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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석준 Jan 07. 2022

발표가 힘든 이유. 극복하려면?


 

탈무드 이야기 중에 굴뚝을 청소한 아이들 이야기 들어보신 적 있습니까? 두 아이가 굴뚝을 청소하고 내려왔는데 한 아이는 얼굴이 깨끗했고 다른 아이는 얼굴이 더러웠습니다. 누가 얼굴을 씻었을까요? 얼굴이 더러운 아이요? 땡! 틀렸습니다. 두 아이는 서로를 바라보고 생각합니다. 얼굴이 더러워진 아이는   

   

 ‘헉, 더러워졌을 줄 알았는데, 괜찮나보구나. 안씻어도 되겠다.’     


라고 생각했고, 반대로 얼굴이 깨끗한 아이는      

 

‘헉, 조심한다고 했지만, 역시 더러운가보구나. 얼른 세수 하러 가야겠다.’     


라고 생각하고 세수하러 갔습니다. 뒷 이야기도 있지만, 오늘은 여기까지만 이야기 하려고요.      


발표를 잘 하는 아이와 발표에 자신없는 아이가 있습니다. 발표 전날 누가 연습할까요? 아이러니하게도 발표를 잘하는 아이가 연습합니다. 왜그럴까요? 저도 모르겠습니다. 근데 정말 이렇습니다. 발표에 자신 없는 사람의 준비 과정을 보면 너무나도 간단합니다. 내일 발표할 대본을 준비해서 프린트하고 두어번 읽어보는게 전부죠. 그리고 발표할 때는 그 대본을 올려놓고 쭉 읽어내려갑니다. 이러면 좋은 발표가 가능할까요? 혹시 주변에 발표 전날 연습을 많이 했지만 발표에 자신이 없는 사람을 본 적이 있나요? 있기야 하겠죠. 드물어서 그렇죠.      

발표를 잘 하는 사람들은 발표를 앞두고 늘 연습을 합니다. 사실 이게 발표가 아니라 그 무엇이라 하더라도 우린 중요한 무언가를 앞두면 연습을 합니다. 정성들여서 하죠. 간단한 연습도 하지만 마치 실제 상황이라고 가정하고 리허설을 합니다. 한 번만 하는 것도 아닙니다. 아주 여러차례 하죠. 그런데 왜 발표는 연습을 하지 않는걸까요? 연습을 하지 않고 발표를 잘못한다며 기죽어 지내는겁니까?     


학교에서 발표 잘하는 친구, 직장에서 프레젠테이션 잘하는 동료를 보면서, ‘와 진짜 부럽다. 저 사람은 발표를 잘하기때문에 실제 실력보다 고평가를 받네. 억울해, 불공평해.’ 이런 생각 한 적 있죠? 발표를 잘하는 사람은 실제로 좋은 평가를 받을 확률이 높습니다. 발표 자료 전체를 발표자가 혼자 준비한건 아니고, 대부분의 경우 발표자는 발표를 해야하는 역할이 있기 때문에 사전에 자료 준비하는 단계에서는 다른 팀원들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때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평가는 발표자가 좀 더 좋게 받곤 하죠. 불공평하다고요?      


어떤 일을 할 때는 과정도 중요하지만 결과도 중요합니다. 경우에 따라선 과정보다 결과가 훨씬 더 중요할 때가 많죠. 그 결과에 따라서, 우리 회사의 매출, 이익, 우리 부서의 평가, 내 학점 등등이 결정될 테니까요. 그렇기때문에 그 결과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발표야말로 더 중요한 가치를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 발표한 사람도 잘했지만 준비하는 사람이 없었다면 어떻게 발표를 잘할 수 있었겠어. 라고 말합니다. 사회생활에서는 결과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할 필요가 없습니다. 실제로 그러니까요. 그걸 모르는 사람이 없으니까요. 과정이 중요하지라고 말하는건, ‘결과는 안좋지만, 그래도 우린 최선을 다했다.’의 다른 표현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발표를 직접 해봅시다. 나도 다른 사람처럼 발표자가 되어 직접 그 결과를 성취해보자고요. 그러니 발표 잘 하는 사람이 하는건 다 따라해봅시다.      


