 예리하게 파고들었다. 더는 미룰 수 없었다.

취업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였다.

저녁에는 금융권 선배들과 마라탕과 꿔바로우를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얼마 만인가.”하는 감격과 함께, 뜨거운 국물과 바삭한 튀김, 그리고 오랜만의 웃음이 잠시나마 목을 조이던 올가미를 풀어주었다.

5시간이 쏜살같이 지나며, 나는 잊고 있던 관계의 온기를 되찾았다.

그러나 집으로 돌아오는 길, 현실의 무게가 다시 어깨를 짓눌렀다. 행복한 시간이 길수록 더 아프게 각성되었다. 나는 이제 꿈만 꾸는 백조가 아니라, 생존을 향해 날갯짓을 시작해야 했다.

PS. 당신은 자신의 한 달 고정비용을 알고 있나요?


백조 생활 198일차 22.09.14 (수)

명절 - 자격지심

울적한 마음에 한이사님께 곧장 경과 보고를 하지 못했다.

대신 명절 인사와 함께 지난 인터뷰 소식을 짧게 전했다. “어제 염려되셨을 텐데 바로 연락 못 드렸습니다. 인터뷰는 편하게 대해 주셔서 즐거웠습니다.” 그렇게 썼지만, 정작 내 마음은 편하지 않았다.

추석이 다가오자 마음은 더욱 무거워졌다. 친척들의 안부 인사는 곧 내 근황을 묻는 질문으로 이어졌고, 그 시선에는 걱정과 의심이 뒤섞여 있었다. 나이 많은 딸이 시집도 가지 않고 퇴사까지 한 상황이 부모님께 얼마나 큰 상심일까. 죄책감이 목을 옥죄었다.

부모님은 내색하지 않으셨다. 오히려 친척들의 질문 앞에서 “걱정 마라, 잘할 거다”라며 나를 감싸주셨다. 그 따뜻한 말은 고마움보다 미안함으로 다가왔다. 잘못한 것은 없지만, ‘죄인 아닌 죄인’이 된 듯한 자격지심이 마음을 잠식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내가 무엇을 그르친 걸까?” 잡념이 꼬리를 물었다.

명절의 웃음과 풍성함은 오히려 내 불안을 더 크게 흔들었다.

웃음 뒤에 감춘 무거움 속에서, 나는 스스로를 다독이며 하루를 겨우 버텼다.

PS. 당신도 부모님께 자랑스러운 자식이 되고 싶으신가요?


백조 생활 206일차 22.09.17 (토)

대출금 상환 - 압박의 파도

며칠 전, 은행에서 전화가 왔다. 부동산 시세가 하락해 담보가치가 줄었고, 대출 연장을 위해 일부 상환이 필요하다는 통보였다. 순간 숨이 막혔다. 금리는 치솟았고 자산 가치는 추락했다.

“왜 대비하지 않았을까?” 자책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2021년 3.05%였던 마이너스 통장 금리는 반년도 안 돼 5.93%까지 올랐다. 두 배 가까운 이자 압박 속에 통장은 바닥을 보였다.

부모님께 차마 알리지 못하고 결국 동생에게 SOS를 쳤다. 그는 당황했지만 묻지 않고 도와주었다.

고마움보다 미안함이 더 크게 가슴을 짓눌렀다.

급한 불은 껐지만 현실은 나를 기다려주지 않았다. ‘여유롭게 회사를 찾자’던 계획은 산산이 부서졌다.

이제 재취업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이었다.

백조는 파도에 휩쓸려도 날개를 접지 않는다.

동생의 도움, 부모님의 말 없는 걱정 속에서, 나는 흔들리면서도 다시 날개를 펼 준비를 한다.

PS. 당신도 현실에 떠밀려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순간이 있었나요?


믿음이라는 날개, 자만의 거울


백조 생활 191일차 2022.09.02 (금)

인터뷰 - 믿음이라는 날개

어제까지는 마이너스 통장의 숫자와 은행의 상환 요구가 목을 조이던 나였다.

