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나라면 그레이스와 같은 선택을 할 수 있을까
* 간단 리뷰지만 약간의 스포가 포함되었습니다. *
한마디로 우주에서의 SF액션을 기대했는데, 범우주적인 버디무비 한 편을 보았다.
우주와 기묘한 생물체를 좋아하는 둘째의 선택이었다. 마션의 작가 앤디 위어의 우주 시리즈 중 하나인 것도 매력적이었다. 우주가 배경이니까 무중력과 여러 극한 상황의 격렬한 움직임을 기대하고 4DX를 예매했는데, 책을 미리 읽었더라면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이맥스에서만 제대로 볼 수 있다는 몇몇 우주씬들 때문에 용아맥에서 보면 제일 좋다고 한다. 그러나 내용적인 측면의 정서적 교류에 방점을 찍는다면 일반관에서 보는 것도 무방할 것이다. 무튼 영상과 어우러지는 음악들도 너무 좋으니 가급적 극장에서 관람하면 좋겠다.
그레이스가 탑승한 우주선의 이름은 헤일메리다. 헤일메리(Hail Mary)는 원래 성모 마리아에게 드리는 기도를 의미하지만, 일상적으로는 성공 가능성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마지막으로 시도하는 최후의 수단이나 승부수를 뜻한다.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지구를 구하기 위한 마지막 승부수였지만, 그 우주선에 홀로 남은 그레이스는 이름 뜻 그대로 “은혜를 받은 사람”이므로 이는 작가의 의도적인 작명이다.
사실 나와 둘째는 영화를 보며 예상치 못한 눈물을 흘렸다. 그레이스가 우정을 나눈 외계인 로키를 위해, 애초에 자신이 원치 않던 행동을 스스로 하게 되는 모습을 보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
과연 나라면 그레이스와 같은 선택을 할 수 있을까. 그러나 로키에게 나의 아이들을 대입하는 순간, 답은 명확해졌다. 나 역시 당연히, 그리고 기꺼이 그렇게 할 것이다. 세상 무엇보다 소중한 존재는 결국 나 자신을 넘어서기 때문이다. 그리고 바로 그 지점이, 이 작품이 끝내 마음을 무너뜨리는 이유다.
덧) 원작을 읽는 중이다. 영화는 원작의 60% 정도 구현된 것 같다. 이른바 선택과 집중인데 현명한 전략이다. 원작을 읽은 분들도 영화에 긍정적인 반응이다. 무튼 원작의 묘미가 매우 뛰어나므로, 영화를 보고 난 뒤 함께 읽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