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 극장 티켓값이 88000원이 되었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의 VIP석이 19만 원을 받는다고 했을 때, 뮤지컬 ‘물랑루즈’의 VIP석이 18만 원이 되었을 때 미리 예견되어 있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실현이 되고 나니 꽤나 충격적이다. 내가 처음 연뮤덕이 되었을 때 R석 티켓값은 60000원이었기 때문이다.
그 당시에는 할인율도 높은 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받을 수 있는 할인도 많지 않고 할인율도 높지 않다.
관객들의 불만이 나오자 관계자들은 기사를 통해 물가 상승으로 인해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내가 주목하고 싶은 것은 이 가격 상승이 과연 뮤지컬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인가?이다. 나는 아니라고 본다. 영화계라는, 가격을 올리면서 불황을 맞은 시장의 예시가 있지 않은가. 영화 티켓값이 오르면서 관객들이 ‘가볍게 영화 한 편’ 보는 경우는 사라졌다.
뮤지컬 시장의 큰 축은 덕후들이다. 티켓값이 올라도 덕후들은 공연을 볼 것이고, 아마도 관계자들도 이를 믿고 가격을 올렸을 것이다. 하지만 덕후들의 통장에도 한계가 있다.
그리고 이렇게 티켓값이 오르면 덕후들도 더 이상 ‘찍먹’ 하기 어려워지는 것이 현실이다. 한 배우의 공연만 보거나, 한 공연만 열심히 보는 덕후들도 있지만 두루두루 공연을 보는 ‘다작러’들도 있다. 가격을 올리는 건 이런 다작러들을 없애는 방향이 될 뿐이다.
당장 나만 해도 다작러였지만 66000원이 되고 할인이 박해진 이후엔 공연을 다양하게 보는 게 어려워졌다. 한 번쯤 봐볼까 하는 마음이 드는 공연이 산더미지만 그런 마음으로 가볍게 쓰기엔 이제 티켓값이 너무 비싸다.
소위 말하는 머글들에게도 티켓값 상승은 그다지 좋은 신호는 아니다. 원래도 안 봤던 사람들이 티켓값이 오르면 보겠는가?
결론은 이렇게 올리다가 이 판 망할까 봐 걱정이라는 거다. 이왕 올린 거 좋은 환경, 좋은 공연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하기엔 바뀔 거라고 크게 기대되지 않는 게 사실이다. 긍정적 변화를 기대하지 않는 내 예측이 틀렸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