그러나 오늘, 마곡의 새 건물 로비에 들어서자 전혀 다른 세계가 눈앞에 펼쳐졌다. 대형 스크린에는 회사가 진행해온 프로젝트 영상이 역동적으로 흘렀고, 환한 사무 공간은 새로운 가능성을 예고하는 듯했다.

긴장 속에서도 가슴이 두근거렸다. 면접은 뜻밖이었다. 금융권 경력보다 내가 공부한 인공지능, 공모전 입상, 메타버스 월드 제작과 아이템 판매 경험에 더 많은 질문이 이어졌다. “NFT와 블록체인 어떻게 보세요?”라는 질문에 내가 몰입해온 분야라 말이 술술 풀렸다. 오랜만에 열정이 되살아나는 순간이었다.

구내식당으로 자리를 옮겨 대표, 부사장, 한이사님과 함께 치킨, 피자, 맥주를 나누며 2차 대화가 이어졌다. 유쾌한 대화 속에서 미래 산업과 회사의 비전을 나누는 시간은 면접이라기보다 즐거운 토론 같았다. 대표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함께 일했으면 좋겠습니다. 다만 실무자 인터뷰가 남아 있습니다.” 희망이 마음속에 싹텄다.

건물을 나서며 한이사님은 걱정스레 물었다. “연봉이 금융권보다 낮아도 괜찮겠어?” 나는 웃으며 답했다. “업종 전환에 대한 수업료라 생각하겠습니다.” 그 순간 깨달았다.

백조는 혼자 날지 못한다. 나를 믿고 추천해 주고, 연봉까지 먼저 걱정해 준 이들의 믿음이 내 날개 밑의 바람이 되어주었기에 나는 다시 날개를 펼칠 수 있었다.

PS. 당신의 날개를 펴게 해 주는 이는 누구인가요?


백조 생활 193일차 2022.09.04 (일)
지인 추천 - 믿음은 날개가 되어

한이사님의 메시지가 도착했다. “그 친구가 J부장에게서 가능성을 봤다네. 메타버스 경험을 이력에 추가하고, 근무 조건은 메일로 보내달래.” 순간 안도의 숨이 새어나왔다.

지인 소개로 이직을 시도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 혹여 지인 얼굴에 누를 끼치지 않을까 무서웠기 때문이다. 다행히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소식에 긴장이 풀렸다.

그러나 곧 새로운 고민이 밀려왔다. 근무 조건을 제시해 달라는 요청이었다. 금융권이라면 기준이 명확했지만, 낯선 IT 업계에서는 감조차 잡히지 않았다.

“초보인데 기존 이상 달라 하면 사기꾼 같지 않을까요?”라는 불안에, 이사님은 단호히 답했다. “기존보다 못 받아서는 안 되지. 내가 알아볼 테니 걱정 마.” 그 한마디는 흔들리던 내 날개를 든든히 받쳐주는 기류 같았다. 나보다 내 처우를 먼저 챙겨주는 이가 곁에 있다는 사실이 커다란 힘이 되었다.

저녁에, 월드를 제작했다. 과거엔 막히던 작업이 오늘은 물길처럼 술술 풀렸다.

손끝에서 펼쳐지는 가상 공간 속에서 나는 직감했다.

백조는 혼자 날지 않는다. 누군가의 믿음이 날개를 지탱하고, 그 온기가 불안을 용기로 바꾼다.

PS. 당신은 지인의 소개로 이직할 때 부담감을 느끼시나요?


백조 생활 217일차 22.09.28 (수)

불합격 - 인성 검사, 자만의 거울

오늘은 국비교육생들과 강화도로 MT를 가기로 한 날이었다.

그러나 아침, 뜻밖의 소식이 날아왔다. “인성 검사 불합격.” 순간 숨이 막혔다. MT는 포기할 수밖에 없었고, 쌤과 친구들에게 “재미있게 놀다 오라”는 메시지를 남겼지만 마음은 무너졌다.