발표 잘하는 사람치고 발표 직전에 자료만 받아서 대충 살펴보고 발표에 임하는 사람은 흔하지 않습니다. 아주아주 초고수라면 그럴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전 여태 그런 사람 별로 못봤습니다. 발표를 잘하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연습을 엄청 많이 합니다. 그리고 그 연습을 바탕으로 리허설을 하죠.      


요새는 스마트폰이라는 연습하기 정말 좋은 도구가 있지 않습니까? 스마트폰으로 동영상 촬영을 합니다. 발표 리허설 하는 내 자신을요. 그리고 그 영상을 보면서 무엇이 좋았는지, 무엇이 아쉬운지, 다시 한다면 무엇을 고치고 싶은지 살핍니다. 또 잘된 부분도 찾아봅니다. 어떤 부분이 매력적인지, 어떤 동작이 설득력 있었는지. 옷은 어떤지, 머리는 어떤지 등등, 모든 것을 다 살펴봅니다.      


다 살펴봤다면 다시 한 번 해 봅니다. 마음에 안들었던 부분은 고치고,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더 강화합니다. 이번에도 동영상 촬영하고, 녹화를 마친 후 다시 봅니다. 잘 고쳐졌는지, 더 좋아졌는지. 다시 수정하고 다시 리허설 합니다. 언제까지요? 맘에 들 때까지요. 아마 세 번쯤이면 어느정도 마음에 들 것입니다. 발표실력이 늘면 늘수록 두번째에 바로 만족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리허설 과정을 거치고난 후에도 발표에 자신이 없을까요? 그럴 리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정도는 해야 내가 발표를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서 준비했다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렇게 했는데도 발표에 실패했다면 전 그 때는 박수를 쳐드리겠습니다. 왜냐면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이 과정 덕분에 당신의 발표 실력이 향상됐을테니까요. 아마 다음에 다시 발표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때는 좋은 결과까지도 얻어낼 가능성이 올라갔을테니까요.     


저는 발표를 잘 하는 편입니다. 그러나 그런 자신감이 너무 강했던 나머지 준비에 소홀했던 적이 있습니다. 지금 하고 있는 사업에서 입찰을 들어갔을 때였습니다. 상당히 자신 있었습니다. 제가 기획했고, 저의 회사 동료들이 자료 준비에 최선을 다했고, 발표는 제가 직접 하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내용도 이미 잘 파악하고 있다고 자신했고, 발표는 늘 자신있는 분야니 내일의 발표도 문제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준비에 소홀했습니다. 그래선 안되는데 그 때는 무언가에 씌인듯 아무런 준비를 안했습니다. 결과는요? 당연히 안좋았습니다. 제가 기획한 내용이지만 자료에 그 내용을 반영하면서는 당연히 자료로서 설득력을 가질 수 있게 어느정도는 가공되기 마련입니다. 그렇게 약간씩 달라진 자료를 보며 전 제가 가진 말의 힘을 제대로 사용하질 못했습니다. 제가 하는 말로 상대를 설득할 수 없었고, 저에게 이 일을 맡기면 일이 잘 될꺼라는 확신을 주는데 실패했습니다. 결국 전 입찰에서 탈락했습니다.      


요새도 저희 회사는 같은 일을 계속 하고 있고, 전 그 후론 발표 준비를 소홀히 한 적이 없었습니다. 제가 가진 지나친 자신감에 대해 강한 철퇴를 맞은 느낌입니다. ‘니가 그렇게 잘났어? 너도 연습 안하면 별거 아냐.’ 이런 말을 누가 제 귀에 쏟아붓는 것 같았습니다. 아마 전 다시는 발표준비에 소홀할 일이 없을 것입니다.      


기억해주세요. 한석준도 발표 전에 연습합니다. 리허설도 하고요. 여러분도 꼭 하세요. 좋은 발표를 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철저한 준비와 연습, 리허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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