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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솜 Jul 14. 2019

<무한도전 가요제>가 없는 2019년 여름

그리고 다시 돌아오는 그들

<무한도전>이 '끝'나던 날, MBC 홈페이지 프로그램 게시판에 '당신들 덕분에 외로웠던 20대를 지탱할 수 있었다'는 글을 남기며 눈물을 쏟았다. 그게 벌써 1년 하고도 4개월 전 이라니. 사실 아직도 '끝'났다는 게 잘 믿기지 않는다. 꼬박 13년 동안 매주 만나던 친구를 떠나보낸 마음이 쉽게 추슬러지지 않는 것이다. 누구는 그깟 예능프로그램 하나 가지고 너무 유난 떠는 것 아니냐고 할지 몰라도 나에게 <무한도전>은 예능 이상의 무엇이었다. 죽이 잘 맞는 친구였고, 유쾌한 인생 선배였고, 꼭 알아야 할, 그리고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것을 알려준 선생님이었다. 


2018년에 무한도전이 종영하지 않았다면, 2019년 올해는 '무한도전 가요제'가 열렸을 것이다. 2007년부터 2년마다, 무한도전 멤버들이 예능에서 자주 볼 수 없는 뮤지션들과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 공연했던 가요제는 내가 특히나 애정 하던 장기 프로젝트였다. 개성 있는 뮤지션들의 등장, 그들이 무한도전 멤버들과 팀을 이루는 과정은 매번 신선했고, 서로 마음을 맞춰가며 하나의 노래를 창작하는 과정은 언제나 감동적이었다. 이제 다시는 그런 멋진 여정을 함께 할 기회가 없다고 생각하니 <무한도전> 없는 2019년 여름이 더욱 아쉽게 느껴진다. 


가수 김C는 2013년에 이미 무한도전의 끝을 예감했던지, 그해 열린 <무한도전 자유로 가요제>에서 정준하와 함께 <사라질 것들>이라는 노래를 발표했다.


"사라질 것들엔 미련을 갖지 말자. 

꽃이 그렇듯 시간이라는 것도 그러하겠지. 

우리들 사이엔 끝이라는 게 있지.

상황이란 것 시간이라는 것도 그러하겠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라고.

어떻게 될지는 이미 정해져 있는 거고 우린 모를 뿐야."




얼마 전 친구에게 카톡이 왔다. 유튜브 링크 하나와 '헉!'이라는 외마디 비명뿐인 간결한 메시지였다. 유튜브 링크는 무한도전 김태호 PD와 유재석이 다시 만나서 '릴레이 카메라'를 시작하는 영상이었고, 그들이 곧 새로운 예능 <놀면 뭐하니>로 돌아온다는 예고였다. 나만큼이나 무한도전을 사랑했던 친구가 더 자세한 설명 없이 '헉'밖에 남기지 못한 심정이 이해가 갔다. 드디어 그들이 돌아온다는 기쁨, 그러나 결국 <무한도전 시즌2> 라던지 <무한도전 리턴즈>아 아니고 <놀면 뭐하니>라는 낯선 이름에 대한 서운함. 이런 복잡한 마음을 표현할 적절한 말을 찾기 어려웠을 것이다. 아, 이젠 정말 김C의 말처럼 <무한도전>이 사라'진' 것을 인정하고 미련을 갖지 말아야 할 때구나. 


"오늘밤 그 길을 확인하러 가고 싶은 건데

오늘밤 그 길을 함께 걸어가고 싶은 사람"


아쉽고 쓸쓸하지만, 한편은 설레는 마음으로 그들이 만들어 갈 새로운 길을 함께 걸을 채비를 해본다. 


7월 27일 토요일, 무한도전이 방영되던 그 시간에 그들이 돌아온다.


https://youtu.be/zUG0qruYU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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