내 인성이 문제 될 거라곤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예전에 인성 검사에서 떨어진 후배에게 “도대체 인성이 얼마나 나쁘면 떨어지는 거야?”라며 놀렸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때 후배가 얼마나 상처 받았을까. 뒤늦은 미안함이 밀려왔다.

말은 결코 가볍게 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양극단 값으로만 체크하면 통과하기 힘듭니다.”라는 조언을 듣고 유료 인성 테스트를 세 번 치렀다. 금융권 기준으로는 모두 합격이었다. 그렇다면 문제는 내 인성이 아니라 업종의 눈높이 차이일까. “나는 IT 업계에서 원하는 인재상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불안이 스며들었다.

그래도 나는 다시 인·적성 검사를 응시했다. 무거운 마음이었지만, 이번에는 좌절 대신 배우기로 했다.

인성 검사 불합격은 단순한 낙방이 아니라, 나의 자만을 비추는 거울이었다.

PS. 당신은 예상치 못한 불합격 앞에서 어떤 깨달음을 얻으셨나요?


백조 탈출: 찜찜한 합격과 새로운 시작


백조 생활 220일차 22.10.01 (토)

찜찜한 합격 - 불안 너머, 기꺼이 날개를 펴다

IT 회사의 인·적성 검사는 번번이 나를 흔들었다. 첫 시험 적성부은 상위권이었지만 인성에서 탈락했고, 두 번째는 전산 장애로 무효 처리되었다. 세 번째는 점수가 더 떨어졌다는 통보였다.

'이 회사가 원하는 인재상이 아닐지도 몰라.' 불안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추천해 주신 한이사님께 더는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 저녁 약속을 잡고 감사 인사를 전하려 했다.

그런데 식사 직전, 회사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인성 결과와 관계없이 최종 합격하셨습니다. 10월 4일 첫 출근 부탁드립니다.” 뜻밖의 소식이었지만 기쁨보다 찜찜함이 앞섰다.

저녁 자리에서 이사님은 말씀하셨다. “인성은 잊어라. 하던 대로 열심히 하면 된다.” 그 한마디가 가슴을 짓누르던 불안을 풀어주었다.

확신은 여전히 없었지만, 메타버스·블록체인·NFT라는 새로운 세계에 대한 호기심이 다시 불을 지폈다.

나는 다짐했다. 민폐를 끼치지 말자. 후회 없이 도전하자.

백조 생활을 끝내고, 불안 너머에서 다시 날개를 펼치기로 했다.

PS. 당신은 불안을 넘어 도전한 순간이 있나요?


백조 생활 222일차 22.10.03 (월)

작별 - 끝은 또 다른 시작, 날개는 다시 펼쳐진다

드디어 222일간의 백조 생활 마지막 날을 맞이했다.

퇴사 후 2개월은 길을 탐색했고, 4개월은 교육과 공모전으로 자존감을 회복하며 나를 채웠다. 마지막 한 달은 새 출발을 위한 취업 준비에 몰두했다. 쉼 없이 달려온 시간, 결실의 무게가 가슴을 울렸다.

그러나 나는 안다. 이것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다.

새로운 도전이 늘 나를 기다리고, 그것이야말로 삶의 활력소라는 것을.

과정은 고통과 불안을 동반했지만, 그 끝에는 언제나 성취와 회복된 자존감이 있었다.

그래서 흔들려도 멈출 수 없었다.

앞으로도 나는 날개를 펼칠 것이다. 파도에 휩쓸려도 백조는 결국 하늘을 향한다.

열정과 영혼을 쏟아부을 또 다른 도전이 기다리고 있음을 나는 안다.

무엇보다 감사한 것은, 부모님의 믿음과 친구와 선후배들의 응원이었다.

그 모든 믿음이 내 날개 밑의 바람이 되어주었다.

흔들릴지언정 꺾이지 않고, 이제 나는 당당히 새로운 하늘로 날아오른다.

PS. 당신은 지금 어떤 도전의 날개를 펼치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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