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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솔 Oct 04. 2016

프랑스에서 산다는 것

37일간 살며 느낀 것들

1. 요리왕이 되었다.


한국에서 잠깐 자취할 때 실력과는 천지 차이! 좀 더 다양한 시도를 하고, 손맛도 늘어가고 있다.

물론 '예전의 나보다 나아진' 정도지만.


2. 프랑스인들은 빨간 불에 횡단보도를 막 건넌다.


횡단보도가 매우 짧고 차가 안 지나갈때가 태반이라 그런 것 같다. 아님 그냥 '법규 위에 내가 있다' 식의 마인드이거나!


3. 한국에서의 삶이 편리했다는 것을 체감한다.

여긴 와이파이도 느리고 일처리도 느리고 진짜 말로만 듣다가 내가 겪으니까 죽을맛이다. 답답!!!!!!


4. 해지고 돌아다니는 일이 거의 없다.
 

한국에선 오후 8시에 참된 하루가 시작되지만 여기선 오후 8시에 버스가 끊긴다.


5. 불어가 한 달만에 엄-청 늘진 않았다. 오히려 퇴보한 느낌


그래도 자주 쓰는 일상 단어는 매우 자연스러워졌다. 가령 Merci / D'accord (한국에선 진짜 안 썼음)/ Au revoir 등
    
6. 대인기피/우울증/피해망상/자격지심 이 생겼다.
 

여기서 겪은 인종차별 스토리로 책 한 권은 쓸 것 같다.

7. 여유롭다.


한국에선 1분 1초가 뭐가 그리 급한지 늘 바쁜(척) 하루를 보냈는데 여기선 상대적으로 늘어져있게 된다. 사실은 (한국에서의) 현실에서 도피한 상태이기 때문일까..?

8. 불어를 향한 의욕이 미친듯이 불타올랐다가도 확 포기하고 내 인생에서 지워버리고 싶어진다.

9. 프랑스는 예쁜 나라지만 별로다.


그게 다 다.



10. 석회수 덕에(?) 피부 트러블은 줄었다.


11. 대신 설거지하고 나면 주방도구 및 식기에 얼룩이 진다.



12. 현지인들은 수돗물을 그냥 마신다.


식당에 가서도 돈을 받지 않는 물을 달라고 할 때 une bouteille d'eau를 달라고 하는데, 그게 탭워터다.

13. 현지인들은 비가 엄청 와도 우산을 잘 안쓴다.
 

여기가 지역 특성상 비가 자주와서 일까 가랑비 정도는 '지금 비오는 거 맞나'싶을 정도로 아무도 개의치 않는다. 쏟아 부어도 우산 쓰는 사람은 절반도 안된다. 옷에 달린 모자를 쓰거나 그냥 맞는다.



14. 모든게 비싸다. 작은 드럼 세탁기 한 번 돌리는데 4000원이 넘는다.


여기서 싼 건 오로지 기초화장품(한국에 비해서지 객관적으로 비쌈) 그리고 디저트류...

15. 흔히 외국이라고 하면 편한 스타일링이 많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후드티에 쌩얼, 청바지에 백팩 스타일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그건 북미 스타일인가? 여긴 거의 다 빡세게 꾸민다. 화장을 티를 안나게 했으면 했지 후줄근하게 다니는 사람은 없다.

16. 비주(Bisous)는 아직도 적응되지 않는다.

17. 길거리에서 키스하는 사람도 자주 보인다.

18.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에서 차들이 잘 서준다.


쌩쌩 달리다가도 사람이 지나가려 하면 무조건 선다. 운전자 80%는 그렇게 한다. 심지어 버스기사분도

19. 살짝만 부딪혀도 조금만 실수할 것 같아도 사과한다.
 

우리나라의 '죄송합니다'보다는 가벼운 표현이긴 하지만 입에 그냥 붙은 것 같다. 물론 무례한 프랑스인들은 안함
개인주의의 산물인 것 같기도 하고..

20. 기숙사에서 복도나 공동 주방에서 마주치면 모르는 사이라도 무조건 인사를 한다.


그리고 공동 주방에서 밥을 먹으려고 하면 맛있게 먹으라고 한다. 이곳의 문화다. 처음에 이상했지만 이젠 나도 꽤 익숙해졌다.



2016.02.25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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