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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석준 Nov 08. 2021

모음훈련

발음이 뭉개져요. 

 딱히 발음이 나쁜 것 같지도 않은데, 무언가 이유를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발음이 분명하지 않고 뭉개지는 듯한 느낌이 드는 사람들 있죠? 그건 아마도 모음 발음이 부정확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저는 2002년 11월에 KBS 공채 29기 아나운서로 최종 합격 했습니다. 2003년 1월 2일에 입사했고, 1월은 수원에 있는 연수원에서 KBS 신입사원 연수, 2월과 3월은 은 본사로 올라와서 아나운서실 교육, 4월 1일자로 KBS 제주방송총국으로 발령 났습니다. 아나운서실 교육을 받을 때의 일입니다.      


 여의도 KBS 본사는 신관과 본관이 있는데 그 중 본관 3층에 아나운서실이 있고, 본관 지하2층에 아나운서 교육장이 있습니다. 이 교육장에서 저희 신입사원들은 하루종일 교육을 받았습니다. 티비에서만 보던 아나운서 선배들이 하나 둘 번갈아 강의를 했습니다. 뉴스에서, 스포츠 중계에서, 교양프로그램에서 자주 보던 분들이 들어와서 강의를 해주니, 그분들 앞에 앉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긴장되던 무렵이었습니다.      


 이때의 재미라면 선배들과의 식사시간입니다. 돌아가면서 점심을 사주십니다. 유명한 분들과 한 식구가 됐다는 느낌도 들고 재밌는 방송국 이야기도 들을 수 있는 이 시간이 아주 기다려졌습니다. 보통 점심시간 직전 강의를 하신 선배나, 점심시간 직후 강의를 하는 선배와 약속을 잡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가요무대 엠씨로도, 축구 중계로도 유명한 전인석 아나운서라는 분이 있습니다. 이 분은 말을 참 편하게 하는 특징이 있는 분입니다. 뉴스를 할 때도, 중계를 할 때도 뭔가 친구에게 이야기 하는 듯 합니다. 이게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실제로 이렇게 편하게 해보려고 하면 쉽지 않았기에 이 분의 대단함은 알고 있었습니다.      


 전인석 선배와의 점심 약속이 있었던 날입니다. 기억이 확실한건 아닌데 아마 점심시간 직전 강의가 전 선배였을 겁니다. 점심을 다 먹고 커피숍에 둘러 앉았을 때 전 선배께서 말씀하셨습니다.      


 “회사 생활에 대해서 궁금한거 있으면 물어봐라.”     


 궁금한거 참 많죠. 신입사원들이 회사 생활에 대해서 얼마나 궁금한게 많겠습니까? 게다가 전 동기가 11명이나 됩니다. 11명이 전부 질문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누군가가 어떻게 해야 발음을 명확하게 할 수 있겠냐는 질문을 했는데,      


 “내 방법이 절대적인건 아니겠지만, 알려줄게. 한 번 해보고 안맞으면 하지마.”     


라고 말씀하시면서 본인의 방법을 알려주셨습니다. 그 방법이 바로 모음 훈련입니다. 전 이 방법을 알게 된 후 그 전에 비해 훨씬 명확한 발음을 하게 됐습니다. 아나운서로 입사한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훨씬 더 정확한 발음을 하게 된 비결이 바로 이 모음 훈련입니다. 함께 해 볼까요?     


 이번 챕터의 첫 번째 단락을 다시 보겠습니다. 그거로 연습해봐요. 한 번 읽어보세요. 아, 그냥 읽지 마시고, 스마트폰을 꺼내서 지금 읽는 것을 녹음해보세요.      


[딱히 발음이 나쁜 것 같지도 않은데, 무언가 이유를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발음이 분명하지 않고 뭉개지는 듯한 느낌이 드는 사람들 있죠? 그건 아마도 모음 발음이 부정확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 원고로 모음 훈련을 할 때는 모든 자음을 지우고 모음만 읽습니다. 이렇게요.      


[아이 아으이 아으 어 아이오 아으에, 우어아 이유으 어와이으 오으에이아, 아으이 우여아이 아오 우애이으 으아 으이이 으으 아아으 이요? 으어 아아오 오으 아으이 우어와아이 애우이 어이이아.]     


 이해가 되시는지요? 예문에서 모든 자음을 지우고 모음만 읽으면 이렇게 됩니다. 이렇게 모음만 읽는데, 입모양을 크게 만들면서 모음 하나하나를 보다 확실하게 발음합니다. 한 글자씩 띄어서 읽는 것도 좋습니다. 그러면 보다 충실하게 모음에 집중해서 연습할 수 있으니까요.      


 그럼 이 모음만 남은 상태를 세 번 큰 소리로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아이 아으이 아으 어 아이오 아으에, 우어아 이유으 어와이으 오으에이아, 아으이 우여아이 아오 우애이으 으아 으이이 으으 아아으 이요? 으어 아아오 오으 아으이 우어와아이 애우이 어이이아.]     


 다 읽으셨나요? 세 번? 잘하셨습니다. 그럼 이번엔 자음까지 함께 읽어보세요. 이번에도 녹음해보세요.      


[딱히 발음이 나쁜 것 같지도 않은데, 무언가 이유를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발음이 분명하지 않고 뭉개지는 듯한 느낌이 드는 사람들 있죠? 그건 아마도 모음 발음이 부정확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어때요? 스스로의 발음이 보다 또렷해진게 느껴지십니까? 잘 안느껴진다고요? 그럼 모음 훈련 전에 녹음한 파일과 모음 훈련을 한 이후에 녹음한 파일을 연달아 들어보면서 두 파일을 비교해보세요. 이번엔 느껴지시나요?     


 맞습니다. 이렇게 모음만 따로 세 번 읽어본 것 만으로도 모음이 훨씬 더 정확해졌습니다. 아마 대부분의 독자들이 발음이 정확해졌다고 느낄 것입니다. 그럼 이대로 독자들의 발음이 정확하게 변했을까요? 아쉽지만 그건 아닙니다. 그냥 연습 직후여서 일시적으로 좋아진 상태일 뿐입니다.      


 하지만 이 연습을 매일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연습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당연히 좋아집니다. 이번 챕터를 쓰면서 제가 여러분에게 드리고 싶은 결과물이기도 합니다. 모음 훈련 후 좋아진 발음에 기분이 좋으셨나요? 모음 훈련을 매일 꾸준히 연습하신다면 한 달 후, 혹은 두 달 후엔 평소에 그냥 말할 때도 모음 훈련 후에 말하는 것처럼 정확한 모음 발음을 하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의 한 달 후를 기대하세요.     


몇가지 명언으로 연습할 수 있는 대본을 만들어드리겠습니다.                


누군가는 바라고 다른 누군가는 희망할 때, 

또 다른 누군가는 그것을 현실로 이루어낸다. - 마이클 조던     


우우아으 아아오 아으 우우아으 의아아 애,

오 아으 우우아으 으어으 여이오 이우어애아.               


타오르는 열망에 행동 계획까지 갖추면

이루지 못할 것이 없다. - 토마스 빌로드     


아오으으 여아에 애오 예외아이 아우여 

이우이 오아 어이 어아.               


할 수 있다고 믿든, 할 수 없다고 믿든,

믿는 대로 될 것이다. - 헨리 포드     


아 우 이아오 이으, 아 우 어아오 이으, 

이으 애오 외 어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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