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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스박씨 Jan 15. 2020

Zynga는 어떻게 부활했나 2편

전지적 개발자 시점 _ 8편

http://www.gameshot.net/common/con_view.php?code=GA5e1c183b89657&fbclid=IwAR3bkN8xX9j2GRf28EORYDpy_m03cMBcon-qWARto72PDJ3IF20djXZDtJQ

    IPO(Initial Public Offering), 기업 공개.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상장과 좀 다른 부분들을 가지고 있지만, 간단하게 설명하면 기업이 운영방식과 결과를 대중에게 공개하고 투자를 촉진시켜 더욱 큰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발판을 만드는 것을 말한다. 기사에 따르면 올해 그동안 상장을 위한 준비를 해오던 몇몇 게임 회사들이 상장할 전망을 밝히고 있다. 


    Zynga의 IPO는 기업의 측면에서 또 경영자의 측면에서 많은 긍정적인 요소들을 가져다주었다. 보다 많은 투자자들을 통한 자본을 모을 수 있게 되었고, 많은 지분을 소유하던 경영자들을 엄청난 규모의 부를 소유하게 되었다. 하지만 개발자의 입장에서 보면 상장은 긍정적인 측면보다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IPO 이후 회사는 경영의 투명성을 위해 대중에게 경영 성과를 분기마다 보고해야 한다. 그 결과에 따라 더 많은 투자를 얻기도 하고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상황에 따라 단기적인 자금을 끌어모으기 위해 무리한 경영전략을 세우기도 한다. 기업은 투자자들에게 계속해서 기업의 방향성을 제시해야 하는데 그런 장기적인 로드맵이 준비되어 있는가가 성패를 좌우할 중요한 지표가 된다. 기업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은 기업의 현재의 수익성이 아닌 기업의 미래에 투자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때문에 상장 이후 기업은 투자자로부터 자본과 압박, 당근과 채찍을 함께 전해받게 된다. 


    미국의 기업들이 분기 보고에서 설정한 결과물을 얻지 못했을 때 투자자들에 대응해 가장 손쉽게 쓰는 전략은 안타깝게도 '구조조정'이다. 현재의 지출을 줄임으로 해서 미래의 수익을 상승시키겠다는 결단 같은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내가 Zynga에서 근무한 3년 여간 1000여 명의 직원이 퇴사해야 했다. 지사 전체가 문을 닫기도 하고, 팀의 일부분이 권고 퇴사를 당하기도 했다. 위에서 언급한 장기적인 로드맵, 미래의 먹거리가 확실치 않은 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 설득 전략은 사실 많지 않다. 공개 이후 기업가들이 확실한 미래의 전략을 준비하는 동안 분기마다 구조조정이라는 대응으로 투자자들을 붙잡아 놓는다. 


돈지 X 1. 새 CEO

    Zynga가 어려움을 타계하기 위해 선택한 카드 중 하나는 새 CEO를 선임하는 일이었다. 창업 이후 계속해서 CEO의 자리에 있던 창업자는 투자자들에게 매력을 잃고 있는 기업의 터닝포인트를 만들기 위해 본인이 보드 멤버(이사진)로 내려오고 경영 전문가를 통해 새로운 피를 수혈하기로 한다. 

Don Mattrick

 

그는 Zynga를 살릴 메시아인가.

   EA의 월드와이드 스튜디오의 책임자였고, 특히 마이크로소프트의 Xbox one의 책임자로 유명한 캐나다인 사업가. 일명 '마이너스의 손'이라고 불리는....

    그를 CEO로 데리고 오는데 Zynga는 수많은 조건들이 포함된 패키지를 제시했는데 패키지의 합계는 연 52 밀리언(한화 기준 550억 원) 짜리 패키지였다. 그 당시 '오라클'이라고 하는 서버 시장의 마이크로소프트라고 부를만한 기업 데이터베이스 시장의 독점 기업의 CEO 다음으로 많은 연봉을 받는 실리콘벨리의 CEO가 되었다. 직원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화제가 되었던 항목은 퇴사 시 퇴직금 명목으로 4 밀리언(한화 기준 45억원)을 받게 된다는 부분이었다. 스멀스멀 밀려드는 자괴감은 나만 드는 기분인가. 그는 Zynga의 메시아가 될 수 있을까.    

    회사 입장에서는 새 CEO에 대한 뉴스가 발표되면서 10% 정도의 주식 상승의 결과를 받아 단기적으로 성공적인 영입이라고 내다봤을 듯하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개인 개발자들은 계속된 구조조정 가운데 놓여 있었다. 다행히 Zynga의 주요 수입원이었던 내가 속했던 팀은 그 칼날을 벗어났지만, 주위 프로젝트 팀, 지사들이 사라져 내부의 결속력을 흔들어놨다. 

    새 CEO가 들어온 후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은 그의 사람들로 C레벨을 채워 넣는 일이었다. EA와 마소 경력 덕에 계속된 회사 이메일을 통해 EA와 마소 출신의 새로운 경영진이 합류할 것을 알렸다. 어떤 경우에는 처음 듣는 C레벨(지금 기억으로 Chief Visual Officer로 기억한다.)을 만들어 가며 새로운 경영진을 영입했다. 2년 여가 지난 2015년 4월, 새 경영진은 별다른 결과물을 보여주지 못하고 퇴진하게 된다. 그가 퇴사하기 3개월 전인 1월에도 그 당시 15%의 직원인 314명을 퇴사시키는 마지막 한방을 보여줬다. 이것은 현재까지 Zynga가 행한 마지막 대규모 권고 퇴사로 남아있다. 


