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 데 없는 진실
결혼하고 싶을 수 있습니다. 남들도 다 하는 것 같으니 나도 그래야겠거든요. 좋아 보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결혼한 사람들의 말을 들어 보면 그게 그리 좋은 것 같지도 않습니다. 고생길이니 하지 말라거나 혼자인 삶을 더 즐기다가 하라고 해요. 하지 않으면 하지 않는 거지 즐기다 하라는 건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사실 아주 틀린 말은 아닙니다. 결혼하면 결혼하지 않은 삶을 살 수 없고, 결혼하지 않으면 결혼한 삶을 살 수 없으니까요. 하지만 세상에 그렇지 않은 일이 있던가요? 동시에 두 곳 이상에 존재할 수도 없을 뿐더러,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해낼 수도 없잖아요.
나와 다른 삶은 선망의 대상이 되곤 합니다. 어릴 때는 빨리 어른이 되기를 바라고, 어른이 되면 ‘어릴 때가 좋았지.’ 하지요. 다니던 직장이 마음에 들지 않아 이직을 했더니 전 직장만 한 곳이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역시 남의 떡이 더 커 보이는 법입니다. 나에게는 없는 무언가를 소유한 사람을 볼 때 부러움을 넘어서는 감정이 들지도 모릅니다. 현재의 상황이 나의 의지에 반한다면 그 마음은 더욱 강해질 겁니다. 때로는 견디기 힘들 거예요. 어떻게 해서라도 그것을 가지고 싶습니다. 그들처럼 되고 싶어요!
노력에 운이 더해 그것을 얻었다고 해 봅시다. 매우 큰 기쁨이 되겠지요. 하지만 금세 시들해집니다. 내가 원한 것은 그저 ‘그들과 같아지는’ 것이었으니까요. 스멀스멀 아쉬운 마음이 올라옵니다. 이것을 얻기 위해 버려야만 했던 모든 것들이 눈앞에 아른거립니다.
유별난 것은 아닙니다. 다 비슷해요. 조금 전에 한 선택도 금방 돌아보게 되지요. 하나의 선택 뒤에는 늘 선택 받지 못한 혹은 선택하지 않은 무수히 많은 것들이 있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뒤돌아보지 않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입니다.
‘결혼’을 두고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라고만 하는 건 너무 무성의한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예언도 경고도 될 수 없어요. 당연한 말이거든요. 그래서 하라는 말인가요 하지 말라는 말인가요?
우리는 모두 다릅니다. 각자의 선택이 달라요. 첫 번째 선택이 같더라도 이어지는 두 번째 선택은 다를 수 있습니다. 누군가는 세 번째에서 갈릴 겁니다. 선택한 것과 선택하지 않은 것들을 다루는 방법도 다릅니다. 같은 무대에 올라갔다 해서 같은 태도로 같은 행동을 하리라 단정지을 수는 없는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흔한 표현이 너무나 신경쓰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을 알아야 합니다. 부정적인 소문은 더 빨리 퍼진다는 사실을요. 다른 무엇보다 자극적이고 재미있거든요. 아무튼 반대로 얘기하면, 긍정적인 사건들은 상대적으로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겁니다. 없어서가 아닙니다. 나의 자랑거리는 내뱉지 않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는 문화 때문이에요. 상대적으로 재미가 없어서입니다. 남의 불행을 의식 없이 가십거리로 만들어 버리는 사회적인 현상일 뿐입니다.
상대와의 결혼에 확신이 있다면 무시해도 좋습니다. 남에 대해 말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입니다. 어쩌면 만족스럽지 않은 본인의 결혼생활에 대한 투정일지도 모르지요. 신경쓰지 말고 나의 선택을 존중하세요.
물론 나의 길이 예상보다 험난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선택은 늘 책임을 동반합니다. 각오가 필요한 이유지요. 그것이 옳았음을 증명하는 데 노력하겠다는 각오 말입니다. 사람의 진짜 능력은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옳은 방향으로 끌고 가느냐에서 증명되는 건지도 모릅니다.
만약, 오랜 시간 고민과 다짐을 거듭했음에도 ‘나 역시 그들과 같지 않을까.’ 의심이 든다면, 적어도 지금은 때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