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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톨 Mar 17. 2020

[1월] 독립출판 시작하다

'작가님'이라는 호칭은 아직도 어색해요

<매월 새로운 일 도전하기>의 첫 프로젝트는 독립출판이었다. 글을 쓰는 걸 워낙 좋아하는 나였지만 초기 비용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에 취업 후 가장 하고 싶었던 일 중 하나였다. 그 동안 써온 글들을 모으고 찍은 사진들을 정리하여 수필집을 내보고 싶었는데, 출판이나 유통계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어떻게 시작할지 감이 전혀 오지 않던 찰나에 친구가 독립출판 워크샵을 신청한 것을 보았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나도 덜컥 이 수업을 신청하게 되었고 그렇게 나의 책 <반올림하면 행복이니까>가 빛을 볼 수 있었다. (맞다. 이 글의 커버 사진이다)


내가 신청했던 수업. 인스타그램 @paperofstorage 에서 신청할 수 있다.



킥오프를 도와준 독립출판 워크샵


내가 신청한 수업은 스토리지북앤필름에서 진행하는 <나만의 책 만들기> 수업. 벌써 12번째 생일을 맞은 독립서점의 아버지 급인 스토리지북앤필름에서 진행하는 이 수업은 내가 62기로, 오랫동안 독립출판을 꿈꾸는 일반인들을 작가로 만들어준 수업이다. 매주 2시간씩 4주의 수업이 진행되며, 내용이 거의 완성된 책을 함께 편집하고 출판까지 진행하게 된다. 가격은 12만원. 이 외에도 최근 많은 독립서점들에서 독립출판 워크샵을 진행한다.


워크샵의 종류는 다양하다. 처음부터 함께 글을 써가는 워크샵도 있고, <나만의 책 만들기>처럼 완성과 유통을 도와주는 워크샵도 있다. 나의 경우 이미 글이 완성된 상태였기 때문에 어떻게 정리하고 출판하는지가 궁금했기 때문에 해당 수업을 신청했다. 대부분의 독립서점들은 홍보 차원에서 인스타그램을 운영하기 때문에 괜찮은 수업이 있다면 해당 계정의 게시글 알림을 해놓고 다음 수업을 노려보는 것도 방법이다. 다만 독립서점들이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어 수업 역시 대부분 서울이다.




꼭 워크샵을 들어야 하나요?


워크샵을 통해 어느 정도의 강제성이 생기면서 출판까지 밀어붙일 수 있었지만, 출판을 위해서 반드시 워크샵을 들을 필요는 없다. 나는 본전공이 디자인이기 때문에 인디자인을 다루는 법을 이미 알고 있었어서 출판계의 유통에 대해서는 많이 배웠지만 책 제작에 대해서는 새로 배운 것이 상대적으로 많진 않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편집디자인과 유통인데, 이 부분은 찾다 보면 충분히 혼자 힘으로도 할 만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요즘 유튜브에 양질의 강의들이 많아지면서 일반인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대박은 기대하지 말고 내보자


여기서 분명히 말하고 싶은 것은, 독립출판은 돈을 바라면서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많은 작가들이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처럼 대박을 기대하면서 펜을 잡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먼저 크라우드 펀딩  극소수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초기 인쇄 비용을 모두 부담해야 하는데, 500 이하를 인쇄하는 소규모 출판의 경우 권당 가격이 비싸다. 컬러가 들어갈 경우  그렇다.  외에 개별 포장, 샘플, 택배 등의 자잘한 간접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그리고 재고 관리를 오롯이 개인이 해야 하기 때문에 서점에 입고되지 못하는 책들은 방에 쌓아두어야  수밖에 없다. 독립출판은 출판으로 끝이 아니다. 출판부터 시작이다. 분명 돈과 시간과 노력을 많이 필요로 하고, 서점에서 입고를 거절당하기도 한다. 설사 팔린다고 해도 정산까지도 오래 걸린다. 그렇지만 당신의 책이 세상에 나와 처음으로 손에 쥐는 순간, 남들이 읽고 후기를 써주는 순간의 행복은 무엇과도 대체할  없다.




이렇게 간단하게 내가 독립출판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시작한 방법에 대해서 써보았다. 앞으로 차근차근 내가 독립출판을 해낸 과정을 간략하게라도 써보려고 한다. 분명한 건, '작가님'이라고 불리는 일은 굉장히 설레고 신기한 일이라는 것이다. 만약 자기가 그동안 써왔거나, 그려왔거나, 찍어온 이야기들이 있다면 세상에 들려줘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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