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시작에 불과하다
남자들의 대화에 결혼생활이 주제로 올라오는 일은 흔하지 않습니다. 가끔 언급하게 될 때도 식상하리만치 비슷한 결론에 이르지요. 마치 ‘실망할 것 없어. 다들 그렇게 사는 거야.’ 하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나의 미래를 단정짓는 듯한 말을 듣다 보면 조언인지 경고인지 알 수가 없어져요. 그럴 리 없지만, 내가 불행하기를 바라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너도 당하는 구나~’ 하며 고소해하는 듯도 하고요.
일부러 가짓말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오류라면, 그 주장의 근거는 몇 개의 사례가 전부일 거라는 겁니다. 그들도 다른 이들의 결혼생활을 들어 본 적 별로 없을 테니까요. 그리고 또 하나 단정짓자면, 그들이 마주한 결과의 원인에 자기 자신은 포함하지 않았을 겁니다. 일이 그렇게 돌아가게 하는 큰 축일 텐데 말이죠.
연애할 때는 차도 쪽에서 그 사람을 보호하듯 걸었습니다. 웬만하면 그 사람이 좋아하는 음식을 먹으려고 했지요. 무거운 것은 내가 들고 귀찮은 일은 대신 해 주려 했습니다. 결혼을 앞두고는 “평생 당신만을 위해 살겠다.”고 다짐도 했습니다. 물론 진심으로요. 하지만 각오 그대로 지킬 수 있는 사람은 매우 드뭅니다.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정확히 알 수도 없고 나의 의지를 포함한 능력치가 어디까지인지도 모르니 말입니다. 그래요, 그럴 줄 몰랐을 겁니다. 하지만 그것이 내가 변한 타당한 이유가 되지는 않습니다.
돈을 법니다. 일이 끝나면 친구를 만납니다. 주말이 되면 취미생활이나 봉사활동을 하기도 해요. 나의 행복을 위해서요. 그렇게 하면 더 좋을 것 같거든요. 우리의 모든 행동은 행복과 연관되어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결혼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사람과 함께라면 행복할 거라는 기대가 있는 겁니다. 문제는, 결혼을 ‘행복의 시작’이라고 여기는 데 있습니다. “결혼하면 좋은 시절 다 간다.”는 말에 동의한다면 ‘불행의 시작’이라 할 수도 있겠네요.
많은 사람이 결과에만 집중하고 환호합니다. 과정에 대해서는 잘 생각하지 않아요. 보이지는 않지만 분명히 존재했을 그 시간들을 잘 잊고 또 무시합니다. 타인이 얻은 결과를 놓고 ‘머리가 좋아서’ 혹은 ‘운이 좋아서’라고 말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표현은 상당히 조심스러워야 합니다. 그다지 노력한 게 없다는 말이거든요.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우리는 모릅니다. 그가 내딛었던 한 걸음 한 걸음이 조금씩 그 행운과 가까워지는 역할을 했을지 누가 알겠습니까. 그는 일찍부터 ‘머리가 좋아지기 위해’ 공부에 매진했을지도 모릅니다. ‘언젠가 다가올 행운을 위해’ 그것을 알아채고 낚아채는 노력을 기울여 왔을지도 모르지요. 복권 당첨조차 복권을 구매함으로 가능해지는 일입니다. 말 그대로 ‘아무것도 안 하고’ 얻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오늘의 생각과 행동이 내일이라는 결과를 만듭니다. 오늘과 내일이 쌓여 그다음 날이 되지요.
결혼이 행복의 시작은 아닙니다. 그 역시 행복을 만들어 가는 하나의 과정일 뿐입니다. 조금 피곤해도 아내의 짐을 들어 보세요. 차도 옆 인도에서는 아내를 보호하듯 걸어 보세요. 집안일을 먼저 챙겨 보세요. 바르고 고운 말을 사용해 보세요. 연애하던 때를 생각하면서요. 그 행동은 결국 나에게 돌아오기 마련입니다. 행복한 결혼생활은 부부의 ‘오늘’에 달렸습니다.
자, 이제 또다시 출발선에 섰습니다. 각오하세요.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미래도 만들어 가는 겁니다. 계속 노력하세요. 삶은 마지막까지 원하는 방향으로 나가는 데 그 목적이 있음을 기억하길 바랍니다.
후반전,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