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로 십대는 ‘나’에 대해 처음으로 고민하는 시기입니다. 내가 무얼 하고 싶은지, 앞으로 무얼 해야 하는지 진지하게 생각하는 때이기도 하고요. 그 생각들은 걷잡을 수 없이 사방으로 뻗어 나갑니다. 일단은 방향을 잘 모르겠거든요. 내가 하고 싶은 것, 잘하는 것은커녕 무엇을 할 수 있는지도 모르니 당연합니다. 이왕 든 생각이니 그냥 접을 수는 없습니다.
아주 복잡할 겁니다. 지루할지도 모르겠어요. 결론 내지 못할 가능성도 아주 크지요. 하지만 때로는 풀리지 않는 문제를 두고 씨름할 필요도 있답니다.
일이든 취미든 갈피를 못 잡고 우왕좌왕할 때 “좋아하는 것을 찾아보라.”는 말을 많이 듣게 됩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집중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면 아주 좋습니다. 하지만 그런 게 없어도 괜찮습니다. 평소에 관심이 있던 것 혹은, 경험은 없지만 나도 모르게 눈이 가는 그것을 살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거든요.
하지만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나도 그랬어요. 나를 돌아보고 미래를 꿈꿔 볼 수 있을 정도로 성숙했다 생각했는데, 그래서 이것저것 펼쳐 놓고 나를 살펴보는데, 아무것도 없더라고요. 사실 그 과정도 영 어색했습니다. 언젠가 질문받았던 취미와 특기에 대해서도 진지한 고민이 없었던 것 같아요. 여러분은 조금 다르길 바랍니다.
그것이 어려운 이유는 단서가 될 만한 경험과 고민의 부족이 아닐까 합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환경이기도 했지요. 다른 것에 더욱 집중하라고 배웠으니까요. 그러한 세상에서 살아왔으니까요. 그렇다고 손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나의 것을 찾는 일은 한순간의 문제가 아니거든요.
그래서 좋아하는 걸 살펴보는 겁니다. 자동차를 좋아할 수 있습니다. 컴퓨터 혹은 보석일 수도 있겠네요. 옷일 수도 있고요. 하지만 눈에 보이는 것 혹은 손에 잡히는 것이 전부는 아닙니다. 누군가는 땀을 뻘뻘 흘리며 운동을 하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어떤 사람들은 글과 그림으로 자신을 표현하면서 큰 만족감을 느끼지요. 어려운 사람들에게 내가 가진 힘을 나누며 삶의 보람을 찾는 이들도 있습니다.
하고 싶은 게 있으면 그 과정에 충실하게 됩니다. 자신이 정한 목표가 있다면 더 열심히 하게 되잖아요. 그 과정도 의미 있게 받아들일 테니까요. 힘들겠지만 견딜 거예요. 좋아하는 것이니 자주 할 것이고, 열과 성을 다할 거예요. 그러니 더 잘하게 되겠지요.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온 힘을 다해 뛰어노는 아이들을 보세요. 밤이 되면 바로 곯아떨어지지만 다음 날 또 그렇게 놀잖아요. 여전히 즐겁게요.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의 모습도 그와 다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걸 알아보거나 찾는 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일단 스스로 그 질문을 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답을 찾기 위해서는 그보다 더 긴 시간이 걸릴지도 모르지요.
나는 어떤 이들처럼 무언가에 열광해 본 기억이 거의 없습니다. 참 심심한 사람이었지요. 그러던 어느 날, ‘나는 왜 좋아하는 게 없는가’ 한참 고민했습니다. 어릴 때는 무언가에 열광하는 사람을 보며 손사래를 쳤던 것 같은데 이제는 그것이 부럽습니다. 의미를 두어야 열광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러고 보면 좋아하는 것을 찾는다는 건 의미 있게 생각하는 무언가를 찾는 것과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오래 지나지 않은 어느 날, 세상을 너무 단조롭게 보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시선을 돌리면 지금까지는 보지 못했던 것을 볼 수 있게 됨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동안은 내가 보고 싶은 대로만 본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마음을 열고 조금은 더 넓고 깊게 바라볼 필요가 생겼습니다.
게임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나는 그 분야를 전혀 모르지만 게임이 만들어지고 사람들이 플레이하기까지 다양한 과정을 거친다는 건 알 수 있습니다. 일단 어떤 게임을 만들 것인지 계획해야 합니다. 아마도 게임 전반을 이끌어 가는 이야기도 만들어야겠지요. 캐릭터를 디자인하고 코딩도 해야 할 겁니다. 음악도 있어야겠지요. 성우가 필요할 수도 있겠네요. 어떻게 수익을 내야 할지도 고민해야 합니다. 게임을 다 만들면 세상에 알려야 하고 또 직접 팔아야 합니다. 고객관리도 해야 할 테고요. 대충 생각해 보아도 아주 많은 일들이 있습니다. 당연히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지요. 관심을 두지 않고 보았을 때는 그저 하나의 분야인 것처럼 여겼지만 사실 그렇지 않더라고요. 그걸 짐작하는 게 어려운 일도 아니었고요. 게임 분야만 그런 건 아닙니다. 다른 많은 것들이 그래요. 어떤 상품 혹은 서비스 하나가 완성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힘을 합쳐야 합니다. 달리 말해, 세상엔 그만큼 다양한 일들이 있다는 겁니다.
더 자세히 보세요. 마음만 먹으면 됩니다. 그리고 다양한 경험을 하세요. 다른 이들의 경험을 들어 보세요. 인터넷, 책 뭐든 좋습니다. 어떤 것이 나의 것일지 치열하게 고민하세요. 때로는 그 모든 것들을 뒤섞어 보세요. 그렇게 살피다 보면 나에게 딱 맞는 그것을 찾을지도 모릅니다. 조건이 맞는다면 세상에 없던 새로운 무언가를 탄생시킬지도 모르고요.
바라는 것을 찾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충분히 가능한 상황입니다. 너무 실망하지는 마세요. 세상에는 자신만의 그것을 찾지 못한 사람이 더 많거든요. 하지만 슬픈 이야기는 아닙니다. 지금을 살아가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한 일이니까요. 삶 자체도 충분히 소중합니다. 현재를 받아들이고 즐기면서 계속 찾으면 됩니다.
운이 좋아 그것을 찾았다고 끝나는 건 아닙니다. 완전한 결론은 없어요. 늘 그다음이 필요합니다. 한 발 한 발 다음으로 넘어가는 과정 자체가 우리의 삶이니까요. 지금 이 순간도 그 과정의 일부이고, 그 과정 속에서 당신은 이미 많은 것을 얻고 있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