프로젝트 팀 내 변화

    내가 속했던 'Farmville 2 Web'팀은 Zynga 페이스북 게임의 마지막을 책임진 팀이었다. 상당한 규모의 수입을 꽤 오랜 기간 유지하며 모바일로의 전환에서 어려움을 겪던 Zynga에게 버틸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준 게임이었다. 게임이 출시되고 1년 여가 되었을 때까지도 여전히 높은 DAU와 수익을 유지하고 있었는데, Zynga의 경영진은 팀 리더십의 재편을 결정한다. 이유는 'Farmville 3'를 개발하기 위해서였다. Farmville2 web 개발의 주축이었던 인원들이 새로운 IP 개발을 위해 떠나고 역시나 EA에서 새로운 리더십이 수혈되었다.

 

   그때부터 그토록 탄탄하게 유지되던 게임의 밸런스는 무너지기 시작했다. 새로운 리더와의 불화로 UI리드는 회사를 퇴사하고 구글로 가고, 그 후임을 맡았던 UI리드 역시 버티지 못하고 퇴사, 아마존으로 이직했다. 모바일 게임에서 UX/UI는 직접적인 수익과 연관되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회사 내에서 가장 중요한 직책 중에 하나이고 또 가장 많이 충돌을 겪는 직책이기도 하다. 그렇게 게임 밸런스의 마지막 지지선들이 퇴사하며 무너져갔다. 

    무너진 밸런스와 이탈하는 유저와 관련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플래시 세일(제한된 기간에 콘텐츠를 할인함으로 해서 수입을 상승시키는 것. 결과적으로 전체 게임의 밸런스를 무너트리는 단점이 있다.), 아웃소싱 활용을 통해 제작 비용 절감 등으로 일시적인 대응을 해나간다. 이때부터는 게임을 밸런스는 온데간데없고 수입을 짜내기 위한 콘텐츠 밀어 넣기 신공이 시작된다. 게임의 콘셉트와 특별한 연관성이 없는 캐릭터들이 등장하기 시작하고, 과거에 본듯한 이벤트들이 겉모습만 바뀌어 등장하기 시작한다. 팀에 속한 개인들은 더 이상 애정을 가지고 게임 개발에 임하기 어려운 상태가 되고 회사로써는 구조조정의 압박과 팀으로써는 무의미하게 반복 생산되는 콘텐츠 제작의 이중고통 가운데 놓이게 된다. 회사의 사활을 걸다시피 한 'Farmville3'제작 역시 그 종지부를 찍지 못하고 몇 년여의 개발 끝에 개발 취소의 결말을 맞게 된다. 


    개발의 주축이었던 멤버들은 퇴사하여 현재 Pixar 애니메이션을 연상시키는 VR 애니메이션 회사를 설립했다. 이 당시 페이스북 등의 VR 하드웨어 개발사에 대한 인수 소식들이 이어지면서 VR이 모바일 이후의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내다본 많은 모바일 게임사들의 VR시장으로의 이탈이 있었다. 

Farmvile 2 팀 GM에 퇴사 후 설립한 VR Animation 회사 'Baobab studios'

돈지 X 2. 회사 사모으기

    회사를 인수하는 데 있어서 확실한 목적이 있고, 회사의 로드맵이 확실히 구축되어 있다면 그 로드맵 위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플랫폼 사업자들의 경우 플랫폼의 선점을 위해 필요한 분야의 전문 개발 집단을 인수해 추진력을 얻기도 한다. 그들의 인수 목적은 향후 기업의 결과물을 통해 드러나게 된다. 

    Zynga의 현재까지의 인수된 회사들의 라인업을 살펴보자. 

Zynga의 메이저 인수 라인업

    최초 가장 주목받던 인수는 그 당시 미국 내에서 꽤 높은 인기를 끌던 게임 'Draw Something'의 개발사 'OMGPop'이라는 회사를 180 밀리언에 인수한 것이었다. 인수 이유는 Zynga가 게임에 점목 시켜가던 친구들과 함께 플레이하는 소셜 플레이 방식을 도입하기에 최적의 게임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그 이후에도 Zynga는 여러 종류의 기존에 유행하는 모바일 게임의 플레이 방식에 소셜 기능을 이식해서 출시하는 전략을 유지했다.)  

모바일 게임 하나를 활용하기 위해 신생회사를 인수한다? 

    '스타워즈'IP를 소유하기 위해 개발사인 루카스필름을 인수한 디즈니의 IP 인수의 예를 보자. 지금의 디즈니의 결과물을 통해 과거의 인수를 회상해 보면 디즈니는 '스타워즈'라는 불멸의 IP를 그들의 모든 분야에서 걸쳐 활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Zynga는 어땠을까. 

Zynga의 'Dawn of Titans' 자연스러운 움직임의 대규모 전투씬으로 주목을 받았다. 

    그다음으로 눈에 띄는 것은 UK에 소재한 Clumsy Ninja'의 개발사인 'Natural Motion'의 인수였다. Natural Motion의 개발은 그들이 사용하는 모바일 게임용 자체 엔진(자연스러운 움직임 구현에 용의한 엔진으로 알려져 있었다.)을 확보하기 위함이었다. 이후 이 엔진을 활용해서 'Dawn of Titans'라는 대규모 전투씬이 인상적인 모바일 기반의 MMORPG 게임을 출시하지만, 그 주목도만큼의 결정적인 결과를 얻지 못하고 사라졌다. 이처럼 Zynga의 쇠퇴 시기의 결정적인 인수들은 그 인수 액수에 비해 별다른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이렇게 무너져버릴 것만 같았던 Zynga는 어떻게 다시 시장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을까. 다음 편을 통해 최근 Zynga는 어떠한 변화가 있었는지 분석해볼 예정이다. 

3편 예고. Zynga, 무슨 일이 있었던 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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