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은 어차피 GPT를 못 따라감!
25년 한 해의 시작은 독서로 문을 열었다.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와 데일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을 2번씩 읽으며 내면의 화를 다스리는 방법, 타인을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 나를 성장시킬 수 있는 방법을 간절하게 원하고 원했다.
책의 내용은 아주 단순했다. 타인을 변화시키기 위해선 내가 먼저 변해야 한다는 걸. 하지만 마음먹는 것과 마음을 먹었다고 해도 실천하기란 대단히도 어려웠다.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 무엇을 먹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우린 너무나 잘 안다. 다만 마음먹고 꾸준히 실천이 어려울 뿐!
그래도 읽었으니 실천을 몇몇 해보면서 나름의 성과도 발견했다. 잔소리를 줄이고 타인을 칭찬하고 용기를 주는 말을 하면서 변하지 않을 것 같던 타인이 변하는 것을 보며 '어? 이게 되네??'를 깨닫게 됐다.
아쉬운 건 나를 변화시키는 데 한계가 드러났다. 지식이야 GPT 통해 뭐든 돌리고 돌려서 세상 가장 멋진 소설까지도 쓸 수 있게 될 정도로 AI가 깊숙하게 삶 속에 들어와 있다. 그러나 지혜는 GPT로는 할 수 없었다.
방법까지도 알려주지만 현명한 방법, 좀 더 타인을 배려할 수 있는 방법, 지식을 한 곳으로 묶어서 지혜롭게 사용하는 방법은 GPT로는 한계가... 아니 내가 경험하지 못한 한계가 있었다.
25년 한 해를 지혜를 쌓는 목표를 세웠지만 아쉽게도 유튜브 숏츠에 무너 저버렸다.
수영을 한 지 1년이 되면서 이것저것 이론을 위해 유튜브 쇼츠에 올라오는 콘텐츠를 빠르게 습득해 가던 중 화면 한 5번 넘기면서 수영과 전혀 관계없는 것들이 올라왔다. 하지만 이미 터져버린 도파민을 멈출 수 없었고 자는 시간이 점점 뒤로 밀려났다.
새벽수영을 1년간 했던, 꾸준함과 자기 관리에 어느 정도 자신감이 붙었는데 숏츠 한방에 모든 것이 무너졌다.
습관도 이길 수 있는 게 도파민 터지는 저 숏츠일 줄이야!
숏츠를 끊어야 했다. 그러려면 새로운 목표가 필요했는데 마침 26년도 오고 브런치에서 독서 챌린지를 한다는 공지를 봤다. 외부의 관리단이 필요했고 이건 다시 독서를 습관으로 할 수 있는 좋은 계기였다.
챌린지 신청 오픈날 11시가 되자 신청하기를 연신 눌렀다. 이미 신청 됐다는 메시지를 못 보고 왜 안되냐며 계속 누르긴 했지만 경쟁은 내 생각보다 치열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냥 나만 치열했었구나! 하지만 난 신청 됐으니 이제 책을 고르기 위해 약간의 설렘을 갖고 서칭을 시작했다.
미래시대를 위한 AI를 선택할까? 경제와 경영? 돈? 교육? 취미? 소설? 분야를 생각하며 즐겁게 이리저리 쇼핑하던 중 집에 있던 책 2권이 생각났다.
유대인의 역사와 기독교 역사. 이 두꺼운 2종류의 책을 읽는 것이 어떨까! 근데 너무 두꺼운데 이게 과연 가능할까 의심을 하던 중 그럼 세계의 역사는 어떻게 진행됐는지에 호기심이 발동했다.
어설프게만 알던 역사를 한번 훑어보는 그런 책은 없을까 하며 검색을 했고 역시나 수많은 세계사 책이 있지만 '인류의 세계사'라는 정말 이 시대와 맞지 않아 보이는 책 한 권을 보게 됐다.
정확하게 내용을 보지 않고 덥석 아내 데이지에게 난 26년에 이 책을 읽겠노라며 당장 사라며 URL을 보냈다.
급격하게 변하는 사회, 그러나 인류의 생각과 행동패턴은 어쩌면 큰 차이는 없겠거니 한다.
내가 태어나지 않은, 계획도 없던 그 시절엔 무슨 일이 어떻게, 왜 일어났는지 지적 호기심이 마구 발생하면서 역사와 담을 쌓아왔던 장벽을 허물기 시작했다.
올 한 해는 역사에 대해 한번 파해쳐보면서 어떻게 지혜롭게 그것들을 헤쳐나갔는지, 난 그럼 그 상황에서 어떤 판단을 내렸을까 적용해 보며 26년을 보내겠노라 목표를 세우게 됐다.
새벽수영은 올 한 해도 변함없이 꾸준히 나갈 예정이다. 새벽에 일어나는 건 늘 유혹에 빠지지만 그 유혹을 뿌리치고 나와서 거친 숨을 몰아쉬며 수영을 끝내면 스스로가 참 대견하기도 하며 만족함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용기가 생긴다.
노후를 위해 월마다 꾸준히 ETF에 투자를 할 것이다. 돈을 위해 삶을 살고 싶진 않지만 돈을 모른 채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고 싶진 않다.
역사를 통해 선조들의 지혜를 배우며 앞날을 위해 그럼 난 무엇을 선택할까를 끊임없이 물어보는, 끝내주는 26년을 한번 보내보자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