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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넷둥파파 Feb 17. 2023

우리는 각방 쓰는 부부다.

우리가 각방 쓰는 이유

저희 부부는 각방 쓴 지 1년 정도 됐습니다.


그렇다고 사이가 안 좋은 건 절대 아닙니다.


일단 아이들이 태어나기 전까진 항상 같이 있었고요.

아이들 태어나고 200일까진 한침대에서 잤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한 명 깨서 울면

나머지가 다 깨는 대참사가 벌어지고

잠자리도 좁아져

“둘둘 나눠서 자자”

로 합의 했습니다.


그래서 둘둘 나눠서 

안방, 거실에서 잤습니다.


이때부터 우리의 각방 라이프가 시작됩니다.


그렇게 떨어져 자는데

겨울이 오고

거실에서 자는 게 너무 추워지면서


안방에서 다 같이 자기로 했고

안방에 있던 커다란 침대를 다른 방으로 옮기고

아이들 자는 매트리스를 하나 더 구매해

6명이 다 같이 자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사를 가서

아이들 자는 방과 안방을 나눴습니다.


그렇게 몇 달을 지내다 보니

불편한 점 한 가지가 생겼습니다.


그게 뭐냐면

아이들 다 재우고

밀린 집안일을 했는데...


보통 그 일을 다 하면 11시 가까이 됩니다.

육퇴가 너무 늦는 거죠.


그리고

아이들을 재우다 보면

애들이 다 엄마한테 갑니다.


그래서 저는  재울 때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누워만 있는 겁니다.


그럼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죠.


‘난 있으나 마나인데.. 차라리 이 시간에 

집안일을 해서 육퇴를 당길까?’


그래서 아내에게

여기 한 명만 남고 

한 명은 집안을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생긴 문제

“과연 누가 …. 재울 것인가..?”


우리는 서로 알고 있습니다.

아이들 혼자 재우는 게 얼마나 힘든지..

결국 가장 민주적인 방법

가위바위보로

결정합니다..


네. 그렇게 전 아이들을 재우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편하단 건 아님)


이게 엄마, 아빠 차이일수 있지만

저는 약간 방목형이라

언젠간 자겠지 마인드로 재웁니다.


아내는 한 명 한 명 얘기하면서

토닥토닥 재웁니다.

(그래서 힘들었던 거죠. 아이에게 신경을 많이 쓰니까)


저는 아이들이 안 자고 놀면 

그냥 놀라고 합니다.

같이 놀아주기도 합니다.

가끔 먼저 자기도 합니...(이건 비밀)


아무튼 그렇다 보니

재울만해서 지금까지 제가 재웁니다.

재우고 저도 밤에 일하거나 유튜브 영상 만들다 잡니다.


모든 일을 끝내면 애들 옆에 가서 잡니다.

(깰 수 있어서...)


그렇다 보니 지금까지 약2년 가까이

아내는 안방에서

저는 아이들 자는 방에서 잡니다.


그리고

제가 아이들 방에서 자는 

가장 큰 이유가 있습니다.


가끔 제가 밤에 일이 늦게 끝나면

안방에서 편하게 자라고 

아내가 아이들이랑 잡니다.


그런데 하루는 

제 일이 3,4시쯤 끝나서

안방에 누웠는데. 이상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몸은 기절했는데 정신이 살짝 깬 느낌?


인기척이 느껴졌습니다.

터벅터벅 소리가 나더니

제 옆에 누군가 눕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백허그를 하는 겁니다.

저는 순간 아내인 줄 알았습니다.


“자?”라고 저에게 묻는데

제가 “안자”라고 대답하려는데


말이 안 나왔습니다.

갑자기 오싹...

잘 생각해 보니 아내 목소리가 아니였습니다.


발버둥을 치려고 하는데

몸이 안 움직였습니다.


순간 너무 무서워서

‘어떡하지 어떡하지' 하다가… 확 깼습니다.

그리고 너어어어무 무서워서 

그 자리에서 잘 수 없었습니다.

(가위에 처음 눌려봤음)


그래서 베개와 이불을 싸 들고

아이들 옆에 가서 잤습니다...


그 후로 전

밤에 혼자

안방에서 안 잡니다.


요즘 거의 매일 전 아이들 방 아내는 안방에서 잡니다.


오늘의 결론

사실 전 무서워서 안방에서 안 자는 게 아니라

아내 안방에서 편하게 자라고

아이들과 자는 겁니다.

그리고...

따로 자도...

할 건 다 합니다.

가위에 눌린 네쌍둥이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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